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피곤한 그녀

고민녀 조회수 : 1,652
작성일 : 2006-08-21 12:04:33
조그만 모임에서 알고 지내는 이가 있어요
모임에 들어가게 된 시기가 비슷해서 친하게 됐구요, 그 모임에서만 얼굴 볼 뿐  따로 만나거나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에요
한 가지 주제로 만나는 모임인 만큼 그 한 가지 말고는 나이나 직업이나 사는 환경등이 다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이여서 나이는 저보다 서너살 이상 어리지만 나란히 앉아서 강의 듣거나 티타임 때 서로 챙기는 식으로 잘 지내왔어요
서로 이해 관계가 얽히지 않은 사이니까 서로 진짜 성격을 알 일은 별로 없었지만, 얘기 중간 중간 잠깐씩 비치는 거 보면 요즘 애들 말로 성격이 조금 까칠한 면이 있는 거 같더군요
무슨 얘기하면 순간 순간 비꼬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꽤 있는데, 그냥 제가 알고도 모른 척 했어요
사실 크게 어울릴 마음이 없으니까 그냥 모른 척 넘어가 준 거죠  그냥 일주일에 한 두번 보는 사이에 불과한데 적당한 거리만 유지하자 생각하고요

근데, 이 친구가 얼마 전 결혼을 하고부터는 뭐든지 저랑 비교를 하기 시작해서 정말 피곤합니다
일단 저는 결혼을 좀 편안하게 한 케이스에요  사회적으로 이름 있으신 분들은 아니지만 인격적으로 편안하고 푸근하신 시부모님 만나 이해와 배려를 받는 편이고요, 남편은 온유한 성품에 저 엄청 배려하고 챙겨줘요  서글 서글 성격 좋은 건 한 두번 얘기 나눠 본 사람들은 다 알 정도로 좋은 사람입니다 (남편 자랑하자는 건 아니고요 ^^;;)
거기다 월급도 또래에 비래 많은 편이고, 결혼 할 때 시댁에서 집을 사주셔서 경제적으로도 많이 안정돼 있죠  저도 직장 생활하고요
이 모든 사실을 그 친구가 알게 되면서, 자기 결혼 생활과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상하게 저에게 스트레스를 주네요
제가 하고 싶어 한 얘기도 아니고, 쉬는 시간이나 이런 때 자기가 조근 조근 물어봐서 살짝, 간단하게만 대답을 한 건데,  그녀는 주로 묻는 편이요, 저는 대답하는 편이다보니 대략 저 사는 모습 알게 된 거죠
평소에 제 가방이나 신발, 핸드폰 같은 것에 관심 많고, 예쁘단 얘긴 안하면서 얼마 줬냐고는 물어 봅니다
저도 나이가 있다보니 눈치가 있어 깊이 사귈 아이는 아니다 싶어 어느 정도 거리감을 항상 유지는 했어요

그러던 그녀가 한 한 달 전부터 시댁과의 마찰, 남편과의 불화 등으로 힘들어 하더군요
연애기간이 짧은 편이었는데, 결혼 생활 3개월 정도 되다보니 여기 저기서 일이 자꾸 불거지나 보더라구요  주변에 결혼한 친구도 별로 없고, 있더라고 자존심 상해 얘기 못한다며 저를 붙잡고 하소연을 했어요   시어머니의 어이없는 요구와 짜증, 그로 인한 남편과의 말다툼 등등...
처음엔 좀 막연하게 하던 얘기가 나중엔 구체적으로 변해 시댁이나 남편이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부터 남편이 자기보다 나이도 많으면서 해놓은 것도 없고, 자기보다 공부도 짧다는 얘기까지 하더군요
좀 부담스러웠지만 일반적인 내용으로 어드바이스 해 줬어요
그래도 제가 나이도 더 있고, 결혼 생활도 몇 년 했으니까요
결혼 물리고 싶다, 이혼하고 싶다는 말까지 나오길래 나중엔 정말 진심으로 그녀를 걱정했습니다
요즘엔 결혼 초에 잘못되는 커플들이 워낙 많다고 해서요

