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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흐리니 커피 마시며 주절주절

이제 나이먹어 조회수 : 613
작성일 : 2007-10-08 13:33:45
이제 며느리를 볼 나이의 아줌마 입니다
더이상 남편에게 바라지도 않고 요구도 않고
결혼 30년 가까이 이제 무덤덤히 삽니다
아무것고 없는
우리 친정엄마 말씀에
방안에서 막대기 휘둘러도 하나도 걸리지 않을 집에 시집와서
시동생 시누 출가 시키고
그 시누 다시 이혼하고 시아버지 뒷수발 18년 시어머니 안계셨죠
그나마 나았을까요?

처음 결혼초에 익숙지 않은 제사 명절음식 하고나면
나보다 먼저 아파서 들어눕는 남편....
내가 기분이 않좋으면 먼저 뚱하니 말안하는 남편
그거 싫어서 애교 떨고 분위기 맞춰주고 그리 살았는데
이제는 그것도 싫증이 났습니다
지금은 제가 더 뚱하고 지냅니다

남자 나이 많아지면 여성호르몬이 많아진다더니
요즘은 남편이 나하고 더 말할려고 하는 눈치입니다
언제인가는 저에게 말하더군요
결혼전에는 말도 잘하고 나비처럼 팔랑거리던 사람인데 요즘은 늙었는지 달라졌다고
지동생에게 하는말입니다
제가 안듣는줄 알았겠죠
그소리 듣고 혼자 한마디 합니다
인간아 니가 이렇게 만들었거든....

저는 항상 남편보고 말합니다
나보다 먼저 죽으라고
돈번다고 바쁘고 피곤해서
아이들하고 별로 놀아준적도 없는 사랍입니다
밥먹여놓으면 쇼파에 딱 붙어서 물도 떠다줘야 하는사람
아들 친한 친구 이름도 하나 모르는 남자
나 죽으면 어느 아들이 당신보러 와주겠냐고
애들이 뭘 좋아하는지 ㅉ ㅉ

이제 생각하며 글써보니 불쌍한 인간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ㅎㅎㅎ
아직 젊으신 새댁분이 많으시던데
그 글들 읽다보니 제 푸념도 쓰고 싶어졌습니다 ㅎㅎㅎ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시지 마시고
둥글둥글 사시는것도 괜찮은것 같고

요즘 제 집에 놀러 오는 새댁들 보면 제가 하는 이야기입니다
대충 한눈 감고 걍 살어
새로 얻어서 다시 길들일려면 힘드니
그냥 쫌더 길들인다고 생각하고 살어 ㅎㅎㅎ
다들 커피 한잔 하시죠 ^^
IP : 211.202.xxx.23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7.10.8 1:47 PM (121.146.xxx.33)

    저도 날도 침침해서 커피 한잔 했습니다.^^
    내 아들이 청년들이 되어 가다 보니...
    밉고 마음에 안드는 남편도 내 아들 보듯 하니 불쌍한 생각도 들면서
    그러려니 하는 자비심이 드는건 세월의 힘일까요?^^

  • 2. 저는
    '07.10.8 2:12 PM (155.230.xxx.43)

    30대 후반 아줌마입니다. 오늘따라 남편때문에 속상한 글들이 있네요. 딱히 뭐라 해결할수 있는 문제도 아닌것 같구..
    원글 말씀처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둥글둥글하게 살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돌아버릴것 같구..앞날이 안보이니까요.

    이제 겨우 결혼10년에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정말 엄청 포기하고.. 포기하고.. 또 포기하고..
    그러다보니.. 그냥 살게 되더라구요.

  • 3. ...
    '07.10.8 3:57 PM (128.120.xxx.15)

    글을 읽으며..
    그냥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어느 면으로 보든,
    사람의 행복지수는 비슷하지 않을까요?
    같은 동네라면,
    언니처럼 따르고싶은 느낌이예요.
    다시금 나의 부부생활을 돌이켜보게되는 글 입니다..
    더욱 행복하세요~~

  • 4. 공감
    '07.10.8 4:57 PM (221.163.xxx.47)

    가끔 닭살 부부 이야기를 보면
    과연 사실일까?하는 의문이 들고
    왠지 82가 멀게 느껴지곤 했었는데
    이런 진솔한 글은 많은 도움이 되네요

    사람 사는 것 다 거기서 거기인가 봐요.
    오히려 이런 글에 용기를 얻고, 그냥 감사하다는 말이 나오네요.

  • 5. 바람부는날
    '07.10.8 6:15 PM (121.139.xxx.12)

    내가 기분이 않좋으면 먼저 뚱하니 말안하는 남편...
    후~(깊은 숨을 쉬구요), 제 남편도 그럽니다.
    자기 기분 않좋아도 침묵, 내기분 않좋아도 침묵,
    자기가 잘못해도 침묵..... 이런거 너무 이기적이라 생각되어요.
    혼자사는 사람이면 이해받을 수 있어도 가족원이 이러면 너무 미워요.
    말하는 사람만 계속하고, 바보되고, 지치고...
    저도 언젠가는 내가 아주 입 꽉 다물날 올거라고 가끔 협박합니다.

    해 저물면서 바람이 쌀쌀하네요.
    오늘 남편은 외식이고 아이들과 저만 따뜻한 시금치된장국으로 밥먹으려구요..
    이렇게 스산한 날은 가족들 둘러 앉아 오손도손
    따뜻한 찌개라도 먹으면 좋으련만...
    세상 사는게 그렇게 녹녹치 않아서 그게 잘 안되는 걸까요?
    이제 따뜻한 커피한잔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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