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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살 의혹... 그 진심은 알지만 현명하진 않습니다.

그 여자 조회수 : 329
작성일 : 2009-05-28 09:19:39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충격 속에서 접한 소식이었고 처음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전에 그런 글을 썼는데 '당신도 어쩔 수 없었구료..'하는,
그 분을 억울하게 만드는 시선을 제 스스로도 완전히 다 걷지 못한 때였습니다.

그러다가 그 분이 왜 낭떠러지에서 몸을 던지셨는지 이해하게 되었던 건 카후나 님이 소개해주신
글들 덕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깨달음으로 글을 썼고
많은 분들이 보아주셔 베스트에도 올랐었지요.
이제는 압니다.
누가 그 분을 죽였는지,
왜 몸을 던지셨는지 말이죠.
던지실 수밖에 없었던 정황들을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저는 '타살'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타살이 누구의 사주에 의한 것일 수 있으니
그걸 밝혀내는 것이 오히려 공분을 더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이MB를 필두로 한 세력들, 그렇게 멍청하지 않습니다.
(물론 간혹 멍청한 짓거리로 우릴 쓴웃음짓게는 하지요...)
아무리 시대가 거꾸로 돌고 상상못할 짓을 저지르고 있는 저들이라지만
이런 무리수를 두었을 때, 그 역풍과 파장을 모를 정도로 그렇게 바보들은 아닙니다.
특히 그들에겐 '탄핵 역풍 학습 효과'가 있습니다.
지금 시민들에게 광장을 내어주지 못하고
멍멍이들을 앞세워 국민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도 그 학습 효과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무리수를 둘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도 믿기지 않기에,
사진만 봐도 곧 웃으며 다정하게 말 걸어주실 것만 같기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기도 합니다.
네, 그 심정 너무 잘 압니다.
저 역시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이건 사실이 아니야'라고 몇 번이고 되뇌었는지 모릅니다.
모두들 가신 님이 너무 그리워서,
그 분이 우리 곁을 떠난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서
심리적 공황 상태에 있습니다.
이건 모두 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감정과 그에 따른 의혹은 거기에서 멈춰야 합니다.
그 첫번째 이유가 앞에서 썼던대로
저들이 그리 멍청한 놈들이 아니라는 것, 생각보다 똑똑하고 엄청난 놈들이라는 것이고요.
그 두번째는 노대통령님께서 우리에게 '보아라'하신 것, 그걸 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몇몇 분들 타살에 대한 의혹이 왜 물타기냐, 그게 왜 고인의 뜻에 반하는 것이냐 하실테지만
그런 의혹의 글로 서로 상처까지 내고 있는 이 마당, 이것이 지금의 현실이고
이것은 고인의 뜻이 아닙니다.
그 시간에 우리는 영결식 때 풍선을 할 것인가 머리띠를 할 것인가 의논해야하고
아직도 진실을 모르는 옆 사람에게 진실을 알려야 하고
비아냥거리며 여론을 호도하려는 거대언론권력에 항의해야하고
그렇게 그렇게 사람을 모아 뜻을 세워 진정한 살인자에게 다가서야 합니다.
고인의 서거가 믿어지지 않는 것은 한 마음이었으나
'죽음의 물리적 원인 행동'에 대한 이견으로 두 마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몇 해 전, 탄핵 정국 직후
국민들은 '그래도 그나마 너희를 믿는다'며 열린우리당에 과반 이상의 의석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후 국민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열우당은
대통령도 지키지 못했고, 정권도 지키지 못했고, 국민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믿을만한 대안 정당이 개죽을 쑤자
국민들은 정치혐오감에 빠져 정치에 담을 쌓기 시작했지요.
지난 대선의 투표율이 그걸 말해줍니다.
열우당이 그때 자중지란에 빠지지 않고 깃발만 잘 붙들고 조금만이라도 구심의 역할을 잘 했더라면
한국의 현대사는 지금쯤 또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다시 오늘로 되돌아 와서
지금 우리에게 누가 구심이 되어야겠습니까?
우리가 할 일은 당장 노대통령님을 편안히 보내드리면서
노대통령님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을 찾아 응징해야 합니다.
그러나 민주당도 민노, 진보신당도 그 구심이 되기엔 자격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유가족과 참여정부 시절의 동지들이 이 서거정국의 구심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천호선 전대변인의 말은 매우 의미있는 말입니다.
굳이 나서서 타살 의혹은 적합하지 않다는 말을 해야했던 이유를 살펴야 합니다.
그게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소문이 돌거나 말거나 이 바쁜 상중에 굳이 그런 발표를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네,
모두들 안타까워서 그럽니다.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마음이 너무 절박해서, 그래서 우리 지금 좀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저 전체주의자 아닙니다.
그거 아주 혐오하는 사람입니다.
자유로운 생각, 개성있는 표현, 그것 너무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옳다고 해서 남의 생각과 의견을 찍어누르려는 거 너무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현명해야 할 때입니다.
히더 안타깝다 보니 이런 생각, 저런 의혹 드는 것 너무도 잘 이해합니다.
그런 분들이 절대 소위 '알바'가 아니라는 것도 믿습니다.
그 분들 마음이 궁극적으로는 제 마음과 다르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현명한 것인지 따지지 않고는
이 엄청나고 거대한 정치적 타살 시나리오에 맞서 싸울 힘을 모으기가 힘들 겁니다.

