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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고견을 구합니다.

내 팔자 조회수 : 1,460
작성일 : 2005-01-09 18:00:57
전에 친정과 끊고 지내겠다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의 의견을듣고 싶어서 다시 왔어요. 하소연도 할겸요.
연말에 아버지 제사가 있었죠. 아버지란 말만 나와도 저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루어 놓으신 걸 마누라와 아들이 엄망을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죠. 제사 3일 전 제가 엄마한테 전화를 했죠? '제사에 제가 음식 하나 해 갈께요' '신경쓸 것 없다. 내가 너는 이름도 모르는 꽃으로 프로리스트 ***선생한테 15만원 짜리 꽃 맞추어 놓았다'
제삿날 아침 8시 반 부터 전화 발발. '언제 오냐?' '아이들이 와야 가지요' '왜 아직 방학을 안 하냐?' '아이들 버스타고 오라 그러고 너는 빨리 와라' - 저희 남동생네는 이혼 소속 중입니다. 이 이혼에도 엄마의 책임이 큽니다. 남동생이랑 사업한다고 올케한테 온갓 바람 다 불어 넣고는 금전적으로 전혀 도움을 안 주십니다. 예를 들어 사업한다고 사표 쓰고 둘이 돌아 다니는 중에도 엄마는 혼자 사치하지 아들에게 생활비를 전혀 안 주시죠.
2시 다 되어 친정에 갔습니다. 청소하고 상 꺼내고 대단한 꽃바구니 오고 주문한 음식이 오는데 어찌나 포장제가 많은지. 국 끓이고 제가 해 간 음식이랑 김치 준비하고 그 날 제가 엄마 많이 부려 먹었습니다.
친척들이 오시고 간단한 추도 예배 다음에 식사하고 다들 아홉시 이 전에 가셨죠. 저희 남편은 해외출장 중이라 전화만 했고요.
제가 큰 설겆이 다 해 놓고 식기세척기 돌아 가는 중에 집에 가려고 하자 드디어 엄마가 폭발하셨더군요. '너 나한테 이럴 수 없다' '엄마 식기 세척기 안에 든 그릇은 물 빠지면 찬장에 넣고 저희 가면 부엌이랑 마루 닦으세요' '아버지 제사에 이럴 수 있니?' -재재작년 제사는 저희 남동생네 이혼한다고 난리나서 제가 다 지냈고 재작년에는 올케랑 제가 지냈고 작년에는 엄마 호주 가서 안 오셔서 제가 혼자 지냈어요-엄마는 아버지 제사는 제 의무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이런 저희 엄마께서 어제 전화를 하셨어요. 남동생이랑 둘이서 식당을 내시겠대요. 집 융자를 받아서. 5,000원 짜리 김치전문점을 내신다네요. 압구정동이나 잠실 쪽에. 주방장을 두고 홀은 남동생이 카운터는 엄마가 돈은 본인이 챙기겠다는 거죠. 욧점은 남동생이 이혼을 하면 아들(엄마한테는 친손주)은 처한테 주지 않을거고 그 아이는 네가 키워라 하는 거예요. 아니 집 청소도 남편 제사도 못 하는 우리 엄마가 식당이라뇨? 제가 너무 걱정되어서 저희 남편에게 '어쩌지?'했더니 '말려야지. 말도 안 된다'그러는 거예요.
엄마랑 제 남동생은 폼생폼사라 차려도 거하게 채릴거예요. 돈 없어서 걱정하던 우리 엄마 식당 차리면 떼돈을 벌 줄 압니다. 힘든 일이라고는 아이 키운 게 다인 우리 엄마가 칠십 다 되어서 무슨 식당?  작은 아이가 2006년에 중학교 가는데 저보고 다섯살 짜리를 키우라는 군요.
친정이 망해가는게 빤히 보입니다. 잘 되면 좋지만 망하면 엄마 남동생 조카까지 다 제가 챙겨야 할텐데.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말려야 하나요? 말 들을 사람도 아니니까 모른 척 해야 하나요? 지금까지 사업한다고 그렇게 다 까먹더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요.
친정 때문에 잠이 안 오네요.
IP : 221.153.xxx.16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넙순이
    '05.1.9 6:13 PM (61.80.xxx.91)

