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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하늘을 날자 조회수 : 567
작성일 : 2009-06-01 19:11:58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당일 아침에 접했습니다. 저희 집에는 텔레비젼이 없고, 신문도 구독하지 않는터라 중요한 소식을 좀 늦게 접하곤 하는데, 서거 소식은 그래도 비교적 일찍 접한 편입니다. 아침에 장인어른께서 오셔서 말씀해주셨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믿기지가 않더군요.

그 뒤 일이 좀 바빠서 82쿡에 잘 접속하진 못했지만, 82쿡의 추모열기가 굉장했다는 것 정도는 느꼈습니다. 광주 (구)도청 앞 분향소에서 분향을 하면서, 시민들의 절절한 추모열기를 접하면서 저도 괜히 눈물이 핑 돌더군요. 저는 노 전 대통령 살아계실 땐 굉장히 노 전 대통령을 싫어하던 축이었는데도요.

이번 검찰 수사에 관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든 느낌과는 별개로 좀 정리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건 그것대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서요.

언제였더라... 진중권님이 쓰신 글이 떠오르네요. 2002년 민주당 경선 때 그를 지지하는 글에서 본 것 같은데... 5공 청문회 때 그는 당시 국민들의 '파토스'-어떤 '정서'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를 정확히 대변했다고 느꼈으며, 또한 그가 증인들에 대한 질문을 마치고 두터운 자료 꾸러미를 다시 보자기에 싸서 나갈 때 그가 당시 국민들의 '로고스'-어떤 '이성적 판단'(?)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확히 대변했다고 느꼈다고. 기억이 정확하게는 나질 않네요. 아무튼 대충 위와 같은 글이었던 것 같아요. 민주당 경선 때 그를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그는 정확히 제 정서의 어떤 부분을 깊게 건드렸으며, 제 머리에도 깊게 어떤 각인을 해놓았습니다. 그게 뭔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대선 국면에서는 권영길 후보를 지지했었습니다. 당시 대선 국면에서 유시민 (전)의원이 무척 마음에 안들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에게 유시민 의원이 그렇게 말했었지요. 국회의원 비례대표로는 민주노동당을 찍을테니 대선후보로는 노무현을 찍어달라고. 당시 민주노동당 내에는 안그래도 대선때만 되면 민주당 후보 찍자고 난리를 치는 자들이 여전히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선에서 밀어줘야 한다고 난리를 치고 있었고,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그 난리치는 정도가 더 심해졌었습니다. 정말 그럴 거면, 차라리 민주당으로 옮기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유시민 의원이 한 마디 보태니 (민주노동당 지지자였던 저는) 정말 뚜껑이 열릴 법한 상황이었지요. 게다가 정치개혁을 위해서 <개혁적 국민정당>을 만들어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그렇게 주장하더니 결국 민주당 분당 사태 후에 열린우리당과 합당하는 모습을 보고는 '역시 유시민은 흥~!이군'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제가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나요?)

그리고, 이라크 파병.
대량살상무기는 결국 없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명분은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하면서 워낙 많이 들먹인 터라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석유 때문에 벌인 전쟁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고작 '석유' 때문에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전쟁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자꾸만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비전투병 파병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라크의 재건을 위해서 파병을 한다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전투병 파병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으며-실제로도 전투병 파병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 군은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가는 것은 맞지만, 가령 수단의 인종학살 등과 같은 이라크 국내의 분쟁 상황이 발생한 이후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미군의 '침공'으로 이라크 국내의 분쟁이 발생하고 격화된 면이 많았습니다. (제가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는가요?) 결국 우리 군 또한 미군과 함께 이라크에 '사실상의 점령군'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결국 우리가 미국과 함께 '석유'를 위해 -우리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이라크를 '침공'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보면, 파병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가 모르는) 어떤 사정이 있었다고들 주장하던데, 도대체 그 사정이 뭔지 밝혀진 바도 없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파병되는 장병들의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대해서 오찬을 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 때 저는 더욱 화가 났었습니다. 저것이야말로 '악어의 눈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비정규직 문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약에 비정규직의 남용 방지와 보호가 들어있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러나, 과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정규직의 남용 방지와 보호를 위해서 진지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참여정부의 집권기간 동안 비정규직은 확대 일로를 걸었으며, 덜렁 비정규직보호법이 제정되었으나, 이는 기존의 판례에 의해서 인정되던-그토록 노동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보호하는 데 인색한 대법원 판례말입니다.(!)- 노동자의 계속근로의 권리를 오히려 축소시킨 면이 있었습니다. 노동계에서는 이를 비판을 많이 했었지요.