입 닥치고 조용히 있으라는 거 아니에요.
내 생각만 옳다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좀더 진중하게, 뜻과 행동을 모아가자는 호소입니다.

(진실은 믿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로는)
달을 가르키며 몸을 던지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몸만 보고 있습니다.
그것이,
그 분이 원하셨던 일이겠습니까?

가장 애통하고, 가장 억울하고, 그리고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을,
유가족과 참여 정부 시절 인사들의 뜻을 따르며 우리가 할 일을 찾는 것이
저는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생각, 글로 다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잘못된 표현도 있을테고
이 글 역시 누구에겐가는 상처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우리 서로, 이심전심 한 마음으로
이 엄혹한 시절에 보듬으며 현명하게, 그렇게 지내자고
고민하고 고민하다 글을 올립니다.
IP : 124.80.xxx.5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발 진정
    '09.5.28 9:22 AM (211.106.xxx.76)

    천호선 전대변인의 말은 매우 의미있는 말입니다.
    굳이 나서서 타살 의혹은 적합하지 않다는 말을 해야했던 이유를 살펴야 합니다. --절대 동감-

    저도 이렇게 우왕좌왕하면서 의혹제기로 어수선한건 큰 해가 되어 돌아올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간접살인 에는 동의하지만 직접살인은 아니라고 봅니다.

  • 2. 그 여자
    '09.5.28 9:24 AM (124.80.xxx.50)

    실신하셨던 권여사님,
    염습하러 나오실 때의 표정을 잊지 못합니다.
    그건 단순한 슬픔도, 지아비를 먼저 보낸 부끄러움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 눈빛에서 결연한 의지를 보았습니다.

    그 뜻에 함께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3. 타겟을 확실히
    '09.5.28 9:40 AM (218.38.xxx.130)

    천 대변인이 "타살이 아니다" 고 한 게 아니죠
    단지.. 의혹을 나서서 제기할 필요가 없다고...
    그 뜻을 알아듣겠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겠습니다..ㅠㅠ

  • 4. 깊이
    '09.5.28 9:42 AM (211.214.xxx.253)

    공감합니다.....

  • 5. .
    '09.5.28 9:44 AM (124.49.xxx.143)

    좋은글 감사합니다.

  • 6. ....
    '09.5.28 9:47 AM (218.55.xxx.72)

    공감합니다.

  • 7. ▦후유키
    '09.5.28 10:04 AM (125.184.xxx.192)

    공감하며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내일이 장례식이라니.. 아.. ㅠㅠ

  • 8. 보니따
    '09.5.28 12:33 PM (124.61.xxx.142)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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