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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엄을 기억하십니까?

엄마 조회수 : 1,236
작성일 : 2009-03-14 11:35:18
안녕하세요?

한참 대입 원서 쓸 때 실업고 다니는, 미용사되겠다고 미용고 다니는 아들 글 쓴 엄마입니다.

리차드 엄은 지인들이 재미삼아 붙여준 미래의 미용실 이름이구요.

며칠 전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욕조에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눈 동그랗게 뜬 여자가 들어있었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왔더니 뒤통수 긁적이며

가발 숨죽이려고 가지고 왔는데 많이 놀라셨느냐고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뭐가 재밌는지 (아마 엄마가 놀라서 소리지르며 뛰어나오는 모습이 재밌었겠죠?) 웃더군요.

나중에 다시 들어가 보니 대야로 덮어 놓았더군요.

앞으로는 놀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가발 씌워놓은 얼굴 보면

아직도  움찔해 지는데 좀 더 익숙해 지면 괜찮아지겠죠?

메이크업 세트랑 미용도구세트를 한꺼번에 구입하게 되어서 돈이 좀 들었어요.

그런데 아들녀석 목돈 들었으니 자기가 주말 알바라도 해서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겁니다.

이젠 민증도 나왔으니 알바 채용해 주지 않겠느냐고 하면서요.

그래서 저랑 남편이 아들에게 말 만로도 너무 고맙다고했답니다.

알바해서 부모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아직은 괜찮으니까

걱정 말고 열심히 기술 익히고 공부하는데 전념하라고 했습니다.

사실 요즘 경제 사정이 안 좋아서 목돈이라 부담스럽긴 했지만

아들에게서 생각지도 않은 말을 들으니 얼마나 대견하던지요.

또, 설날 세뱃돈 받은 것, 얼마전 이모에게 받은 용돈까지도 모아서 학교 스쿨비내고  

동생 학원비 내라고 주고, 엄마 필요한 곳에 쓰시라면서 제게도 5만원 줬거든요.

자기는 만원만 있으면 된다고 하면서...

학교갔다 돌아 오면 매일 혼자 영어공부하고 설거지도 해 놓는답니다.

어려운 이 시국에 성격 좋고 착실한 아들 때문에 힘을 얻고 있는 고슴도치 엄마가 아들 자랑 좀 했습니다.

다정한 82님들 용서해 주실거죠?

다들 힘내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빌어드립니다.


IP : 125.143.xxx.2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럽다
    '09.3.14 11:46 AM (122.34.xxx.16)

    그리 속 깊고 알뜰하고 마음씀씀이 고운 아들 키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대단한 아들입니다.
    부모님의 자녀 선택에 대한 신뢰도 좋아 보입니다.
    저번에 아드님에 대한 글 흐뭇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분야에서 대성 할 아들로 보입니다.

  • 2. 부럽습니다.
    '09.3.14 11:50 AM (61.252.xxx.152)

    수능 스트레스를 엄마한테 풀어대는 철없는 고3 엄마랍니다.
    그럴 수 밖에 없으니 내가 받아줘야지 하다가도 참 이게 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 비해 아드님은 너무 대견하고 기특하네요.
    사회의 일원으로 그 몫을 다하고도 남겠어요.
    저도 어서어서 시간이 지나 이 터널을 빠져 나가길
    그 길을 지나 제 아이도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제 몫을 다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빌어 봅니다.

  • 3. 대견합니다
    '09.3.14 11:51 AM (220.86.xxx.138)

    아드님이 정말 대견합니다.
    전에 글 읽었습니다.
    현명한 어머님 판단에박수를 쳤는데..... 리차드엄 미용실 기대하겠습니다.

  • 4. **
    '09.3.14 12:01 PM (211.249.xxx.62)

    목표가 뚜렷한 아드님 자랑할만 하시네요
    우리 아들도 님들께 자랑할날 오겠죠
    희망을 갖고 살아볼랍니다

  • 5. 기억하지요..
    '09.3.14 12:33 PM (210.221.xxx.171)

    그나저나 나중에 정말 꼭 알려주셔야해요..
    예약합니다~~~

  • 6. !
    '09.3.14 12:38 PM (114.202.xxx.121)

    리처드 엄 미용실 기억하겠습니다~! 정말 장한 아드님 두셨네요.

  • 7. 미쿡온지
    '09.3.14 1:45 PM (76.29.xxx.139)

    15년 넘었는데 미용실 한번도 안갔습니다.
    좀더 기다렸다가 리차드 엄 미용실 열면 들어가
    귀국기념으로 빠마한번 할랍니다.

  • 8. ^^
    '09.3.14 2:32 PM (218.156.xxx.229)

    리처드 엄...기다리느라 미용실에 안다녔더니...머리 길이가...쪽져도 될 수준~~ㅋㅋ
    암요. 기억하고 있죠~~^^
    영어공부 열심히 해서...세계로 나가는 디자이너 되 달라~~전해주세요.

  • 9. ㅋㅋ
    '09.3.14 5:50 PM (121.140.xxx.230)

    여기도 예약손님 있어요~~

  • 10. 후후
    '09.3.14 9:41 PM (77.57.xxx.161)

    기억하고 말고요.
    그런 속깊은 아드님을 두신 원글님이 부럽습니다.

  • 11. 박수
    '09.3.14 10:06 PM (59.7.xxx.104)

    본인이 하고 싶은것이 분명히 있고,
    그 꿈을 이루기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최고네요. 더 바랄게 없는 아들이네요.

  • 12. 우리의 리차드 엄
    '09.3.15 1:56 AM (60.34.xxx.138)

    기억하구 말구요.
    대견하고 착한 아드님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꼭 꿈을 이룰거에요.
    오늘도 예약걸어 놓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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