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힘든 일이 많으신 분들이 보시기에 제 불평이 너무 호들갑스러운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서 제목을 바꿨습니다.
그냥 이 정도면 괜찮다 괜찮다 스스로 위로하려해도 마음이 안다스려져 이렇게 적습니다.
저보다 더 힘든 일 겪고 계신 분들에게는 죄송하다는 이야기 미리 드리고 싶네요.
어제 시아버지 목욕이야기와 대출금 글 올린 이입니다.
사실 혹시나 닥친다면 어떻게든 해결되겠지요.
그 일이 걱정인게 아니라 그냥 남편의 반응이 서운하고 잊어지지가 않네요.
한번쯤은 내편에서 내입장에서 생각해줄만도한데 왜 그게 안되지 하는 마음요.
낳아주고 키워준 부모만큼은 아니지만 19살에 처음 만나 8년을 연애하고 결혼하고
자식 둘 두고 같이 살아온 세월도 만만챦은데
역시 남편은 남인가 하는 생각. 넋두리가 기네요.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일들이 몇개 있습니다.
신혼 초에 시댁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시어머님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이야기였습니다. 전 지금도 기억도 나지 않는, 그땐 정말 시어머님한테
한톨의 유감도 없던 터라.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화를 내는겁니다. 자기 엄마 비난한다고, 정말 정말 한톨의 사심도 없고
전혀 욕이 아니었기에 아니라고 변명하다가 서러워서 눈물이 났습니다. 더 화를 내더군요.
사람많은 지하철안에서 망신스럽게 눈물흘린다고.
제가 직장다니다 못다니고 있을때였는데 싸우다가 남편이 그러더군요.
어중간하게 제대로 직장잡지도 못한 저때문에
자기가 **지역에 자리못잡았다고. 자기가 그곳에 자리잡았으면
형도 거기 사니까 엄마가 이사해서 형하고 전부 같은 도시에 살 수 있었을텐데 라고.
너무나 상처가 되는 말이었습니다. 제가 갈 수 있는 직장을 안간것도 아니고 남편도 제가
그 문제로 힘들어하는 것 알고 있었거든요.
안산다 했습니다. 그리 애틋한 엄마랑 살아라 했습니다. 그러다 그냥 저냥 화해하고 넘어가고.
세월이 흘러 그런 이야기도 하고 남편은 언제까지 울궈먹을래라고도 하다가 기억안난다고 잡아떼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그게 너무한거라고 생각은 하나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설에 제가 술올리고 절하는 모습을 보다가 옆에서 한마디합니다.
'성의있게 좀 해라. 하기 싫다는 듯이---'.
너무 황당하고 민망하고 화나고.
설사 마음에 안들더라도 시부모님앞에서 할 말은 아니다싶은데.
참다가 친정가는 길에 대판 싸우고 그래도 또 화해하고 넘어가고.
하소연이 길죠? 그냥 제가 서러운 점은 아무리 핏줄이 아니라지만 저를 만나고 서로 좋아하고
같이 자식키우고 그 세월이 얼만데(정확히는 만 24년이 넘었습니다) 내 심정을 헤아려줄
마음이 안생기는걸까입니다.
예전에 제게 상처가 되는 말을 했을때는 그래, 핏줄이 우선이지 싶었습니다만
그 핏줄이 본인한테 그리 애틋하게 해주신것도 아니고(솔직히 시부모님이라서가 아니라
그리 알뜰살뜰 마음 따뜻하게 챙겨주시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본인도 그럽니다. 엄마보다 제가
자기한테 더 잘해준다고요)
저랑 산 세월도 그 핏줄하고 산 세월만큼 되는데 그 문제에 관한한 왜 이리 쌩하나 싶어서 서럽네요.
얼마전 제가 혹시 부모님 편챦으시면 나는 아무래도 같이 살 자신없으니 내가 애들 키우고 할테니
**아빠가 들어가서 같이 있으라 했습니다. 그랬더니 부모님 아프면 이혼하자는 말이냐고 묻더군요.
너무나 어이없는 반응에 그냥 그런 뜻 아니라 나는 부모님이랑 같이 살 자신없다는 뜻이었는데
이혼하고 가고 싶으면 그렇게 해라고 답했습니다.
너무 황당하더군요. 그 말에 당장 이혼이라는 단어부터 떠오른다는 사실이요.
저 정말 같이 살 자신없었거든요. 예전에 길게는 아니지만 살아봤습니다.
저 자신이 추접스러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한 남자를 사이에 둔 쟁탈전이 된 듯한.
시어머님이 시아버님과 사이도 아주 좋으십니다. 그래도 그렇더군요.
어제 올린 글에서처럼 시댁 대출건으로 이야기중에 네가 며느리고 우리 부모님 싫어하니
마음이 삐딱해서 그런 식으로 들었다라고 하고. 제가 설명하려 하니 네 입장에 대한 변명듣기 싫다.
설명할 필요없다. 라고 말하는 그 냉랭함도 전부 상처가 되네요.
저도 제가 이상하긴 합니다.
맞벌이하면서도 설거지며 청소며 빨래며 한번 제대로 도와주는 적도 없어도
애들이랑 저 두고 혼자서 놀러다녀도 짜증은 났지만 이리 서운하지는 않았는데.
왜 이리 저 말들이 상처가 되는지요.
내가 핏줄이 아닌 이상 평생 이 사람은 내 편에서 내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일은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니 사귀고 같이 살아온 세월이 참 의미없고 살아야 할 세월도 참 기대되지 않고 서럽네요.
이 사람에게 나는 그냥 필요한 사람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
이제부터는 월급을 생활비에 보태지말고 따로 모아 애들 다 크면 혼자 살까싶기도 했다가
그냥 명품이며 뭐며 한껏 누리고 살면 이 마음이 좀 줄어들려나 싶기도했다가
그래도 폭력적이거나 술같은 걸로 속 안썩히니 배부른 투정일까 싶기도 했다가 그렇습니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보려해도 설거지하다가도 눈물이 나고 길을 가도 눈물이 나고.
이런 문제로 안사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아무리 같이 살아도 세월이 흘러도
서로 남이라는걸 뼈저리게 느끼게만 하는 사람.
여기에라도 적으니 조금 낫네요.
남편을 시부모님께 돌려주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지만 적고나니 조금은 개운합니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그냥 서글픈 마음만
어제 글올린 이 조회수 : 700
작성일 : 2009-02-26 13:35:09
IP : 164.125.xxx.18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음
'09.2.26 2:02 PM (117.20.xxx.131)그래요..
아프고 힘들때마다 여기 털어내세요.
저도 남편에게 받은 상처, 시어머니에게 받은 상처
여기 털어내고나면 한결 편안해요.
원글님도 참 힘든 시절을 보내셨군요..
위로드려요..토닥토닥......2. 힘드시겠어요..
'09.2.26 2:05 PM (125.137.xxx.153)내 남편 아닌 시부모 아들 데리고 사시느라 너무 고생이 많으세요...
저는 이제 내 남편 만들어 살지만..님 남편은 시부모 돌아가시기 전엔 안고쳐질 듯 해요..
늙어서 두고보자 하며 수첩에 하나하나 기록해두며 사세요.
어느 날 내 쪽을 돌아보게 되는 그날, 보기좋게 무시해주시고 바깥나들이 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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