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결혼 1주년입니다~. 남편 자랑..슬쩍

paper wedding 조회수 : 1,307
작성일 : 2010-01-12 19:03:55
해도 될까요?

몇 밤만 자면 저희 첫번째 결혼 기념일이랍니다.

만나자마자 남편이 저한테 한눈에 반했다고 하더라구요. 전 원래 둔한 사람이라 그런 거 잘 몰랐는데
저랑 연애하려고 이런 저런 작업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구요. ㅋ
남편도 저도 원래는 결혼할 맘이 없었는데, 서로 만나고 나서 결혼할 맘이 든 케이스라고나 할까요.

제가 모아놓은 돈도 없고, 저희 집 사정이 그렇게 좋지 않은 것도 잘 알아서
저희는 혼수 이런 거 안 했어요.
시어머님이 주는 만큼 받고 싶다고 하셨는데, 남편이 주지도 받지도 않을 테니
어머니 맘 접으시라고 단칼에 잘랐죠.

평생 부엌에 들어와 보지 않았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못하는 요리가 없어요.
도라지도 다듬고, 게살도 다듬고, 낙지 손질, 오징어 손질 등등.
큰 참치를 손질해 보는 게 이제 자기 로망이래요.

저희가 아기를 좀 일찍 낳았어요.ㅋ
제가 아기 낳고 산후 우울증에 빠질까봐 저녁 시간엔 제가 아기를 못 보게 했어요.
가사와 육아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말하믄서,
저를 가사노동에서 빼줬구요.

직장에 요새 다니는데, 금요일쯤엔 제가 너무 피곤할 것 같다고
저녁 준비 다 해놔요. 설거지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구요.
평일에도 제가 설거지 안 해요.
아기 돌보기도 늘 남편이 하구요.

시어머니랑 같이 사는데, 그것만으로도 저한테 미안하다고 집안일 다해요.
어머님이 우리 아들 부엌 들어오게 한 적 없다고 저한테 뭐라 하시지만~
울 남편은 같이 집안일하지 않으면 서로 함께 살 수 없다고 단칼에 잘라 버려요.
어머님께 죄송하기도 하면서 남편한테 많이 고마워요.

남편하고 만나면서 무거운 것 들어본 적도 없고,
집안일에 치어 본 적도 없는 것 같아요.
육아에 지치다는 말을 하기도 부끄럽구요.

그래서 저두 쉬는 날엔 남편이 먹고 싶어하는 요리 다 해주고 싶고,
남편이 주말에 청소까지 한다고 바쁠까 봐 제가 다 청소해 놓고 그래요.
뭐든 있으면 남편한테 주고 싶고, 그렇답니다~.

아무리 연구원 신분이라지만, 일하느라 힘들 텐데..
이렇게 챙겨 주니 너무 고마워서~ 결혼 기념일 선물로 남편이 읽고 싶어 했던 책들 거하게 쐈어요.
결혼 1주년은 paper wedding이라길래, 책 선물(=종이 선물)했어요.


남편이 농담처럼 나 같은 남편 어딨냐고 그럴 때마다
콧방귀 뀌고 그랬는데, 이렇게 적어 보니 정말 고마운 사람이네요.

오래오래 남편하고 함께 있고 싶어지는 오늘입니다.


IP : 118.131.xxx.168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12 7:30 PM (119.200.xxx.202)

    눈에 보입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 2. 은행나무
    '10.1.12 7:33 PM (180.68.xxx.206)

    통장 만원 입금 잊지 않으셨죠?

  • 3.
    '10.1.12 7:39 PM (222.104.xxx.206)

    속쓰려요.

    이렇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위해줘야하는데
    이건 본전생각나도록 ....받아만 먹고
    시간이 흘러 알아주겠지하면 벌써 내성이 생겨 당연지사되고.

    원글이 진짜 복인거 아신다니 그 복 천수까지 누리실길....
    아.........속 가라앉히러 갑니다.

    내 복은 딴곳에 분명 있겠죠.

  • 4. !!
    '10.1.12 7:45 PM (61.83.xxx.121)

    우리딸도 요렇게 아름답게 살았으면~
    늘 아끼며 존경하며 행복하게 ...

