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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팠다가, 실소했던 일

오늘낮의 조회수 : 1,184
작성일 : 2009-03-21 17:19:57

한 12시40 -50분 사이였던 것 같네요.


6호선 증산역 승강장의 의자에 앉아,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한산한 승강장에서 좀  기다려도 전철이 안오더군요.
증산역은 처음 가본 곳이라, 원래 이렇게 늦게 오나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안내방송이 나오데요.



'이태원역에서 사상사고가 있어, 양 방향 전철이 늦어지니 양해바라겠습니다'고요.


순간, 오싹해지면서, 가슴이 막 아프고 슬프더라고요.
이런 일을 직접 듣기라도 한 것은 처음이라서...

별생각이 다 들고, 전철 운전하신 분 걱정도 되고,
사고가 난(낸) 분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얼마전에, 자게에 어떤 분이 쓴 '아파트 옥상의 자살'이야기도 생각나더군요.
괜히 마음이 안좋고, 우울해지고, 이런 놈의 세상! 이런 화가 나기도 하고.. 했습니다.



대략 10분 정도 있다가, 맞은 편으로 전철이 들어오고, 내쪽도 들어오더라고요.
그 안에 탄 사람들은 아무일 없는 듯 앉거나, 서서있고, 나도 그렇게 전철에 올랐습니다.


합정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야 되서,
밖으로 나왔죠.


햇빛 찬란한 봄날이었습니다. 오늘 낮은.


햇빛으로 반짝이다 못해, 더워서 겉옷의 버튼을 풀어 헤치고,
버스를 기다리는 데, 더 기분이 안좋더군요.



우울한 기분으로 서 있다가,


우연히 뒤 빌딩의 현수막을 보았죠.


외양이 깔끔한 한 곱창집이 내세운 광고현수막의 문구는
'순 한국소고기 곱창을 사용한다'는 현란한 선전 글이었습니다.

덤덤히 그것을 보고는
' 난 그래도 곱창은 절대로 안먹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다시 눈을 위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눈을 깜박이며, 열심히 바라봤죠.

그 위층은 무슨 학원(?) 비슷한 것이었는데,
창문에 붙여진 글귀가
참, 내 관심을 끌더군요.


'아트 워킹', '공중부양', '축지법', '부부상담'....


"????"
  한참을 보다가, 다시 보았어도, 이 내용이었습니다.


  갑자기 저번 대선 때의, 어떤 후보가 생각나더군요.
  어떤 사람에게서 그 분의 공약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말을 듣고 놀랐던 기억도 나더군요.


  
  허참, 참,
  세상은 요지경이야~


  햇빛 찬란한 봄날의 주말, 번잡한 도로가에서,
  
  지하철에서의 세상을 한탄하던 내 우울함은
  그냥 나도 모르게 나오는 헛웃음으로 이어지데요...



  아마도 먼 훗날의 언제에,
  이 2000년 초반에 있었던
  어느 대통령 선거를, 그 후보들을, 그들을 뽑았던 사람들을, 그 때 일어났던 일들을


  후세의 사람들은 무어라 이야기할까요?

  


  ㅎㅎㅎ! 울다가,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












IP : 211.173.xxx.1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3.21 5:22 PM (114.205.xxx.47)

    '아트 워킹', '공중부양', '축지법', '부부상담'
    어제 빵사러 홍대가는 길에 합정동 지나다 봤는데...
    저도 저게 뭔가 싶었어요 ㅋㅋ

  • 2.
    '09.3.21 5:42 PM (221.162.xxx.19)

    검색하니 사진 나와요. 아트워킹클럽 공간비행술이라도 다른 학원도 있고,
    합정동 그 학원도 나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진 곳인 줄 알았더니 완전 큰 건물이고 ㅋㅋㅋ

  • 3. 저도요..
    '09.3.21 5:55 PM (211.193.xxx.142)

    우연히 봤는데 다른 분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셨네요.ㅋㅋ

  • 4. 원글님께는
    '09.3.21 6:01 PM (221.162.xxx.19)

    샛길 나가는 소리라 죄송하지만 궁금해서 더 찾아봤습니다.
    그...축지법의 정체는 율려원이라는 곳이네요.
    원글님 보신 곳도 광고창과 큰 간판 아래 작은 간판으로 다시 율려원이라고 적혀있네요.
    대충 검색해보니 축지법을 가르치는 곳이고, 이걸 현대인에게 거부감 없게 가르치기 위해
    아트워킹, 이라고 명명해 부른답니다. 책도 있군요.
    몇 개 대충 검색해본 결과...예상했지만 그냥 뭐...기가 어쩌네 깨달음이 어쩌네 하는
    쩜...수상한 곳이네요.
    아트워킹이 뭐냐 들으러 가려면 일단 돈 삼만원 내고 시작한대요.
    자기들 딴에는 유명인들도 가끔 초빙해서 우리 사이비 아냐, 하고 광고하나 보군요.
    찾아가는 사람이 있으니 저런 것도 하는 거겠죠?
    저처럼 초능력 이런 거에 관심 있고, 판타지 소설 좋아하는 사람은 궁금해서 공짜면
    한 번 보고 싶겠어요.
    축지법이라니 ㅋㅋㅋ 화끈하게 시청앞 광장에서 시연회 함 하면 좋을 것을 ㅋㅋㅋ

  • 5. 헉..
    '09.3.21 6:53 PM (124.111.xxx.102)

    울동네에요 ^^;; 저도 그거 보면서 진짜 순한국산곱창일까 의심한답니다.
    그근처에 글로 쓰기 민망한 가게도 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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