론스타 문제니 삼성의 문제니 한미 FTA 문제니 하는 것들도 있는데, 이는 제가 공부가 워낙 부족하여 언급하기에 적절하지 않습니다만, 그 문제들이 '처리'되는 방식을 보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실망을 많이 한 것이 사실입니다. 론스타는 우리 은행법상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인데, 어떻게 '은행'인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론스타 문제의 핵심인데, 이 또한 참여정부 집권 기간에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제가 뭔가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는가요?)

돌이켜 보면, 무척 실망만 했었습니다. 그가 임기말에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보면서, 퇴임 후 봉하마을에서 '농부'의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즐거웠고 감동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실망이 잊혀지지가 않더군요. 요즘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니는 손녀 태우고 자전거 타는 사진을 보면서 당시에 무척 감동을 받았었지만, 그래도 그 실망이 잊혀지지가 않더군요.

그런데도 분향소에서, 영결식에서, 노제에서 그를 떠나보내며 눈물이 흐르더군요. 그의 동영상을 다시 보면서 또 울게되는군요. 저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 또한 그가 떠나게 한 '공범'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도 생깁니다. 이 감정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 눈물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정리되지 않는 이 복잡한 감정. 뭔가 글을 써보면 좀 나아질까 했는데, 더 복잡해지는군요.

추신 : 이 글이 어쩌면 많은 82님들께 불쾌함을 줄 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시판 분위기로 보니 그럴 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굳이 '논쟁'을 하고자 이 글을 올린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제 감정을 좀 정리해볼까 싶어서 올린 것입니다. 혹시라도 불쾌하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글을 내리겠습니다.  
IP : 121.65.xxx.25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6.1 7:16 PM (121.151.xxx.149)

    저는 누구 뭐라고해도 노무현 지지자입니다
    그런데 님글 하나도 이상하다거나 기분나쁘거나하지않아요
    왜냐면 사실이기때문입니다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에서 노무현 까기는 그저 정책에서 실망했기때문이라고 봅니다
    그사이에서 사람을보고 욕하는것을 느껴져서 속상하기도하고
    이를 갈기도햇으니까요

    누구나 일을하다보면 잘할수도잇고 못할수도잇는것이라고 봅니다
    만약 권영길의원님이 대통령이 되었더라도 마찬가지였을거라 생각합니다

    정책을 가지고 잘잘못 충분히 논의하고 토론할수있어요
    그러나 사람을 가지고는 말하지않았으면좋겟습니다

    저는 명박이에게도 그러네요
    저는 그사람이 밉다기보다는 그사람의 정책들이 너무 싫어요
    그사람이 국민들을 무시하는것이 너무싫구요

  • 2. ▶◀ 웃음조각
    '09.6.1 7:17 PM (125.252.xxx.38)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저런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겠죠.

    심지어 여기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물타기하는 알바도 많지만 글을 읽어보면 알바가 아닌 진심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 나름의 이유가 있고 논리도 분명한..)

    세상 사람의 생각이 다 같지는 않겠지만.. 그분이 서거하셨을때 느꼈던 슬픔... 안타까움을 공감하신다면... 제가 무어라고 나서서 타박을 드리겠습니까.

    복잡한 감정이 정리되고 나면 다시한번 글을 올려주십시오.

  • 3. 슬픔
    '09.6.1 7:44 PM (116.43.xxx.31)

    저는 노통재직당시 한나라당은 물론
    민노당쪽에도 상당히 실망했습니다.
    정책에 대한 입장은 서로 다를 수는 있지만
    노통을 노빠라고 부르며 노통지지자를 공격하기란 한나라당 못지 않았거든요.
    제 형부가 민노당쪽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때 무엇인가로 토론하다가(아마 FTA인듯)
    형부 말이 오죽하면 "노무현스럽다"라는 말까지 있겠냐?

    당시 그 말 듣자마자 전 처제와 형부사이라는 것도 잊고
    강력하게 반발하였어요.
    어떻게 형부가.... 조중동과 똑같은 말을 할 수가 있냐고............

    어제 KBS스페셜에서 노무현에 대하여 했었지요.
    한미 FTA에 관하여 노무현이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진보진영이 세계화를 꿰뚫지 못하면 실패할 것이다."