    조카 를 님께서 키우지 못하겠다 하시면 안됩니까? 앞날에 눈에 보입니다.
    저번 글부터 쭉 보았는데 마음만 아픕니다..
    제친구도 비슷한 경우였는데 결국 시댁 식구와 연락않고 삽니다. 물론 님은 친정이지만 제친구도 시아버님이 안계시고 어머님 사치하시고 잘 놀러 다니시고 모여서 먹고 놀기 좋아하고 세부 사항은 비슷하시죠...
    조카를 절대 못키워준다 못봐준다 라고 강력하니 나가면 안될까요?

  • 2. ..........
    '05.1.9 6:17 PM (210.115.xxx.169)

    끝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말린다고 안할 분들도 아닌 것 같고,
    나중에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참 걱정스럽네요.

    우선 절대로 조카 못보아 준다고 하는 방법으로 나가시고,
    지금 부터도 끊는 것을 보여주어서 기대하지 않도록 하면 안될까요.
    물론 그렇게 해도 나중에 진짜 오갈데 없어지면 내 부몬데 모셔야하지요.

    그렇게라도 엄포를 놓아서 내 인생 책임져줄 사람 없다는 것을 알도록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 3. 이런...
    '05.1.9 6:43 PM (211.179.xxx.11)

    직접 키우지도 않을거면서 올케한테 자식을 뺏어왔단 말예요? 올케가 자식을 포기한게 아니라면 그쪽에서 키울수도 있을텐데
    철없는 어머니, 동생땜에 고생이 심하시네요. 남편과 올케라도 같이 만나 문제해결하는게 나아보이기도 하고...
    환상에 젖어 사는 사람한텐 약도 없어요

  • 4. simple
    '05.1.9 7:19 PM (219.241.xxx.232)

    정말 속상하시겠어요...
    그렇다고 그냥 볼 수도 없으니 조건을 거시는게 어떨까요?
    아기를 키워주는 조건을 걸고, 대신 김치전문점같은 곳(혹은 반찬가게)에서 6개월간 어머님이랑 동생분이 일하는걸로요... 얼마나 힘든지, 돈버는게 얼마나 치사할 수 있는지 알아야 그만두지 않겠습니까...
    사장한테 욕먹고 손님한테 자존심 상하는말 듣는다면 금방 포기하시지 않을까요...

  • 5. 하루
    '05.1.9 7:53 PM (211.117.xxx.32)

    지난 번 글부터 읽었어요. 너무 바빠 댓글을 못 달았는데,,,
    제 경우와 참 비슷한 부분이 많아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전 올해로 결혼 8년차인데, 그나마 생활에 안정을 찾은 게 2년 남짓 한 것 같습니다.
    남편과 저, 둘 다 수입이 안정적인 편이라 둘의 연봉을 따지면 일억 정도 되지만 이제 시작인 셈이죠.

    저희 친정 식구들의 경우-저 포함-경제 관념이 참 부족한 편입니다. 결국 아버지 대에서 엄마 말씀대로 '그 많던 재산'다 날려 먹어 버린 것 같구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의 복잡한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의 만삭의 몸으로 친정 엄마의 손에 이끌려 사채 빚 서류에 싸인하는 상황까지 가기도 했었죠. 약간의 부동산이 남아있어 어떻게 되겠지 했지만 그 부동산은 아직 처분되지 못하고 있어요.
    임신 기간 내내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되고 여기 막으면 저기,,,
    우리 아들이 저렇게 참하게 큰 게 꿈만 같답니다.

