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일기들을 읽었어요.

[부부싸움한다음날]

토요일 저녁부터 시작한 싸움이 냉전으로 바뀌고
어젯밤 울면서 진지하게 대화해 보기도 했지만
서로 딱히 얻어지는 해답도 없이 다시 냉냉한 분위기입니다.
하루종일 우울하네요. 그래서 모든 일정을 그냥 제끼는 중입니다.
울어서 얼굴도 퉁퉁 부었고, 기력도 없구요.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정말 솔직하게 얘기했는데
남편은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별로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
또다시 상처받고 몇달째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일기라도 적어볼까 해서 예전에 쓰던 개인홈피 게시판을 오랜만에 열어봤어요.
그 땐 힘들어도 털어놓을 상대가 없어 그냥 일기를 많이 썼었거든요.
비공개로 쓴 일기가 2001년 3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총 303개가 있네요.
눈에 띄는 제목만 골라서 중간중간 읽어보니 지금은 생각도 안나는 것들이 한가득이네요.
또다른 나를 만나는 기분이에요. 조금은 순수하고, 조금은 어린 동생같은 느낌도 들구요.
그당시 고민거리가 시간이 지난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게 되고 생각도 안나고
없으면 죽을 거 같던 그렇게 중요했던 사람이 지금은 시간낭비 같아 보이고
어떤 고민은 지금도 여전히 고민으로 남아있고 그러네요.
오늘의 일기도 아마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은게 될까 싶기도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지금은 참으로 괴로운 시간들입니다.  

[selack.s]

아쉬운것도 속상한것도 많이 갖고 사는게 나이를 먹어가는것이기도 하지만, 세월의 흔적속에 아픈 추억도 빛바랜 책갈피가 되실꺼에요. 차분한 마음으로 한주 편안히 보내세요.

[부부싸움한다음날]

감사해요 ^^ 낮에 혼자있는 동안 아주 지옥이었는데 지금은 다시 괜찮아졌어요.
좀 더 힘들면 상담을 받아볼까라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건강하고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