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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합니다] “죽어야 할라나봐.” - 문규현 신부님의 오체투지

냥냥 조회수 : 561
작성일 : 2008-09-04 22:41:48
오체투지





입력 2008.9.3. 호인수   http://cafe.daum.,net/cchereandnow 가톨릭인터넷언론 지금여기





문규현 신부가 전화를 했다. 지난번 서울 시청 앞에서 천막치고 단식할 때 보고 처음이다. 이번에 평양 갈 거냐고 묻는다. 나는 안 가는데 사제단과 평화삼천이 따로따로 사람 모아서 마치 줄서기하는 것처럼 연이어 가는 모양새가 안 좋다, 어쩌다 그렇게 됐느냐고 했더니 내 말은 들었는지 말았는지 “나 이번에 또 일 저질렀네.” 하는 것이다. 뜬금없이 이게 무슨 소리?

“오체투지하기로 했어.”

“엉? 오체투지?”

  

언젠가 TV에서 티베트 사람들이 땅바닥에 배를 깔고 지렁이처럼 길게 엎드렸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수 천리 순례길을 목숨 걸고 가는 것을 마른 침을 꼴깍꼴깍 삼켜가며 본 생각이 났다. 전라도 새만금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한 게 얼마나 됐다고... 이제 삼보일배 정도(?)로는 안 되겠나보다.


“나는 원래 가만히 못 있는 성질이잖아. 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그거 하면 죽을 지도 모르는데...”

내 목소리는 분명히 떨리고 있었다.

“죽거들랑 네가 거둬서 잘 뿌려줘.”

“헉!”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이게 농담인가, 진담인가? 농담으로 할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수화기에 대고 악을 썼다.

“하지 마. 그거 안 하면 안 돼? 하지 말아요.”

내 말은 공허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는 메마른 소리(그렇다. 그건 말이 아니라 소리였다.)가 던져지는 것 같았다.

“죽어야 할라나봐.”

  

문규현은 어쩌자고 이러는가. 아주 죽기로 작정했구나.

“언제, 어디부터 어디까지, 누구와 같이 하는데?”

“9월 4일부터. 지리산에서 묘향산까지. 수경 스님하고 둘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목이 메었다.

“기도해 줘. 그대만 믿고 하네.”

  

어떻게 기도하라는 건가? 아무쪼록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이 죽음의 길을 원천봉쇄해달라고? 아니면 이들의 갸륵하고 거룩한 모습을 보고 저들을 회개시켜달라고? 게다가 날 믿어? 나의 무엇을 믿는단 말인가? 내게 믿을 구석이 어디 있다고? 아, 미치겠다.(이런 표현 정말 미안하다.)

  

전화를 끊고 한참 엎드려 울다가 (요즘엔 왜 이렇게 울 일이 많으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이번엔 내가 전화기를 들었다.

“교회 안팍의 상황이 가만히 있게 놔두질 않네. 교회도 이젠 이명박이와 같이 놀려고 하고... 그래서 떠나려고.”

그래. 그 말 충분히 이해하고 다 좋은데 그게 그렇게 목숨까지 내걸 일이냐? 그런다고 될 거냐구? 왜 하필이면 오체투지냐? 문규현은 수화기 저편에서 말을 이었다.

“먼저 촛불들이 짓밟힌 자리들 -서울 시청광장, 광화문, KBS, KTX 승무원 농성장, 기륭전자 등-을 둘러보고 내려오다가 새만금을 둘러보고 그 다음에 지리산 노고단에 올라 시작할 거야. 네가 있으니 잘 되겠지.”

  

또 다시 물귀신처럼 나를 물고 늘어진다. 어쩌란 말이냐? 나를 그냥 좀 내버려둬 다오. 못한다! 대단히 미안하지만 난 의지도 없고 용기도 없고 능력도 없다. 나는 편히 살고 싶다.

  

인터넷을 열어 수경스님의 연설문을 찾아 읽었다. 그는 이미 지난 8월 27일에 20만 불자들 앞에서 오체투지 순례를 발표했는데 나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문규현의 목소리가 밤새도록 뒤척이는 나의 가슴을 후벼 판다.





호인수/ 분도, 인천교구 고강동 성당 주임신부















우리 모두의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바랍니다...
IP : 122.36.xxx.30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깊푸른저녁
    '08.9.4 10:45 PM (58.125.xxx.144)

    제발 죽어야 할것들은 따로 있어요..스님..신부님..
    도데체 저 쥐새끼들이 믿는다는 하나님은 무얼하는 신일까요..
    무슨 뜻으로 저런 악마같은 놈들로 이나라를 시험에 들게 하는지

  • 2.
    '08.9.4 10:47 PM (121.151.xxx.149)

    이글을 다읽기도전에 눈에 눈물이 나오네요
    신부님 스님 제발 다치지마시고 아프지마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기도 열심히 할께요

  • 3. 안돼요
    '08.9.4 10:52 PM (121.131.xxx.205)

    죽으면 ..잘되는 꼴좀 보셔야죠.
    하느님 뭐하세요. 우리들 좀 돌아봐주시지 않고.

  • 4. 저도..
    '08.9.4 10:52 PM (121.161.xxx.44)

    기도합니다...

