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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운동모임에 지극히 열심인 아빠

모임 조회수 : 543
작성일 : 2007-08-31 14:20:53
친정부모님 얘기인데..
저희 아버지는 아파트 단지 테니스모임의 골수 회원입니다.
회장도 하셨고, 지금은 고문으로 불리지요.

테니스를 치신 지는 20년도 넘었습니다.

문제는..운동만 하시는게 아니라 그 애프터 모임에도 적극적인겁니다.

보통 오후 5시에 퇴근하시면 간단하게 요기하시고 컴퓨터 바둑 두신다음에..

저녁 6시장에 테니스장에 가십니다. 테니스만 치시면 8시에 귀가..

그러나 일주일에 최소 3-4회는 모임에서 저녁식사를 하시고 그 중에 대부분은 술자리+노래방까지 이어집니다.

노래방은 동네니까..노래만 부르는거죠. 그런 모임이 있으면 귀가시간이 밤 11시입니다.

저희엄마는 아주 학을 떼십니다..

아빠 기다리느라 매번 저녁식사시간은 빨라야 8시반..밤 9시인경우가 태반이죠.

그것도 저녁 8시까지 기다리다가..저녁먹고 간다는 짤막한 전화를 받고 허탈해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제가 친정 가까이 살고..또 결혼전에도 쭉 그런 모습이었기에 잘 압니다.

문제는 여러가지인데..

일단 테니스모임의 회원들의 학력과 사회적 지위가 저희 아빠보다 좀 높아요. 아빠는 그래서 그 모임에 더욱 적극적이신거 같고..신문을 보면 열심히 기사내용이나 통계수치를 암기하십니다. 모임에서 얘기하고 싶어서...

전..제가 나가는 동호회 모임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좀 비웃을거 같네요. 예전에 그런 후배가 있었거든요. 모임에 나오는 다른 회원들에 비해 학교레벨이 좀 낮았는데..엄청 적극적으로 자기가 모임을 리드하려고 하고..사소한 회원동정에도 엄청 관심이 많고..

아빠가 모임에 나가서 열심히 말을 할때..다른 아저씨들이 고개를 끄덕끄덕 들어는 주지만 속으로는 비웃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예전에 어떤 아저씨가 아빠보고 그랬답니다..아빠가 저에게 들려준 말씀인데.."xx님은 어떻게 그렇게 통계자료를 잘 아시냐고.." 아빤 그게 자랑스러우신 모양인데..전 그 어떤 아저씨가 얼마나 심심하면 그러나..그렇게 조롱했을 것 같네요.

또 동호회 모임에 회장이나 고문..이런거 다들 하고싶어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저희 아빠는 그런 자리를..맡으십니다. 그리고..무슨 동네 테니스회원 모임에 운영위원회가 달마다 열립니다. 그때마다..무슨 회의하듯 옷 차려입고 나가시고..

예전에..눈 많이 오면, 혼자나가서 열심히 눈을 치우거나, 아니면 회원들에게 일일이 핸드폰으로 호출해서 눈을 치우라고도 하고..

울엄마 소원은..저녁일찍먹고 함께 동네 산책코스에서 산책하는 겁니다. 산책로가 정말 잘되어있고..많은 가족들이 나와서 운동을 하죠.

그게..저희엄마 평생 소원입니다.

일주일에 최소한 1번 이상은 그 모임때문에 엄마가 거의...이성을 잃을 지경입니다. 많이 다투시기도 하고..

아빠가 구입하는 의상의 대부분은 테니스 운동복입니다. 회원들에게 멋져보이고 싶어서..

예전에는 엄마랑 마트에 갔는데..테니스 회원 아주머니들만 태워주고 자리없다고 엄마는 마트에서 걸어온 적도 있어요. 가까운 거리였지만..

그리고 테니스 모임에서 만난..은행 지점장이었다는 할아버지와 친해져서..주말마다 같이 점심먹고..심지어 같이 영화를 보러가기도 했습니다.

엄마와 영화보기로 선약이 되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혼자보고..아빠는 그 할아버지랑 나란히 함께보고..

엄마가 좀 사람을 질리게하는 건 있어요..농담도 못받아주고 바가지도 긁고..

그러나..이젠 아빠도 엄마와 더 시간을 보내야하지 않을런지..

남들이 보기엔 사소한 문제지만, 저희엄마는 이게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이유네요.
IP : 124.49.xxx.15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같이
    '07.8.31 2:24 PM (211.176.xxx.104)

    테니스 치시면 어떨까요.
    그 방법밖엔 없을거 같아요.
    적극적인 자세로 테니스 치시고 배우고 모임 따라다니시고..
    실제로 제가 다니는 운동 모임에선 그런 아줌마가 두명쯤 계시답니다.
    운동 과부로 사시다가.. 이제 같이 하시니 항상 즐겁지요.

    그런데 저희 동네도 단지에 테니스 코트 있고.. 마트 가까운데.. ^^ 그런 동네가 많은가보네요..

  • 2. 원글
    '07.8.31 2:31 PM (124.49.xxx.154)

    아빤..엄마가 테니스를 배우겠다고 했더니..60이 넘었는데 무슨 테니스를 배우냐고 핀잔주셨습니다. 엄마는..만약 정말로 엄마가 테니스장에 나가면 아빤 안나갈거라고 믿고 계세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40대에 운동 과하게 하셨다가 병이나서..2달간 쭉 누워계신적 있구요..10년 전에도 경추에 이상이 생겨 수술했었고..얼마전에는 담석즉으로 쓸개를 제거했는데..테니스 모임에서 개고기를 여러번 드시고 그때마다 설사를 엄청 하셨어요.