  • 5. 결혼 13년차
    '10.1.12 7:49 PM (121.130.xxx.5)

    결혼 13년차 되었는데 저희 남편 아직도 원글님 남편이랑 똑같습니다. 그런데...그런것과는 별도로 성질은 점점 더 더러워지는것 같아요. 조금만 서운해도 벌컥벌컥 성질 부리고. 하나도 안 예쁩니다. - -

  • 6. ^ ^
    '10.1.12 7:54 PM (221.162.xxx.186)

    오호, 같은 동지를 만났군요.
    반갑습니다 동지!
    서로를 챙기고 배려하는 모습, 그림같이 이쁘네요.
    우리 남편은 님 남편과는 색깔이 다르기는 해요.
    요리는 꽝, 매일 오밤중 퇴근에 일중독자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배려하는 모습은 님 남편 못지않거든요.
    주말이면 아내는 늦잠 자고 남편은 집 안 청소를 말끔히 해 놓는 것도 닮아있고
    아내가 비닐 봉지 하나 드는 꼴을 못 보는 것도 닮았네요.
    요리 꽝인 대신 심부름 하나는 대한민국에서 일등이죠.
    난 남편의 전폭적인 외조하에 마음 편하게 직장생활 한답니다.
    간혹 내 직장에서 난감한 일이 생기면 남편은 이런저런 조언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주기까지 해요.
    누군가 나에게 왜 맞벌이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난 단 한치도 망설임 없이 대답할겁니다.
    ‘내 남편 호강시켜주고 싶어서 ^ ^’
    쉿, 이건 일급 비밀인데요... 결혼 4년 동안 딱 두 번 밖에 싸우지 않았답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사람들은 늘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아닐까 해요.
    나 역시 남편의 배려를 절대 당연시하지는 않아요.
    받은 만큼 최대한 나도 베풀려고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지요.
    결혼, 축하합니다 새댁.

  • 7. 거짓말!!!
    '10.1.12 8:04 PM (116.127.xxx.91)

    괜히봤어~~괜히 봤어~~눈 버렸어~~~
    소설이야 이건~~~ㅠㅠ

  • 8. 저도..
    '10.1.12 8:09 PM (222.109.xxx.154)

    그런 신랑 올해는 꼬옥 만나고프네요~ 부러워용~

  • 9. ,,,
    '10.1.12 8:19 PM (219.248.xxx.169)

    저런 신랑인데 20년지나도 지금도 여전해요,,저도 친정에서 가부장적 남자만 보다가

    처음엔 놀랍더랬죠,,,언제까지 하나보니 천성이라 변하지 않아요,,,제가 음식쓰레기 버리러

    나간다면 화내요,,,춥다고,,,책한권도 무겁다고 뺏어들고요,,,요리는 잘하진 못하니까

    열심히 보조해요,.. 아님 주말엔 나 힘들다고 외식하구,,,하여간 힘쓰는 일 낮에 몰래

    해놓으면 밤에 와서 왜 힘들게 했냐구 화내요,,주위에 이런 남자 없어서 자랑못해요,,

    눈총받을까봐,,,원글님처럼 결혼시에는 남편 연구원이었고 전문직이에요,,,

    제가 전생에 나라구했나봐요,,,여기 만원요,,

  • 10. 제 남편도
    '10.1.12 8:37 PM (210.221.xxx.171)

    저랬었는데 애들이 크고나니 자기가 하던 거 다 애들 시킵니다....

  • 11. 흠...
    '10.1.12 9:30 PM (221.153.xxx.47)

    제 남편이 님남편 10분에 1만 닮아도 업고 다니겠어요.ㅠㅠ

  • 12. 와우~~~~~
    '10.1.12 9:33 PM (222.117.xxx.70)

    멋진 남편분들이 많네요^^

  • 13. 아..
    '10.1.12 9:42 PM (218.232.xxx.5)

    부러우면 지는건데 ㅠㅠㅠ

  • 14. 이런
    '10.1.12 11:52 PM (119.70.xxx.100)

    괜히 읽었어, 괜히 읽었어.. 요즘 남편이랑 사이 안 좋은데..ㅠ_ㅠ

  • 15. ..
    '10.1.13 7:28 AM (219.251.xxx.108)

    제 남편도 님.
    남편분 너무 재미있으세요.
    나는 하기 싫고 아내는 도와야겠고, 아이는 크고..
    딱 좋은 일처리인데요.