    이라크파병에 관한 기사도 있지요.
    누군가가 이라크파병을 반대하자 노무현이 개인적으로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구요.
    본인도 파병안하고 싶지만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미국의 존재를 무시할 수는 없기에.......
    전투병력대신 의료,건설병쪽으로 파병했던 것으로 압니다.

    어느 특정도시에서 전교조가 학생부장을 많이 맡는 지역이 있는데.
    전교조소속인 교사조차도
    전교조때문에 미치겠다고 합니다.
    학생규율이 무너져서 학교가 흔들리고 있다구요.
    학생을 사랑한다고 해서 깡패학생들이 선량한 학생들을 두들겨패고
    수업시간에 우루루 빠져나가 수업빼먹고
    전혀 통제가 안된다구요.

    제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현실과 이상은 다른 법입니다.

    민노당은 전혀 실현 불가능한 뜬구름잡는 이야기만 가져와서 당장하자고 한다고...
    살아생전 노통이 말씀하셨지요.
    아직도 한나라당은 강고합니다.
    민노당이 선순위와 후순위를 잘 정해서
    노통과 협력하는 관계였다면
    아마도 이 지경까지는 안되었을 것입니다.

  • 4. 하늘을 날자
    '09.6.1 8:20 PM (121.65.xxx.253)

    음/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정말 와닿는군요. 저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만이 아닌 노무현이란 사람 그 자체를 미워한 것 같기도 하군요. 그 때문에 자책하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조각/ 댓글 감사합니다.

    슬픔/ '세계화'에 관해서는 진보진영도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고 있으며, 많은 제안들도 나온 것으로 압니다.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는 책이던가요? 세계화에 관해서 진지하고 '실천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는 국제적 모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여러 나라들이 이를 지원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이야말로 세계화에 관해서 진지한 대안을 모색해 본 적이 없지 않았는가, '국민소득 2만불 시대'로 대변되는 성장제일주의만을 -그 이전의 정부와 별로 다를 바 없이- 주장해 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야말로 한 번 우리 사회의 '성장제일주의'를 근본적으로 다시 검토해주셨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세계화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논의가 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하필이면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왜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니 따라야 한다'는 식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왜 그 분의 입에서 '노동귀족이 문제'라는 식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밝혔듯이 저는 아직 한미 fta에 관해서는 충분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아쉽다는 것입니다.

    '민노당은 전혀 실현 불가능한 뜬구름잡는 이야기만 가져와서 당장 하자고 한다'는 말씀은 뼈아픈 말이지만 귀담아 듣겠습니다. 저는 지금은 민주노동당 지지자가 아닙니다만, 진보진영 일반에 대한 말씀으로 듣고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군요. 삼성 문제나 론스타 문제, 비정규직 문제는 '전혀 실현 불가능한 뜬구름잡는 이야기'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실과 이상은 다른 법'이라고... 그렇게들 많이 이야기 하시는데... '바보 노무현'을 지지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 저항하고, '이상'을 말하고 추구했기 때문이 아닌가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많은 실망을 하지 않으셨다면,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그 주장을 -비록 어설픈 점이 많더라도- 좋은 의도이겠거니 하고 선해해주시면 너무 과도한 기대일까요? 어쩌면, 그것이 더 균형이 맞는 게 아닐지요?

    제가 주제넘게 긴 답변을 드리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점점 '논쟁' 비슷한 것이 되어버리네요. 그럴 생각은 정말 아니었는데...

    다만,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불가능한 주장 뒤에 숨어서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들'은 결코 '진보'를 말하는 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혁명적 사회주의자'니 뭐니 하면서 진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들은 실제로 그야말로 아무 것도 아닌 자들입니다. 이 점은 많은 진보정당 운동가들이 이미 충분히 알고 있고, 공감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긴 답글 죄송합니다.

  • 5. 프리댄서
    '09.6.1 8:31 PM (218.235.xxx.134)

    흠흠.. 소심하시긴.^^
    이번 일은 진보진영에도 풀어야할 어떤 '화두'를 던져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정말 진지하게 그 파토스적인 면을 성찰해야 할 듯싶어요. 실은 노사모에 대해서도 (저를 비롯한) 진보진영에서는 그 파토스만으로 뭉친 집단으로만 폄하해버린 측면이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연결하는 새로운 정치주체들의 출현, 그들에 의해 연출되는 어떤 새로운 정치현상이 꿈틀거리고도 있었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별로 진지하게 주목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칸트가 그런 말을 했죠. 아름다움은 자극하고 장엄함은 감동시킨다. 감동은 자칫 지나친 감정의 일체화를 촉발시켜 파시즘으로 발전할 소지가 있습니다. 히틀러, 스탈린, 김일성 체제 등이 다 저 장엄함의 연출, 그것에서 기인한 대중들의 감동에서부터 출발했죠. 그것들의 말랑말랑한 버전이 아르헨티나 민중들의 에비타 숭배, 우리의 박정희 숭배가 아닐까 싶구요.