  • 3. 먼저..
    '07.8.31 2:32 PM (211.176.xxx.104)

    아빠와 나가는 시간을 달리해서 주부들 많은 시간대에 나가서 배우라고 하세요.
    제가 같이 운동하는 데 아줌마도 60이 넘으셨어요. 할아버지가 하시는데로 다 따라다닐뿐아니라..주부시간대를 공략해 아줌마들 밥 몇번 사주고 왕언니로 군림하셨고..
    사소하게 양말 한짝씩 돌리고 아줌마 특유의 푸근함으로 언니 너무 좋아요. 소리를 듣게 하시더군요.. 사실 30대 초반 아줌마들이 60넘은 아줌마에게 언니. 하기 어렵죠.
    그래도 그렇게 해드릴정도로 멋지게 나오시더군요. 돈이 많이 드니까 사실은 음식은 집에서 해오셨어요. 늘 고구마 쪄오시고 등등..

    그러면서 멋진 아줌마로 자리잡고 언니 소리 들으니 상대적으로 '오빠'가 된 그 할아버지들은 조금 멀쭘해 하면서도 아줌마의 새로운 매력을 알아가시는것 같더군요..
    같이 옷 사서 입으시며 생각보다 편리한 부부동시 취미생활하기라고 생각하시는것 같았어요.

    꽉막힌 아줌마일뿐. 이라는 아빠의 생각을 바꾸시도록 옆에서 일단 원글님이 많이 도와주세요.
    참..시작은 헬쓰로 하시더군요... 일단 자신감을 가지고 코트로 나가게끔요..

  • 4. 부부
    '07.8.31 2:45 PM (121.146.xxx.135)

    전 원글님 어머님 심정을 이해 하겠어요.
    그래도 테니스동호회는 좀 낫지 싶습니다.
    어쩌면 같이 할수도 있고...
    제남편은 오십초반인데 초등동창회를 원글님 아버님 열성만큼 하는데 제가 스트레스 만땅입니다. 그 나이대는 자녀들 결혼을 슬슬 하기 시작하니 주말마다 가게 되더군요.
    회장이랍시고 빠지면 안된다 하면서...부부동반을 아무도 안하기때문에 같이 갈수 없다더군요.
    보면 목욕재계하고 이발하고 양복 짝 빼입고 나가서 들어올때 보면 혼자 기분에 취해서...
    여자동창들 일일이 집까지 태워주고....평소는 잊고 살다가 동창회나가는것 보면 기분 아주아주 나쁩니다.장거리를 여자동창과 나란히 앉아 다녀오는걸 제 눈으로 보면 아무리 좋게
    볼래도 안보입디다.

  • 5. 엄마
    '07.8.31 5:26 PM (222.99.xxx.129)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우리나라 아파트단지 테니스회 중간에 아무나 어울리기 굉장히 힘들어요.
    테니스를 아주 잘 치거나 성격이 탁 트이고 돈 풀 작정하고 어울리면 모를까.
    아빠 애쓰시는 거 안타깝고 씁쓸하네요.
    잘 못치는 사람 얼마나 구박하는지 , 안치고 말지요.
    그리고 일 때문에 한동안 못나가기도 하고 운동하고 싶을 때 한 번씩 나가서 치면 좋은데(회비는 꾸준히 내도), 분위기상 쉽지않아요.
    원글님 글에서처럼 운동보다도 2,3차 모임과 사교 목적이 더 중요시 되기도 하구요.

  • 6. 에효...
    '07.8.31 10:19 PM (121.136.xxx.227)

    님의 어머님.... 여기도 있습니다, 저요...
    우리 부부 부부싸움의 90퍼센트가 이 테니스 때문이에요.
    라켓도 가끔씩 바꿔줘야 한다고 하고...
    여벌로 2개는 더 갖고 다니고...
    제가 하도 바가지를 긁으니까 집에 있는 라켓들을 다 부러뜨리고
    한달 테니스를 안하더군요.
    저는 라켓 부러지는 거 보면서 눈이 맑아지는 느낌, 개안하는 느낌을 얻었고
    남편 테니스 안치는 그 한달, 너무도 행복했답니다.

    테니스 때문에 우리 남편 사람 구실도 제대로 못해요.
    대학 동창 모임도 그 모임에서 테니스를 쳐야지 나갑니다.
    테니스에서 여행가는 거 회사에 거짓말해가면서 참석합니다.
    누가 돌아가셨다는 거짓말을 잘도 하더군요.

    장모 환갑날도 테니스 친다고 점심만 먹고 얼른 가버렸습니다.
    제가 완전 한이 맺혔어요.
    군대 고참이 저희집에 와서 하룻밤 자고 간 적이 있었어요.
    신혼 때인데.... 우리 남편 테니스 친다고 그 고참 놔두고 가버렸어요.
    그 고참이랑 둘이 집에 있으려니 어찌나 민망하고 미안하든지...
    애가 낳고 조리원에 있을 때도 테니스 때문에 얼굴만 살짝 비추고 내빼기 바빴고요.

    아이고 쓰다보니 밤새겠습니다....

    테니스라는 운동이 그런건가봐요.
    저는 테니스의 ㅌ 자만 봐도 밥상을 엎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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