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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잘라 먹는 거

대화 조회수 : 1,278
작성일 : 2009-09-30 17:08:29
얼마전에 어떤 분이 어법이 이상한 분이 있다고 한 글이 있었지요.

--------------------------------------------------------------------
주부--"요즘 살이"..............................(많이 쪄서 다이어트 <---이 말을 하고 싶었던 주부)

정육점 아줌마 ----"목살 먹어 목살 목살 맛있어"  
(살이라는 단어에서 바로 목살로 연결하여 끼어 들어 주시는 센스)
--------------------------------------------------------------------

이런 식으로 자기 하고 싶은 말로 바로 들어간다구요.


근데 저랑 친한 동네 아줌마는 관련 단어도 없이 자기 얘기를 중간에 바로 해요.
저기 위 정육점 아줌마는 "살"이라는 연결어라도 있죠.
저랑 친한 엄마는 제 얘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또 관련된 단어도 전혀 없이 자기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겁니다.

번번히 그랬는데 (처음에는 잘 몰랐죠...)
집에 가서 곰곰히 생각해보고는 뒤늦게 불쾌해 하고 했어요.
그러다가 만나서는 까먹고 수다 떨다가 다시금 그런 일 생기고....

근데 엊그제 부모와 아이의 대화법 교육을 받았거든요.
아이가 무슨 말을 하거나 질문을 하는데
엄마가 그말을 딱 잘라먹고 엄마 하고 싶은 얘기를 늘어놓으면
아이는 나중에는 엄마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그 대화법을 배우게 되고
친구끼리 잘 어울리지 못하게 된다는 거지요.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기 하고 싶은 놀이만 한다는 거지요.

엄마가 정 그 이야기가 하고 싶으면 아이의 이야기에 꼭 종지부를 찍으라고 하네요.
응... 그랬구나. 그런데 말이지, 혹은 그나저나, 그래서 말이지...
이런 식으로 아이 이야기에 종지부를 찍고 엄마 이야기로 넘어가라고 합니다.

좀더 부연 설명을 하면
아이 이야기에 감정으로 동감하고
이성으로 설명하고
그리고 종지부를 찍은 다음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는 거지요.



강사의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친한 엄마와 이야기 하면서 느꼈던 불쾌감과
내가 우리 아이한테 했던 대화방식이 동시에 떠올랐어요.
저 역시 아이랑 이야기 할 때는 아이 이야기 잘라먹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바로 들어가고는 했던 거죠.

많이 반성을 하고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교육을 받고 그 친한 엄마를 만났습니다. (거의 매일 보게 되죠)
그 엄마의 아이가 뭐라뭐라 이야기 하니까
역시 그 엄마, 아이의 이야기 잘라먹고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
늘어놓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그러면 안된대... 오늘 배웠는데 하면서
이야기를 하려데
이 이야기마저 잘려졌습니다.

제가 잘난척 하는 것으로 여겨져 듣기가 싫었던 것인지...
하지만 지금까지 생각해보면 제 이야기를 그다지 귀담아 들었던 거 같지가 않아요.
다른 것은 참 착한 사람인데...

그걸 마지막으로 그 엄마한테는 더이상 긴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 마음의 문이 닫혀지는게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우리 아이도 나한테 마음의 문을 닫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정말 정말 조심하려고 합니다....
IP : 58.226.xxx.3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09.9.30 5:16 PM (115.95.xxx.139)

    전화 통화할 때, 전 발자르는 걸 너무 싫어해 상대가 말을하면
    쥐죽은 듯 가만히 듣는답니다. 그런데 10중 9은
    '여보세요~, 여보세요~, 들려요? 전화가 끊어졌나?'
    하거나 '안들려요?' 하는 다급한 목소리.
    그래서 숨소리 내지 모기만한 네 소리를 추렴으로 넣습니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드물죠.
    다 들어주는 것도 상대가 같아야지 아니면 참 피곤하죠.

  • 2. 음...
    '09.9.30 5:24 PM (211.210.xxx.30)

    맞아요.
    중간에 자르는 사람 싫죠.
    그런데 가끔씩은 너무 서두가 긴사람도 있긴 있더군요.
    그래도 자르면 안되지만
    입이 자꾸 간질간질...