  • 5. 무어라해야할지
    '08.9.4 10:53 PM (59.7.xxx.90)

    목구멍이 꽉막히고 그저 눈물만 나는데...
    오늘 아파트 알뜰장에 중국식호떡을 팔길래 아이 하나 사주려고 보니 500원이다.
    하나 드는데, 티슈 두장을 겹쳐서 얼른 싸준다. 뜨겁다고 하는거 같다.
    장사하는 부부가 둘다 수화로 애길한다. 기계들이 죄다 새건거 보니 이제 시작했나부다.
    하나만 사기가 미안해서 6개 천원하는 국화빵을 샀더니, 하나 더 넣어준다.
    목이 뜨거워지고, 내가 다 안타깝다. 오늘 얼마나 팔릴까.
    남편 사업에 지장있을까 9월 위기설을 걱정하던 내 모습이 미안해진다.
    난 참 돈 좋아하고, 명품도 좀 사고 뭐 그런 그냥 속물 아줌만데, 내가 뭘 할수 있을까.
    속상하고 복잡하고 오늘 하루 이래저래 눈물만 난다.

  • 6. ㅠ.ㅠ
    '08.9.4 10:56 PM (211.108.xxx.50)

    아래 글을 읽고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는데... 이를 어째요...
    이미 들어서신 길을 돌아오실 분들이 아니니, 그져 건강 상하지 않고
    무사히 마치시기를 바랄 뿐 입니다.
    저도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미약한 기도나마 그 분들에게 힘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하겠습니다.

  • 7. 아,,,
    '08.9.4 10:57 PM (58.120.xxx.75)

    우리 모두의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바랍니다...
    저도 기도드립니다.

  • 8. 아직
    '08.9.4 11:23 PM (218.238.xxx.161)

    낮에는 따끔하도록 뜨겁습니다.
    이 무슨......
    진정 낮은 자세로 임할 사람들이 누군데......

  • 9. 눈물과 땀으로
    '08.9.4 11:32 PM (118.37.xxx.93)

    저 철면피들이 좀 녹을까요?
    근데 그러다 건강 잃으심 어케요?
    질긴 놈이 이긴다..그러셧엇잖아요.
    너무 무리하심 긴 싸움...어케 하시려구...제발 간절함이 모여서 뭉쳐서 몸 상하지 마시기만을 빕니다.

  • 10. 제발...
    '08.9.4 11:43 PM (222.96.xxx.227)

    하느님, 부처님...이분들을 지켜주세요...

  • 11. 우짜노
    '08.9.4 11:46 PM (125.182.xxx.166)

    우짜던동 단디하세요

  • 12. 우짜노
    '08.9.4 11:47 PM (125.182.xxx.166)

    우짜던동 단디하시고 신부님과 스님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을겁니다 꼭!

  • 13. 신부님
    '08.9.4 11:52 PM (122.43.xxx.129)

    ㅠㅠㅠㅠ

    숙제 더 열심히 하고
    서명운동 더 열심히 하고 지역집회 더 열심히 나가고
    또 뭐가 있을까요....
    애딸린 아줌마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 14. 에휴
    '08.9.5 12:03 AM (211.195.xxx.221)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무어라해야할지님 혹시 신림동 사시나요?
    고시촌에 토요일마다 오시는 분들 같은데...
    저도 지난 겨울 신림동 있으면서 중국호떡이랑 국화빵 많이 사먹었거든요.

  • 15. .
    '08.9.5 12:39 AM (116.36.xxx.232)

    ㅠㅠ

    ㅠㅠ

    ㅠㅠ

  • 16. ㅠㅠㅠ
    '08.9.5 1:32 AM (121.131.xxx.127)

    기도드리겠습니다.....

  • 17. 제발..
    '08.9.5 1:43 AM (121.128.xxx.85)

    제발 우리 이 두분을 지켜주세요. 하나님..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제발 이 두분을 지켜주세요.

  • 18. ,,
    '08.9.5 1:53 AM (124.63.xxx.79)

    호인수 신부님이 쓰셨군요. 저 존함 참 오랫만에 발견했네요.
    수십 일씩 단식하시는 분들도 있고, KTX 노동자들은 40m 상공으로 올라가 죽음을 무릅쓰고
    왜 이리 죽음을 무릅쓰는 분들이 여기저기 많은지.....

  • 19. 마눌아
    '08.9.5 1:54 AM (118.176.xxx.229)

    속상합니다 ㅠ.ㅠ

  • 20. phua
    '08.9.5 10:02 AM (218.52.xxx.102)

    신부님 !! 지송혀요,
    제가 좋아 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가 상영을 시작해서
    회원들 부추켜서 간다고 댓글 남겼네요, 죄송해요
    그 영화 안 본다구 죽는 것도 아닌데,,, 죄송해요
    목숨 걸고 나서시는데, 그것두 두 분이나,죄송해요,

  • 21. 호수풍경
    '08.9.5 10:19 AM (122.43.xxx.6)

    에혀~~~~~
    문심님 저러시면 안되는데 ㅜ.ㅜ
    왜 쥐새퀴 때매 그러세여~~~
    그런다고 그새퀴가 들어 처먹는것도 아닌데...
    그럴 가치도 없잖아여 ㅡ.ㅡ
    호심님이 문심님이랑 친하시구나...
    그래서 촛불시위에 고강동 성당분들도 왔었구나...
    에혀~~~~~~~~~~~~~~~~
    문심님 심정이 너무도 이해가 되여...
    기도 할께요...
    빡세게 ㅡ.ㅡ

  • 22. 칼라
    '08.9.5 11:36 AM (210.0.xxx.242)

    두분이 무사히 마치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늘에 계신 분께 두분의 기도와 염원 그리고 우리의 간절한 소원이 전해져서 우리나라에게 평안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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