그런던 그녀를 지난 주말 만났습니다
등장부터 산뜻한 표정이더니, 그동안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신랑이랑 장 본 얘기, 음식 해 먹은 얘기 등등을 늘어놓더군요
지난 주에 눈물 흘리며 이혼 얘기까지 하더니........
나중에 차 한 잔 하면서 물어봤죠  남편이랑은 화해 잘 했냐고요
그랬더니 부부 사이에 그런게 뭐 필요하냐며 시부모님 때문에 그렇지 자기들은 아무 문제 없대요
저도 속으로 황당했어요  그녀가 신랑이랑 화해한게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저 좀 검방진 말인지 몰라도 극단적인 말 쉽게, 우습게 하는 사람들 싫어해요
정말 이혼이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놨을 때는 본인은 얼마나 마음 상하고, 고민했을까.... 저 진심으로 염려 했었어요
초반엔 평상시랑 비슷했는데, 나중엔 저랑은 얘기도 잘 안하고 다른 사람들이랑만 이야기 하고, 어울리고.... 제가 오바인지는 몰라도 왠지 저를 경계하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동안 이 얘기, 저 얘기 거침없이 했던 것이 챙피해선지, 민망해선지.......
사실 전 그녀랑 앞으로 좀 멀어져도 큰 상관은 없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손을 붙잡고 눈물 짓던 그녀가 왜 갑자기 저를 좀 뜨아해 하는지 궁금하네요
막연히 그 마음이 짐작은 되지만 제가 오버내지는 오해하는 거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개운한 기분은 아니에요  모임의 다른 이들에게 제 얘기를 좋게 할 거 같지도 않아 신경도 쓰이고요 (그녀가 저보다 아는 사람이 더 많아요  전 좀 거리를 두는 편이라...)

당장 이번 주부터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그냥 일상적으로??  같이 차 마시고, 얘기하고?  아니면 제 쪽에서 거리를 좀 둘까요?
평소와 다른 자리에 앉는다든가, 티 타임 때 핸드폰 통화를 나가서 한다든가?
몇 번 그러다보면 자연히 멀어지려나요?
전 친구들도 다 저랑 비슷한 성격에 사는 거나 생각하는 거나 비슷해서 이런 경우를 당한 적이 별로 없어요  주변 인물 때문에 이런 고민까지 하는 제가 너무 이상하고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IP : 59.13.xxx.15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8.21 12:13 PM (211.172.xxx.206)

    무조건 피하심이!
    그러나 노골적이지 않게요~
    왠지 보더라인냄새가 풀풀...

  • 2. 잠오나공주
    '06.8.21 12:32 PM (222.111.xxx.229)

    보더라인이 모예요??

  • 3. 경험자..
    '06.8.21 12:33 PM (61.74.xxx.59)

    그녀'와 같은 사람저도 참 싫더군요..경쟁심이나 시기심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걸 저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람은 참..별로다 싶어요..
    그런 사람일수록 원글님은 더 쿨하게 대하셔야 할것 같아요.
    어젠 이혼하겠다 했다가도 오늘은 남편이랑 방실거리며 나타나더라도,
    뭐 저 사람은 저런 가보다..하는 식으로..특별히 걱정한다거나 맘에 두지도 마시구요.
    그녀도 원글님이 자신을 마땅찮게 생각한다는 걸 느낄수 있거든요.
    너무 극단적인 사람은 싫어한다는 것도 내색하지 마시구요..
    그리고 여자들 좀 친했다가 멀어지면 꼭
    그 상대방이 자기 얘기 나쁘게 할까봐 걱정하는 분들 많던데
    꼭 그래야 하나요?? 자기 이미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터무니없는 비방은 자기를 위해서라도 안 할 겁니다.

  • 4. ...
    '06.8.21 12:37 PM (128.243.xxx.42)

    border line

  • 5. 그냥
    '06.8.21 12:43 PM (124.54.xxx.30)

    불쌍하다 생각하세요.