  • 3. +++
    '09.9.30 5:26 PM (210.91.xxx.186)

    근데요... 중간에 말하는거 자르지 않으면 한시간내내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도 있어요...
    혼자만 얘기해요... 말 할 기회가 없어요... 끝날듯 하다가 또 시작하고..
    저도 말 끼어드는거 안좋은거 아는데요.... 한 사람 한테만 끼어들어요...ㅎㅎㅎ

  • 4. ---
    '09.9.30 5:27 PM (121.144.xxx.80)

    제가 성격이 급해 말을 잘 자릅니다.
    헤어져 돌아서면 늘 후회하곤 합니다.

  • 5. 근데
    '09.9.30 5:41 PM (211.114.xxx.76)

    진짜 서두가 긴사람이 있어요
    그냥 넘어가도 될 내용을......다 알만한 내용을........주저리 주저리
    그럴땐 정말 뚝 자르고 싶어요 ㅎ

  • 6. ㅋㅋ
    '09.9.30 5:54 PM (164.124.xxx.104)

    전 제 친구가 글케 잘 잘라먹고 딴세상 얘기로 길게 잘 가는데 덕분에 저도 살아남으려고 열심히 잘라주게 되더라구요.
    서로 삭뚝삭뚝
    이게 뭐하는건가 싶어서 그 담부턴 정말 이어나가고픈 얘기면 잘릴때 '잠만~얘기 안끝났어~' 해요

  • 7. ㅎㅎ
    '09.9.30 6:03 PM (118.127.xxx.212)

    울엄니가 그러셔요. ㅎㅎ
    어떤 순간이건 똑!똑! 잘라 드셔요.
    본인이 말씀을 시작하시고 제가 답변을 하는 사이에도 그러시죠.
    심지어 아주 심각하고 진지한 상황에서도 그러셔서
    가끔은 그것 때문에 웃음이 나기도 해요.

    그런데 저는 원글님이 말씀하신 그런 사람으로 크진 않은 거 같은데요. ㅎㅎ
    대화의 단절을 느꼈다기 보다는 울 엄니 머리속엔 항상 여러가지가 들어있구나 하면서
    엄니가 그러셔도 저는 꿋꿋하게 하던 얘기 계속 했어요.
    "어제 사과 깎아놓고 다 안 먹어서 개미 꼬인건 잘못했으니 앞으론 안그럴게요.
    그러니까 하던 얘기 계속해요. 나 지금 대학교 어디가나 얘기 하던 중이잖아요."
    하는 식으로요.

    근데 위에 ㅋㅋ님 말씀 들어보니 하이킥의 해미와 이선생님이 떠오르는데요. ㅋㅋ
    아! 저 지금 잘라먹은 건가요? ㅋㅋ

  • 8. ,,
    '09.9.30 6:16 PM (119.194.xxx.204)

    잘 듣는것이 대화 잘하는 기본이라던데
    간단한거같으면서도
    참 어려워요
    ..
    말하기보담 상대방 말을 잘 들어주는것..응대하는것..
    그게
    진짜 대화 잘하는 사람.이라는군요

  • 9. 저 아는사람
    '09.9.30 6:29 PM (114.207.xxx.134)

    제 주위에도 그런 사람 있어요.
    말 잘라먹는 걸로 주위 사람들이 한마디씩 해도 도무지 그걸 못고치더라구요.
    본인 만의 색깔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웃으면서 말해주니 고쳐야 하는 단점으로는 생각을 안하는 거 같더라구요.
    자꾸 그러니 짜증이 나서 대화 안하고 싶어요.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하고 싶은 말 하는 사람.
    그 사람 보면서 남의 말 잘 들어주는 거 정말 중요하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 10. 저는
    '09.9.30 10:18 PM (125.135.xxx.225)

    화제거리가 재미없는 것일 때..
    대화도중 딴 생각에 스르르르 빠져들고..
    나도 모르게 딴 이야기를 해요 ㅎㅎㅎㅎ
    제가 건망증이 심해서 건망증의 일종 같다고 생각해요..
    말하다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지 이러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생각이 딴데로 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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