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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생들이...

맏딸 조회수 : 1,502
작성일 : 2005-02-24 21:32:57
저희 친정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저희 친정은 별 걱정이 없는 편 이었어요...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저랑 동생들도 괜찮은 대학 졸업했구요.
그런데
제가 26세때 남동생은 22세였네요...동생은 대학 3학년에 다니고 있었는데...그전부터 말수도 없고 조용한 애였는데 가끔 이상한 말을 하긴 했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어느날 보니 이상해진거에요...
말로만 듣던 정신분열...환청이 들려서 너무너무 괴로운듯 하더라구요...그래도 병원에 2달정도입원하고 약 계속 먹고 해서..대학은 졸업했죠..어쨋든 전 그때 너무 충격받아서...그냥 결혼해 버렸죠..
사실은 저혼자라도 편하게 살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일수도 있고...
그래도 뭐 몇년간은 조용했습니다...남동생은 약을 계속 먹으니 일상생활은 가능했거든요..공부도 하고 쇼핑도 하고 야구구경도 가고..친구들도 가끔 만나고...
저 애 낳을때도 병원에 와서 축하 해주고...
저희 신랑은 아직 남동생이 정신분열인지 모르니까요...(겉으로는 표 안난다는 거죠..)
저도 구지 신랑한테 말 하고 싶지 않았어요..가족중에 정신질환자가 있다는 거 시댁에서 알면
괜히 말들도 많을것 같고....
그런데.....문제는...남동생 보다 한살많은 여동생이...유학 가 있었는데
저한테 전화해서 울기도 하고 힘들다고 하고...그러다가 한국에 왔는데...
착하던 아이가 히스테리를 부리더군요...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말하는것 마다 시비걸고 맨날 다른사람 탓하고 내인생이 왜 이리되었냐는둥...너때문이라는둥...그런소리 하다가...거의 외출은 안하고 방에만 쳐박혀 있고 낮에도 잠만자고....등등....
(전 결혼해서 따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여동생이 어떤상황인지 자세히는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친정에 갔는데...저보고 넌 누구냐? 하고 잡아먹을듯이 대들고...친정아버지한테도 그러고..
친정아버지랑 저...어쩔수 없이 여동생도 정신병원에 보냈습니다.
병원에 두어달 있다가 나오니...사람도 알아보고...걸음걸이가 느릿느릿 이상하고 얼굴색이 까맣게 되긴 했지만(약먹으면 그렇게 되나보더군요...)...
그럭저럭 현재는 동생 둘이서 약먹으면서...친정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현재 동생들 나이가 서른이랑 서른하나가 되었네요...
평생 저러고 약만 먹고 빈둥거리며...(할줄 아는게 공부밖에 없다고..둘다 맨날 공부합니다..)공부해서 뭐하려고..어차피 취직도 못할테도 사회생활 하기도 힘들텐데....
여동생 정신병원 갔다온것도 신랑한테 말 안했답니다...안그래도 친정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좋아하는 신랑이라...그냥 은근슬쩍 정신질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더니 아주 인간취급을 안하는듯 말하더군요...
사실 저도 두 동생이 저렇게 되기 전까지는...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동생이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저러고 있으니...가슴이 답답하고 너무 힘이 드네요.
두 동생이 어렸을적부터 비슷하긴 했거든요..공부도 잘 하고 똑똑하고 착하고...맘 여리고...
(저혼자 공부 못하고 팥쥐에 아주 심술꾸러기였었답니다...)
유전적인 영향일까요....저희 외삼촌이 예전에 정신질환으로 기도원에 들어갔다가 죽었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동생들 약은 평생 먹어야 하는걸로 알고있습니다....결혼은 못하더라도 사회생활이라도 할수 있음 좋을텐데.....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시면 쟤네들 내가 보살펴야 하나 싶기도 하고..(사실 걱정됩니다..저는 팥쥐라서...동생까지챙겨줄 맘 넓은 장녀가 못되나 봅니다)
그냥 너무나 답답한 생각이 들어 주절주절 했네요.
정신분열에 대해 잘 아시는분 계시나요?......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했는데...
동생들 저렇게 평생 사느니 그냥 일찍 죽는게 낫지않을까 하는 끔찍한 생각도 해보는 나쁜 언니,누나랍니다....--;;;;;
IP : 221.157.xxx.2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실비
    '05.2.24 9:46 PM (222.109.xxx.7)