    그 간의 일을 다 적기도 어렵거니와 지나고 나니 희미하게 묻혀지눈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님, 아시죠? 어떻게든 어머니를 말리셔야 해요. 결국은 끝 갈때까지 가게 돼요.
    저희 친정 엄마, 아무리 잘못한게 있어도 언제나 딸과 사위 앞에 큰 소리 탕탕치시죠. 사위 카드 빌려가 대출도 하시고, 사위가 급전으로 몇 천을 융통해 드려도 고맙단 말 한 마디 없으시고, 도저히 화가나 한동안 연락 안했더니 한밤중에 쳐들어오듯 오셔서 아파트가 떠나가라 '이혼 시킨다' 소리치시고.
    당신 딸이 엄청 대단한 줄 아시거든요.
    아무것도 없이 갓 결혼한 동갑내기 부부가 뱃 속에는 곧 태어날 아이를 갖고, 현실적으로 억 단위의 부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 둘이 한참을 울었어요, 남편의 울음을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억됩니다. 이후에 더 심각한 상황이 5,6년 계속되었지만 남편은 묵묵하게 받아들이고 처리를 했어요.
    가진 게 있어 처리했다면 맘 좋다 하겠지만 저희는 정말 없었거든요.
    그러자니 아무리 좋고 능력있는 사람이라해도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제 월급이 차압 당하는 일도 있었는데, 얼마나 미안해 하던지요. 곧 해결해 주었지만 , 엄마는 이것도 사위 탓을 하더군요. 없는 집에 시집가 이럴 때 도움이 안되냐는 식으로.

    우여곡절 끝에 엄마가 이자 정도를 감당할 수 있는 약간의 빚만 남기고 해결을 한 상태예요. 지금도 제 월금에서 친정으로 달마다 빠지는 돈이 따지고 보면 꽤 되지만 엄마는 의식을 못해요. 다행인건 시댁 어른들이 이해를 해주셔서 그 동안 시댁에는 신경을 안써도 되었다는 것일테고 특히 남편이 너무나 고맙게도 경상도 남자 특유의 묵묵함으로 시종일관 애를 써 준 것일 거예요.
    길고 긴 시간 힘들게 보내면서 서운한 점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참 현명한 판단이었다 싶어 동갑내기지만 감탄을 (속으로만) 하기도 합니다. 쓰다보니 자랑 모드가 되어 버렸네요.-.-

    어쨌건 제 경우로 볼 때 결국 님에게 모든 뒷감당이 돌아올 것 같아요. 전 동생들도 있지만 제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몰라라 하는 것도 모자라 친정을 대놓고 멸시했고(저희보다 나은 상황이었건만,,,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좀 거시기하죠),남동생은 학생이라 전혀 도움이 못됐어요.
    전 아직 엄마가 처음 사고치고(역시 님의 어머니와 같은 그렇게 말리던 식당) 얼마 안되어 두번째 사고를 준비하며 남편과 저에게 한번 더 봐달라고 쓰신 편지를 갖고 있어요. 엄마는 까맣게 잊으셨겠지만.
    그 편지 읽으며 남편이 그랬어요.'장모님, 오래 끄실 것 같다.' 정말 그렇대요.엄마의 허세가 어느 정도 가시고 예전에 상상도 못한 궂은 일 찾아하시는 지금도 사위는 여전히 못마땅하답니다. 그래도 동생들은 형부, 매형이라면 '절대 충성!'이죠.
    근데 님의 경우엔 남동생이 같이 그런다니 더 걱정이네요. 앞 일이 너무 빤히 보이는데 (희망을 보고 싶으시겠지만 말 그대로 희망사항일 뿐) 말이죠. 강하게 나가는 게 쉽지는 않으시겠죠? 하지만 결국은 그래야 끝이 보일락말락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당기세요. 그래야 서로가 살 수 있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님의 가정임을 잊지 마세요.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시어른들과 제 남편이 그런 말을 할 땐 참 서운하기도했는데, 그게 정답인 거 같아요.
    앞으로 더 많이 힘드시겠죠? 현명하게 잘 대처해 나가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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