  • 16. ^^
    '10.1.13 10:49 AM (114.206.xxx.144)

    만원 입금... 이거 우스개소리로만 할게 아니라
    남편자랑, 아이자랑, 시부모자랑시 입금 전용 82통장 하나 만들어야 되는거 아니예요?
    가족 자랑은 입금 확인서 첨부 필. 첨부 안하면 뻥으로 간주... ㅋㅋ
    모은 돈은 기부 등 좋은 곳에 쓰고.. 그럼 넘 좋겠어요.
    자랑하는 사람도 부담없고 기분좋고, 들어주는 사람들도 보람있고...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4284 40대중반 2 닥스겨울코트.. 2010/01/12 915
514283 동판교 어떤가요? 6 8세4세맘 2010/01/12 1,497
514282 꼬질꼬질한 오리털 패딩, 염색할 수도 있나요? 3 오리털 2010/01/12 1,924
514281 질문) 검정고시 본 아이들은 수시에 지원 못하나요? 7 수시지원 2010/01/12 1,039
514280 혹시 6513버스 개봉에서 서울대까지 타시는분 계시나요? 2 버스노선 2010/01/12 487
514279 혹시 쥬스팩토리라는 제품 써보신분 있으신가요? 1 궁금. 2010/01/12 471
514278 여수 남해로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5 여행조아 2010/01/12 966
514277 제주도 숙소와 여행코스좀 봐주세요.. 5 땡이 2010/01/12 1,466
514276 시중 쑥가루 는 인진쑥, 약쑥 중 어떤걸까요? 2010/01/12 384
514275 기제사를 지내야 할지.... 6 제사 2010/01/12 696
514274 수시로 간 애들은 머리가 비었다?? 25 오늘 2010/01/12 2,204
514273 소변에서 혈뇨가 나오는데요... 12 심란해요 2010/01/12 2,645
514272 고3딸 동경여행 위험하지 않은가요 33 걱정태산 2010/01/12 2,182
514271 디오*냉장고 좀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냉장고야 2010/01/12 563
514270 형사재판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어떤 불이익이 오나요? 4 집행유예 2010/01/12 1,014
514269 검도를 해볼까하는데요..? 3 제비꽃 2010/01/12 497
514268 미드로 영어공부 질문드려요. 9 반드시할꼬얌.. 2010/01/12 1,191
514267 안소봉씨 기억하시죠?? 16 다큐사랑 2010/01/12 12,062
514266 노무현 = 예수??? 2 신학적 해석.. 2010/01/12 633
514265 밥물은 내가 할 다욧이 아니어라.. 6 뭔쉽겠냐만은.. 2010/01/12 1,276
514264 노후대비를 위한 재무계획 노하우 공유해주세요. 3 닐리리 2010/01/12 708
514263 서울에서 중산층 이면? 23 얼마를 벌어.. 2010/01/12 4,606
514262 전 왜 이런거죠...? 1 궁금 2010/01/12 348
514261 피부레이저 후 색소침착 안오게 하려면? 1 레이저 2010/01/12 1,053
514260 요즘 홍콩 날씨 어떤가요? 9 hk 2010/01/12 1,128
514259 초등입학하는 울 아들 ..칭찬 좀 해주세요. 7 팔불출엄마 2010/01/12 646
514258 어그 부츠 2~3만원대로 괜찮은 거 추천 좀 해주세요.. 1 어그.. 2010/01/12 634
514257 알피 보온병 중에~ 슬림형/탑템 1 알피 2010/01/12 573
514256 입이 너무 씁니다. 2 위염? 2010/01/12 543
514255 쑥가루 활용법 1 쑥가루 2010/01/12 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