    얼마나 힘드세요. 정신적으로 얼마나 고민스러우시고 걱정이 많으세요. 저는 님이 나쁜 언니/누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 걱정되고, 누구에게 상담하지 못하는 문제로 지금 안에 많이 쌓였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죠.

    하나도 아니고 둘인 동생들이 그렇게 아픈데 얼마나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저도 잘 모르지만, 정신질활 그것 외상이 없을뿐 아픈것이랑 꼭 같은것 아닌가요? 사람이 뭐 아프고 싶어서, 다치고 싶어서 아프고 다칩니까?

    잘 모르는 사람이 이런 의견 말씀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부모님과 함께, 두 동생분들 서로 의지하고 할수 있는 일을 찾아 보심이 어떨지... 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두 동생분 아프시면 병원비용도 만만치 않을텐데, 그리고 아무리 님께서 헌신적으로 보살펴 준다고 해도 님도 가정이 따로 있기 때문에 쉬운일이 아닙니다. 자영업이든, 노동이든, 지금부터 차차 정보수집하셔야 할것 같아요.

    저 말고 정말로 조언줄수 있는 분들이 좋은 정보 전달해주길 바라고, 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다가 님까지 마음의 병 생깁니다.

    파이팅. 실비.

  • 2. 김혜경
    '05.2.25 12:29 AM (211.215.xxx.159)

    힘내세요..여기 회원중에 정신과 선생님이 계시니까 아마도 이 글 보시면 답글 달아주실거에요.

  • 3. 힘내라는 말밖엔..
    '05.2.25 12:54 AM (221.151.xxx.144)

    가족들중에 어떤 질환이든 중증인 질환이 있으면 나머지 가족들 참 힘들죠.
    전 어머니가 그런 케이스입니다.
    워낙 어렸을때부터 그러셨기때문에 주위사람들은 그래도 저희 형제들 잘 큰거보고 대견(?)하다 그러시죠.
    그렇지만 뒤에서 수근거리는거 모르진 않습니다.
    저도 어렸을땐 그런게 유전되는거 아닐까 많이 두려웠고 제 남동생이 문제아로 잠깐동안 딴길로 갔을때엔 식구들이 다 엄마 닮아서 그런가보다고 그애한테 상처도 많이 주고 그랬었죠.
    저외에 다른동생들도 다 그런 생각을 했을겁니다.
    저희어머니는 지금은 해외여행도 다니실정도로 많이 회복이 되신 상태지만 여전히 약은 꼬박꼬박 드시고 계시죠.
    저희집은 어머니가 그랬지만 님의 집은 두 동생이 그것도 젊은 나이에 그런일이 생겼으니 정말 난감하실것같네요.
    제경험상 저희어머니 경운 사람들과 접촉을 많이 하는게 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동생들도 하다못해 봉사단체라던지 사람들을 만날수있는 그런 환경을 조성해주셨으면 합니다.
    집에서 가만히 있으면 일반 사람도 우울증걸리고 병나는데 동생들은 오죽하시겠어요.
    저도 결혼할때 참 많이 걱정했드랬습니다.
    그래도 저희어머닌 상견례도 그럭저럭 하셨고 저희형제 결혼도 시키셨어요.
    신랑만 알고있고 친정엄마, 장모가 필요할때 그 역할을 못해주는게 다른이들과 얘기할때 약간 신경쓰이긴 한가본데 그외엔 내색안하죠.
    굳이 시댁까지 동생들이어떻드라 하는 얘기 하실 필요는 없고 신랑분 성격이 그러시다니 난감하시겠네요.
    제경우완 틀려서 이만큼밖에 말씀 못드리고 저도 저희어머니 일찍 돌아가시는게 여러식구들 위해서 낫지않을까하는 생각해보기도 했답니다.
    정상적인 시어머니들도 모시기 싫어하는데 저희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시면 정말 시설같은데 모셔야할건데 그때 자식들 능력이 되면 모를까 그렇지않으면 정말 힘든 상황이 될것같거든요.
    그래서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더 오래 사시길 바라죠.
    그건 아주 지극히 인간적인 마음이예요.
    자책하시지마세요.