    그렇기 때문에 파토스가 주 원천인 정치세력은 위험하고 솔직히 후집니다. 저를 포함한 진보 쪽에서 그간 노통 지지세력을 좀(완전히는 아니고) 그런 시각으로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진짜 그렇냐 이거죠. 노무현이라는 개인에서 비롯되어 그들이 공감하고 그들을 결속시키는 저 어떤 파토스, 그로부터 파생된 행동력은 좀 다른 게 아니냐, '가치' 혹은 '시대정신'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무엇인가를 낳은 단계로까지 진화한 것은 아니냐.... 저를 포함한 진보 쪽에 지금 필요한 건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인 듯싶어요... 가능하다면 손을 잡든가 껴안으려는 노력도 해야 할 것 같구요...

    알고 봤더니 난 '진보신당과 친노 중간쯤에 서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요즘에 문득문득 드는 생각입니다.

  • 6. 프리댄서
    '09.6.1 8:34 PM (218.235.xxx.134)

    '가능하다면 손을 잡든가 껴안으려는 노력도 해야 할 것 같구요...'보다는 그 사실에 대한 인정이 먼저일 것 같네요.--;

  • 7. 하늘을 날자
    '09.6.1 8:46 PM (121.65.xxx.253)

    프리댄서/ 그렇습니다. 정말 진지하게 다시 노사모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시대정신'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이 아닌지 정말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심상정 (전)의원의 <당당한 아름다움>을 최근 다시 읽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주 등장하는데,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상대방의 주장을 선해하는 태도. 그리고 그 '정서'를 이해하려는 태도. 그것이야말로 '관용'이 아닐런지요.

    진보진영은 우리 국민들의 로고스도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이 아니다(!)는 비판을 얼마나 많이 받는지요!-, 파토스도 -왠지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시민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걸 다 조중동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요?- 대변하지 못해왔고, 지금도 대변하고 있지 못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프리댄서님의 '그 파토스'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 8. 하늘을 날자
    '09.6.1 8:47 PM (121.65.xxx.253)

    이렇게 프리댄서님과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면서 대화 나누긴 처음이네요.^^ (글의 내용에 어울리지 않는 댓글이긴 하지만요;;;) 무척 즐겁네요.^^;;; (즐거워하면, 안될 것 같기도 하지만;;;)

  • 9. 슬픔
    '09.6.1 8:55 PM (116.43.xxx.31)

    댓글 감사합니다.
    전 내공이 부족하여 말씀하신 책은 읽어보지를 못했으나
    기본적으로 당시 FTA에 반대하는 진보진영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면
    구한말 위정척사파만 떠올랐거든요.
    세계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
    제가 보기엔 미국이 하자고 협정을 체결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손해안보게 추진한 것인데도
    저렇게 반대해야 할까?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때 댓글 토론에서... 제가 그랬지요.
    미국도 한미FTA반대한다구요. 손해보기때문에.........
    그러자 상대방이 발끈하면서 미국이 반대할 리가 있냐고 그러더군요.

    암튼 노동귀족은 저도 일정부분 공감하기 때문에 패스하구요.
    (저도 노동자입니다)
    비정규직은.... 아마 노통이 손대었다면
    임기중에 시해당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라크파병도 안하면 그만이지 않느냐고 하지만
    미국과의 세력관계에서 그럴 수 없었고.
    비정규직도 없애거나 축소시키면 되지 않겠느냐 하지만
    기득권의 견고함에 ... 현실가능하게 추진한 것이 바로
    비정규직도 2년이상이면 짜르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만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제 직장의 오너가 마구마구 화를 내더군요.
    비정규직인데 2년만 지나면 왜 못 짜르냐고. 이래서 운영 어떻게 하냐구.
    그걸 엠비정부 들어와서 다시 뜯어고치고 있지요. 유연화의 방향으로....

    저는 민주주의에는 2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절차적 민주주의와 가치적 민주주의.....
    노무현의 이상은 가치와 절차 중에서
    우선 절차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가치적 민주주의는 진보진영에서 주장하는 것까지 도달하면
    저역시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우선 필요한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였죠.

