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의 정석
작성자 : 대지의여신 ( 스터디홀릭 학부모회원 )
출 처 : 교육정보 무료공유 사이트 <스터디홀릭> www.studyholic.com
저는 형제자매가 다섯입니다.
다섯 손가락중 당당한 가운뎃 손가락.
첫째 손가락은 오빠
이 오빠의 중학교때 사건입니다.
순하고 모범적이고 착하디 착한 장남. 게다가 공부까지 잘했군요
가난한 농사꾼인 아버지는 착한 다섯 남매를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습니다.
더구나 장남에게 거는 기대는 참 컸던 것 같아요.
그런 장남이 어느 날 학교를 안 간다고 하더랍니다.
이유가 뭐냐 물으니 갖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그걸 안 사주면 학교를 안 간다고 했대요.
그때 아버지께서는 정말 가슴이 철렁했었대요.
한 번도 말썽을 부려본 적 없는 모범생 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니 더 놀라셨나봐요.
아버지 표현에 의하면
"아 그 때는 정말 난감하더라. 잘못된 방법을 선택하면 아들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형편이 넉넉해서 해달라는대로 다 해줄 수도 없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
결국 아버지께서는 아주 기쁜 음성으로
"그래 잘됐다. 학교 가지마라. 안 그래도 일손이 부족한데 너 오늘 나랑 산에 나무하러 갈래? 그래주면 아버지는 고맙지"
"네..그럴게요"
아버지는 오빠에게도 지게를 하나 지워 주시면서
"야 아들이 도와준다니 정말 좋구나"
가슴은 타들어 갔으나 이렇게 기분좋게(좋은 척) 산으로 가셨지요.
13살 아들이 지고가기에는 너무나 큰 짐을 가득 지워서
"야 너 힘 좋구나. 내일 부터는 매일 함께 오자. 공부 그거 힘들게 할 필요 없어. 이렇게 아버지랑 나무하고 농사짓고 살아도 좋아. 그리고 너 품값 줄테니 그걸로 너 사고싶은거 사라"
"아버지 저 얼른 학교 가야겠어요"
"왜?"
"저 늦었으니까 얼른 갈게요"
결국 오빠는 반나절 나무를 하고 나서 학교로 도망을 갔습니다.
다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살다가 우연히 나온 이야기였어요.
"오빠 왜 학교 안간다고 했어?"
"짝꿍이 매일 새로운 학용품 장난감 이런걸 갖고 와서 학교 안간다고 하면 사주니까 너도 해봐"
이랬대요 ㅎㅎ 친구를 잘 만나야 되는건데...
"그런데 아버지한테는 안통하더라. 대뜸 학교 안가도 된다고 화도 안내시고 잘됐다고 일하러 가자하시는데 거절 할 수도 없고 진짜 힘들었다. 그 나이에 공부가 제일 쉽다는거 알았다. 지게가 얼마나 무거운지....안 져 본 사람은 말을 하지 말아"
결혼 후에도 직업상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 일이 많았으나 제일 쉬운 일이라고 새벽까지 공부하는게 하나도 버겁지 않다고 하네요. 지금도 오십을 바라보면서도 참 뭐든 열심히 해요. 사십 넘어서 시작한 영어 공부로 통역까지 하구요.
아버지는 그러시더라구요
"지금이니 이렇게 담담하지. 집안의 장남이 갑자기 학교를 안 간다니 내가 얼마나 앞이 캄캄했겠냐, 그래서 정말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 가르치고 싶었다. 인간은 더 쉬운 일을 선택하게 되어있거든. 너희들도 애들 말 안 들으면 보내라. 감자밭 하루만 돌리면 제일 쉬운 일이 뭔지 알게 된다."
얼마나 현명하신 아버지인가요
아버지의 딸로 태어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녀교육의 정석이라고 감히 올립니다.
이렇게 현명하신 아버지는 이 한가지 일만이 아니라 매사에 이렇듯 현명함을 발휘하셨습니다.
그런 현명함이 저의 어느 구석에라도 남아있겠지요.난 아버지의 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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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의 정석
자녀교육 조회수 : 333
작성일 : 2011-07-26 12: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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