  • 4. 제일 힘든건
    '05.2.25 9:38 AM (210.122.xxx.177)

    제일 힘든건 동생분들일거에요.
    제 동생은 초등학생때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20년째 약을 먹고 있습니다. 정신과에서...
    양약이라는거 오래먹으면 무섭더군요.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말이아니구요.
    부끄러워서 못되게 굴었습니다.
    근데 저 아니고도 매사 철저하신 저희 아버지께서 자식이 어긋나는걸 용납하지 않으시더군요.
    동생이 청소년기이후로 많이 방황했었습니다.
    멀쩡한 대학을 가서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여지껏 휴학상태입니다.
    진작에 퇴학을 당할수도 있었겠지만 저희 아버지의 평생 공무원생활 신조가 넷 있는
    자식들 대학까지는 책임진다여서 어찌어찌 여지껏 휴학상태입니다.
    이제와서야 동생이 조금씩 이해가 됩니다.
    한때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를 쫓아가 삐리리하고 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 동생 아래로 있는 동생이 막내인데도 유난히 어른스럽습니다.
    첫째동생이 아픈것이 둘째동생이 유난히 어른스러울수밖에 없는 이유가 될수도 있겠지요.
    둘째 동생과 자주 얘기합니다.
    우리가 평생 살펴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눴구요.
    곧 결혼하는데 실랑될 사람에게 자세히는 얘기하지 못했습니다.
    오래 약을 먹고 있고, 평생 먹어야 할거라고만 얘기했죠.
    그런 동생 뒤를 평생 따라다니셨던 엄마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나마 종교가 있으셔서인지 잘 버티셨습니다.

    제일 힘들건 아픈 사람 본인일거라고 생각합니다.
    힘들때도 많으시겠지만 따뜻한 말한마디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품이 늘 그리울거에요.

  • 5. 제주위에
    '05.2.25 4:35 PM (59.11.xxx.45)

    그런 사람 몇있는데 아주 심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친구동생인데 대학다닐때 그발병해서 병원입원했다가
    군대도 못가고 그런생활(집안에 갖힌생활)
    죽 하다가 어느날 저세상으로 갔다고 합니다.

    누나의 결혼식에도 (제친구)못가고
    사람노릇도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는군요.
    제 친구는 차라리 홀가분하다는 표정인데
    남은 가족을은 지금도 생각나는지--벌써 십년이 지났음에도--
    슬퍼하는 기색입니다.

    그집안도 유전인듯 삼촌이 그러했고.

    또하나가 우리올케의 남동생인데
    거의 폐인다되었습니다.
    아버지 화병으로 앓다 돌아가시고
    엄마는 자식거두고 떠나겠노라고
    죽고싶어도 못죽는다고 이악다물고 버티십니다.

    근데 그 약물이
    오래지나면 부작용이 무섭답니다.
    발작도 많이하고 119에서 실어갈때는 짐승다루듯한다는데,
    우리 올케언니의 평생한이지 싶습니다.

    다른건 걱정없는데 친정때문에 늘 근심있는 얼굴이라 저희도 많이 신경쓰입니다.
    옆에서 보기에 정말 팔다리 하나 없는거 보다 정신을 잃는다는것 .
    정말 무섭고 주변 가족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주는 병입니다.
    님도 스스로 무책임하다고 하지 마시고
    부모님을 생각하시고
    님이 할수 있는 일 찾아 힘이 되도록 노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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