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생전에..남기신 글.."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사람사는세상에서.. 조회수 : 593
작성일 : 2009-05-25 15:42:00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언론에 호소합니다.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부탁합니다. 그것은 제게 남은 최소한의 인간의 권리입니다.

저의 집은 감옥입니다. 집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습니다.

저의 집에는 아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친척들도, 친구들도 아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신문에 방송에 대문짝만하게 나올 사진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상한 해설도 함께 붙겠지요.

오래 되었습니다. 이 정도는 감수해야겠지요. 이런 상황을 불평할 처지는 아닙니다.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사생활은 또한 소중한 것입니다.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자유, 마당을 걸을 수 있는 자유, 이런 정도의 자유는 누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지금 이만한 자유가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카메라가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에는 집 뒤쪽 화단에 나갔다가 사진에 찍혔습니다. 잠시 나갔다가 찍힌 것입니다.

24시간 들여다보고 있는 모양입니다.

어제는 비가 오는데 아내가 우산을 쓰고 마당에 나갔다고 또 찍혔습니다. 비오는 날도 지키고 있는 모양입니다.

방 안에 있는 모습이 나온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커튼을 내려놓고 살고 있습니다.

먼 산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보고 싶은 사자바위 위에서 카메라가 지키고 있으니 그 산봉우리를 바라볼 수조차 없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사람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언론에 부탁합니다.

제가 방안에서 비서들과 대화하는 모습, 안 뜰에서 나무를 보고 있는 모습, 마당을 서성거리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다 국민의 알권리에 속하는 것일까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간곡히 호소합니다. 저의 안마당을 돌려주세요. 안마당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자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IP : 115.140.xxx.2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람사는세상에서..
    '09.5.25 3:44 PM (115.140.xxx.24)

    아마..당신은 그리도 가고싶었던 봉화산을 가실수가 없었나봅니다..
    4월부터...봉화산 산책을 하시지 않았다고 하는데..
    하실수가 없었나 봅니다...

    이리도 힘드셨는데...
    사람사는세상에 이제야 가보고....
    당신의 고통을 전해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아이들에게도 이리도 훌륭하신 대통령이 대한민국에도 있었다고
    꼭 잊지않도록 이야기 해주겠습니다.

    편안히 잠드시길 바랍니다.

  • 2. ㅠ.ㅠ
    '09.5.25 3:46 PM (220.86.xxx.121)

    읽을수록 가슴아파요

  • 3. 인간도
    '09.5.25 3:49 PM (115.139.xxx.149)

    아닌 것들아..
    이건 타살이다.살인이다.
    어떻게 합니까?....
    이젠
    안 계신 그 분에게
    죄송하다고 말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제발 여러분
    제발 다음엔 이런일이 없어야 합니다..

  • 4. ㅠㅠㅠ
    '09.5.25 3:53 PM (211.55.xxx.30)

    너무 안타깝네요.
    뭐라 할 말이 없어요. 너무 불쌍해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9191 살이 많이 빠졌어요.. 4 핑크돼지 2006/09/01 1,600
319190 삶이 비루하다... 10 오늘익명 2006/09/01 2,249
319189 이런 가방 아시는 분! 4 궁금해요 2006/09/01 1,348
319188 9월에 L.A이 가는데요. 2 여행 2006/09/01 304
319187 레인보우데이라고 에뛰드 샀는데...네이트온 금액... 4 나만? 2006/09/01 458
319186 보우농원 아세요? (김치드셔보신분?) 1 궁금 2006/09/01 513
319185 5억9천이면 수수료 얼마 드려야 하나요? 2 아휴. 2006/09/01 1,022
319184 나이를 먹고 있는 징조~ 3 라벤더 2006/09/01 931
319183 급질) 저희 아가 피부땜에요 ㅜㅜ 2 걱정맘 2006/09/01 213
319182 생일인데 뭐할까요? 5 ^^ 2006/09/01 910
319181 임산분데요 잠에서 깰때 다리에 쥐가 심해서 아침마다 괴롭네요 6 31주 2006/09/01 536
319180 올리브오일 스파게티를 해야 합니다. 도와주세요 2 급해요 2006/09/01 391
319179 질문드립니다. 2 일산댁 2006/09/01 331
319178 가끔...가정살림이나, 육아..와이프..역할이 너무 겁나고...막막할때....있으신가요? 12 우울모드 2006/08/31 1,481
319177 카페뮤제오 라바짜 커피 비싼거 아닌가요? 6 .. 2006/08/31 934
319176 다리가 아픈데..어디로갈까요? 4 아이구..... 2006/08/31 354
319175 일원동, 수서.. 살기 어떤가요? 10 훌훌 2006/08/31 2,356
319174 저 죄송한데 옥션쿠폰주실분...(10%) 꿈이상^^ 2006/08/31 166
319173 남편의 교통사고로 인한 입원 문의드려요 10 애기 엄마 2006/08/31 830
319172 남매 키우시는 댁 9 남매 2006/08/31 1,763
319171 컴퓨터 전문가가 다른사람컴퓨터 어느정도선까지 알수있나요? 2 궁금해요 2006/08/31 392
319170 간단한 영문 해석부탁드립니다. 3 고마워요. 2006/08/31 291
319169 아이생일 3 고민 2006/08/31 322
319168 어린이집 너무 가기싫어하는 6세, 7세때만 보내도 될까요? 5 고민맘 2006/08/31 477
319167 일본침몰 1 동심초 2006/08/31 717
319166 중독성 홈피 2 -.- 2006/08/31 795
319165 원목 마루 어떻게 청소하나요? 5 어렵다 2006/08/31 666
319164 서초구 아파트 도움좀 주세요.부탁드려요. 3 러버 2006/08/31 820
319163 이금희 & 조용필... 14 이금희 2006/08/31 5,114
319162 서초동 삼성레포츠 문화센터 6세수업 어떤가요? 4 문화센터 2006/08/31 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