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 전형적인 부산 싸나이로 무뚝뚝하고 잔정없고, 때로는 정 떨어질 만큼 쌀쌀맞게 굴어 별로 자랑할만한 거리가 없었는데, 오늘 갑자기 큰 감동을 주네요.
요근래 몇 번 단기로 중국 출장을 다녀왔었어요. 며칠 후에 또 출장이 잡혀있구요.
오늘 갑자기 면세점을 가자고 하더군요. 면세점 가봐야 근사한 브랜드는 넘볼 엄두도 못낼 형편인데 왠 면세점 타령인가 했지만 그냥 군말 않고 따라나섰죠.
그냥 휴일인데 심심하니까 구경이나 하려는 생각인줄 알았는데 면세점 들어가더니 200~300불 사이로 사고 싶은 걸 고르라는 겁니다.
알고 보니 이 남자, 그동안 달러로 출장비 나왔던 걸 모아 뒀다가 그걸로 제가 원하는 걸 사주겠다는 거였어요.
마음 씀씀이만으로도 너무 고마웠기에, 간이 콩알만한 저는 감히 비싼 거는 살 수 없었고...그래도 평소보다는 많이 과용하여 140불 정도의 물품을 샀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감동이었는데...돌아오는 길에 처남-며칠 후에 첫 해외여행을 떠나게 될 제 남동생- 주라며 200불을 떡하니 내놓는 겁니다. (아마도 제가 save한 금액이 좀 더 추가 됐겠죠? ^^ )
평소 명절에도 처남 용돈을 잘 챙기는 사람이어서 혹시...하고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큰 턱 쓸 줄은 예상 못했네요.
자기와 관련된 것에는-옷, 구두, 이발비 등..- 어찌나 돈을 안 쓰려고 하는지 짜증이 날 지경인데 이렇게 깊은 속이 있는 줄 미처 몰랐던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우리 무뚝뚝, 까칠이 남편...오늘 제게 너무 큰 감동을 주네요.
여보~ 고마워요. 그리고 앞으로 짜증, 잔소리 줄이도록 노력할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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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남편 자랑 조금만 할께요.
^^ 조회수 : 1,488
작성일 : 2007-07-17 17:55:07
IP : 121.254.xxx.12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志祐
'07.7.17 6:12 PM (59.23.xxx.74)역시.. 저도 경상도 남자 호감이요 ^^
가부장적인 것이 좀 있어서 그렇지 친구들 중에 맘씀씀이 깊은 건 경상도친구들이더라구요 ^^2. ...
'07.7.17 6:13 PM (81.250.xxx.159)멋지시네요..그걸 알아주시는 부인의 마음 씀씀이도 좋아보이네요..저희 남편은 프로그램 오류상 그런것들은 거부하는 하드를 가지고 있는지라 기대도 안합니다.잘해주세요~~ (근데 140불로 뭘 사셨어요?ㅋ)
3. ..
'07.7.17 9:16 PM (124.50.xxx.144)원글님 부럽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나도 친구들 중에 신랑감을 골라 볼껏을.....(부산이 고향임)
지금 후회해 봐야 소용도 없는데...에구에구.....4. ^^
'07.7.18 6:31 AM (125.187.xxx.61)원글님 얘길 읽으니 제 얘기같네요..^^
저희 남편두 경상돈데(대구) 무뚝뚝하고 재미없는게 흠이라면 흠일까...
(또 잼있음 바람핀다는 말 로 위안삼으며 삽니다만..^^)
자기 입을것, 쓸것은 엄청 아까워하고, 항상 제꺼부터 챙겨주는 마음씨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삽니다..
어디가면 저만한 사람 있을까 싶어...
잘해야지...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잔소리는 어쩔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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