    원글님께
    샘도 나고 ..의지하구도 싶기도 하다가
    자기문제 돌아보니 자존심도 상하고
    그렇다고 여전히 부러워하는 것 티내고 싶진 않고
    같이 친하게 지내자니 머 그렇게 자기에게 다 털어놓는 사람같진 않고(원글님이 ...그녀가 한 것처럼)
    자기 힘든 얘기 다 알고 있는데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괜히 그랬나 싶기도하고
    그런 저런 감정 쌓여..
    그녀도 아..너무 한 사람하고만 지내지 말아야 겠다.. 나름대로 생각한 걸 수도 있어요..

    또 사실 원글님은 평안하게 사셔서 잘 모르시겠지만
    이혼 입에 달고 살다 또 180도 바뀌어서 닭살되었다 하는 사람 많습니다.

    별 의미 두지 마삼. 그냥 님도 님 수준에 맞게 행동하심 될 거 같은 ..
    이미 거리 두고 지낼 생각하셨다면서요.
    각자 사는 방법이 다 다르거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7486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 요즘 어떠신가요? 3 2006년 2006/08/21 1,060
317485 넘 다른 친정아버지와 시아버지... 1 ..... 2006/08/21 1,086
317484 학벌에 대해서.. 18 어른들 시각.. 2006/08/21 2,641
317483 옥션에서 포인트 모아서 1만점이상 이머니로 전화할때요 1 히까리 2006/08/21 156
317482 청국장 가루 3 궁금한이 2006/08/21 454
317481 연말 소득공제에서 친정부모 포함 질문요 2 질문 2006/08/21 314
317480 태백, 영월 사시는 분 장단점 알려주세요. 4 이사 2006/08/21 278
317479 옮기려면 어디루 2 냉장고 2006/08/21 327
317478 철제 단조 시공하는곳 아세요? 1 인테리어 2006/08/21 232
317477 아이들 치과치료시 수면치료라는것이 있다는데... 5 치과 2006/08/21 414
317476 대구에 사시는분 들께 3 걱정맘 2006/08/21 453
317475 남편 토익 공부 시키는 방법? 3 토익 2006/08/21 407
317474 6세 남자아이, 안데르센가구 어떨까요? 4 가구고민 2006/08/21 1,084
317473 미국인 선교사의 무료 영어회화 9 궁금이 2006/08/21 1,234
317472 후드 고칠려면 누구를 불러야 하나요?(급합니다) 5 후드 2006/08/21 341
317471 친구관계 2 조언 2006/08/21 769
317470 아이 시력이요.. 3 참이 2006/08/21 371
317469 한국 여자는 다 미워? 5 ^^;; 2006/08/21 1,526
317468 (급)정자동에 팥빙수,파스타 맛집 좀 알려주세용 4 정자동 2006/08/21 436
317467 일층 놀이방 vs 차로 10분 어린이집 3 어디가나을까.. 2006/08/21 525
317466 덮어씌운 어금니 어떻게.. 9 치과 2006/08/21 863
317465 돌전후 아이 이유식 팁 좀 알려주세요!! 3 육아 2006/08/21 242
317464 애버랜드가 나을까요 캐러비안베이가 나을까요? 4 궁금 2006/08/21 677
317463 귀가시간 들쭉날쭉한 남편 식사준비는 어떻게 하시나요? 1 식성 2006/08/21 510
317462 피곤한 그녀 5 고민녀 2006/08/21 1,652
317461 혹시 바나나 싸게 파는 곳 보신 분들이요!!! 5 ^^;; 2006/08/21 729
317460 코스트코 미국산 삼겹살을 먹고.... 6 2006/08/21 2,648
317459 분당에 점 잘보는집 아시는분. 2 음.... 2006/08/21 661
317458 아가 두유나 생우유는 언제부터 먹이나요? 1 두유 2006/08/21 544
317457 식성이 완전히 다른 남편이랑 사시는분 계세요? 7 내가 미쵸 2006/08/21 1,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