    검찰을 대통령의 개처럼 부리지 않고 중립성을 보장하고 놓아주는 것.
    대북송금을 특검하자 했을 때... 김대중과의 의리를 생각하면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했어야 하나
    절차적으로 누군가 의혹이 있다면 일단 조사해서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하여
    구민주당이 등돌리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죠(아마 그가 정치술수를 우선시했다면 불가능)
    사학법, 국보법 등의 중요한 법안처리 때
    다수당이 힘으로 밀어부쳐서 자신들의 정적들이 싹을 제거했어야 했는데
    타협과 대화로 결국 누더기 법안으로 만들어 버린 것.
    (실은 그때 노통이 제일 미웠습니다)
    그러나 힘으로 통과못하게 하는 한나라당이나 다수당인데 힘으로 밀어부치지도 못하는 열린당
    .....
    그 업보는 2008 4대 MB악법에서 역할이 바뀌게 됩니다.
    다수당인 한나라당은 소수당인 민주당이 힘으로 통과못하게 하여
    결국 대부분 연기하게 됩니다.
    그때 민주당의 의기양양한 모습에서 저는 5년전 한나라당 모습이 겹쳐보였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져서 죄송한데....
    저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선행되는 사회라야
    가치적 민주주의도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노무현의 이상도 절차적 민주주의의 실현에서 크게 발을 내딛지 못하였습니다.

    그가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호불호가 갈리는 이념의 문제에서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반칙없이 묵묵하게 실현가능한 범위내에서
    기득권을 조금씩 허물어 서민들에게 나누어 주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 10. 하늘을 날자
    '09.6.1 9:01 PM (121.65.xxx.253)

    우리 진보진영은 위와 같은 '관용'이 너무나 부족했던 것이 아닌지 돌이켜 봅니다. 왜 그렇게 '노무현' 알기를 우습게 알았던 것일까요...

  • 11. 프리댄서
    '09.6.1 9:06 PM (218.235.xxx.134)

    하하. 그렇네요. 실시간 댓글. 아기들이 얌전히 자나 보죠?^^
    저도 즐겁습니다.^^

  • 12. 하늘을 날자
    '09.6.1 9:13 PM (121.65.xxx.253)

    슬픔/ 절차적 민주주의 실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크게 기여한 바 있다는 점, 특히, 대북송금 특검, 사학법 등의 개혁입법의 좌초 등에 관한 슬픔님의 언급에 깊이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참여정부 당시에 절차적 민주주의의 실현에 관해서 좀더 깊이 생각해봤더라면 좋았을텐데, 왜 이제서야 (뒤늦게) 그에 관해서 생각해보게 된 것일까요... 왜 그리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 것일까요... 아니 오히려 사학법 등의 개혁입법의 처리에 있어서는 '왜 힘으로 밀어붙이질 않는거야'라고까지 (위험한) 생각을 했던 것일까요... 뒤늦게 후회하게 되는군요...

  • 13. 민족얼
    '09.6.1 9:43 PM (116.123.xxx.20)

    한미FTA,이라크파병,줄기세포...이런 굵직한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최대한 반미감정을 줄이고
    통과시키기 위해 정치인 중 가장 서민적 인상에 온화한 성품, 때론 박력과 나름의 주장있음으로
    노대통령이란 인물이 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던 것이라고 보입니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차지하며 이런 일들을 처리하자면 반미감정이 극도에 달했을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지지율 또한 바닥을 맴돌았을 테니까요.

    노무현 대통령과 국민은 동시에 그들에게 철저히 이용당한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적 신념과 주장이 그 분의 것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그림자속에 거대한 세력이 조종하고 있었던 듯 하군요.
    그 중 삼성이 선봉에 섰을 테고요.
    청와대 요직에 실제로 삼성맨들이 있었으며 노대통령과 삼성은 정권내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듯 합니다.
    열린우리당의 해체와 결별도 작전세력의 이간질이라 봅니다.

    아뭏튼 그 모든 것이 노대통령만의 강한 신념으로 이루어졌다고 보면 절대 안되구요
    그의 신념으로 보이게끔 만든 거대한 자본세력이 존재했었다고 보면 맞을 겁니다.
    그리고 사용후 폐기.

    그 분 성품상 딜도 없었을 거고 물질적 이득도 취하시지 않았을텐데 오로지 성품을 이용당한
    거지요.
    너무나 불쌍한 분입니다.
    그리고 안타깝습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인가 봅니다.
    남은 역사는 살아있는 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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