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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베란다 전체를 화단으로 만들기 (1) - 기초작업

| 조회수 : 13,102 | 추천수 : 178
작성일 : 2010-08-05 04:00:39
올 초 이사를 와서 지금까지 야금야금 제일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이 베란다입니다.
집을 확 줄였더니 제일 많이 타격을 받은 것이 베란다였습니다.
화단 없으면 시체인 제가, 화단을 만들 베란다가 줄어들었으니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지요.

그러나 제가 텃밭을 하고 화단을 가꾸면서 배운 것 중에 하나는,
<상황을 내게 맞추려하지 말고, 내가 상황에 맞춰나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환경과 상황을 내가 적절하게 변화를 줄 수 있고 그럴 실력을 갖추어야만
가능한 일이지요.
저는 그래서 여러가지 환경을 가진 집에 다양한 '화단 만들기'를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동주택에 삽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공간 밖에 화단으로 쓸 수 없는 분들도 많지요.
'나는 전셋집이라서 안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요.

제 화단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돈 들여서 만들지 않는 완전한 DIY입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적게 들이고
어떻게 하면 어렵지 않게 직접 만들 수 있을까.

이것을 이사 오기 전부터 계속 고민하면서 구상을 했습니다.
재료 하나를 사는데도 가급적 저렴하면서도 튼튼한 것을 사려고 얼마나 찾았는지 모릅니다.

저는, 화단 만드는 것이 좋다고 한달 생활비를 다 쓸어넣으라고 하진 않습니다.
어차피 실력이 붙고 자신감이 생기면 그때는 투자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에 저는 항상 주목합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초보의 과정에서는 항상 주저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런 과정에 많은 것을 투자하는 것은 힘듭니다.
그래서 초보 때는 많은 것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도록, 그래서 망설이지 않도록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는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안내해줍니다.


이번에 이사 온 집은 베란다가 한 군데, 그것도 아주 작습니다.
노출베란다가 있지만 그것도 0,3평 밖에 안됩니다.
실내 베란다 면적은 가로 1m. 세로 3m로 0.9평입니다. 1평이 안된다는 말이지요.

빨래 널기도 충분치 않은 면적이고 항아리 내놓기도 걸리적거리는 공간입니다.
여기를 화단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왜냐면, 이 공동주택에서 베란다마저 삭막하다면 살기 너무 갑갑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전제조건이 많습니다.

1. 빨래를 널면서 왔다갔다 하는데 방해가 되면 안된다.
2. 건조대가 있으니 높이가 높은 화분은 안된다.
3. 화분을 놓으면 동선이 좁아지고 걸리적 거려서 안된다.
4. 햇빛이 덜 들어오니 햇빛이 많이 필요로 하는 화초는 안된다.

여기에, 작은 공간인만큼 아무리 꾸며도 자연스런 화단이 되기는 힘드니
발상을 바꿔서 최소의 꾸밈으로 최고의 효과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1월부터 고민에 들어갔습니다.


이사 와서 모든 잡동사니를 베란다에 쌓아놓고 한참을 보냈습니다.
실내 정리가 다 끝난 후에야 베란다 정리에 들어가야했으니까요.
베란다 물품이 워낙 많아서 많은 것을 버리고 정리해야했는데 선별도 힘들었습니다.

환경이 바뀌면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정리할 것은 정리해야 합니다.
쓸데없는 미련을 갖고 있으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제가 아는 화단의 형태는 많습니다.
그러나 그화단들이 내게 맞아야합니다.
내 집 환경에 맞아야하고, 내 경제적 수준, 내가 만들 수 있는 수준에 맞아야합니다.

저는 '멋져보이려고' '잘난 척하려고' '허세 부리려고' 폼난 화단을 만들지 않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세련되 보이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저 자신이 화려하고 이쁘게 꾸미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원리>를 가르쳐드리는 것이고
꾸미는 것은 각자 자신의 실력대로 꾸미시면 됩니다.
이쁜 우체통도 사다 놓고 비싼 행잉분도 사다 걸면 아주 화려한 화단이 될 수 있습니다.
장식은 원리를 터득한 다음에는 얼마든지 자신의 능력대로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원리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죠.

저도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생 죽어라 했습니다.
수없이 실패하고 연구하고 공부하고 시도한 끝에 안 것을 가르쳐드립니다.
이쁘게 페인팅하는 방법이나 장식하는 것까지 가르쳐줄 여력이 없습니다.
그거 하다간 원리적인 것을 가르쳐줄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쓸데 없는 물건들 하나하나 정리하고 본격적인 베란다 만들기에 들어갑니다.
이때 바깥 노출 화단도 만들어갔습니다.


자...이제 시작합니다.

이 화단을 만드는데 구입한 것은 최소한입니다.

1. 각재-가장 저렴한 것으로 구입. 라왕.
2. 배수판- 원래 있는 것에 추가로 몇개 더 구입. 가로세로 30cm 짜리
3. 부직포
4. 마사토와 흙. 자갈.
5. 잡다한 것들- 실리콘. 이음쇠.

이것을 가지고 베란다 전체를 화단화, 마당화 하는 것이 제 계획입니다.
자, 순서적으로 보겠습니다.


배수판은 자신의 화단에 깔 면적만큼 삽니다.
배수판은 가로세로 30cm인 것과 50cm인 것이 있는데 재어보고 맞는 걸로 맞는 갯수를 삽니다.
배수판은 아주 튼튼해서 사람이 올라 걸어다녀도 끄떡 없어요.
전문조경물품 파는 곳에서 사면 됩니다.
배수판, 부직포 다 G마켓이나 옥션 같은 곳에서 '조경,배수판'으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배수판은 자르기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 남는 크기면 골치입니다.
자... 먼저 대강 깔아본 배수판과 각목입니다.
배수판이 약간 부족하지만 카바할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자리는 각목으로 둘렀습니다.
이 각목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 각목은 바로 배수판을 고정 시키고 위에 담을 흙이 다른 곳으로 흘러나가지않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제 각재 손질을 합니다.
각재는 각각의 코너에 맞게 잘라서 주문했지만 도착해서 보니 조금씩 커서 다시
톱으로 잘랐습니다.
그리고 각재를 붙여서 높이를 맞추고 바니쉬로 몇번이고 발라 영구적으로 썩지 않게 했습니다.
물이 닿는 곳이라 이 작업을 꼼꼼히 합니다.
각재 붙이는 것에는 목공본드를 사용했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놓아 꽉 붙게 했습니다


물이 흘러나가는 쪽에는 완전히 막지 않고 저렇게 아랫부분을 잘라서
물 빠짐 구멍도 만들었습니다.
나무 파는 사이트는 인터넷에 많습니다. 자신의 화단에 맞는 각재를 골라 사면 됩니다.
집 주변에 목공소 있으면 직접 가서 사도 되고요.
단, 넓이는 괜찮은데 반드시 높이는 6cm 이상 되어야 합니다.


이제 해줄 것은 이 각재들이 움직이 않도록 고정해주는 것입니다.
실리콘을 이용합니다.
실리콘은 천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 뚜껑을 칼로 자르고 꼬깔처럼 생긴 것을 끼웁니다.
자... 이게 실리콘총입니다. 가격도 별로 안 비쌉니다.
공구점에 가면 다 있습니다.
저렇게 실리콘을 끼워서 총 쏘듯 당겨주면 주욱 나옵니다.
왕초짜 저도 잘만 합니다. 좀 비뚤비뚤해서 그렇지...^^;;
저걸 틈사이에 쏴주면 굳으면서 완전히 고정되고 저 틈새로 물도 안 들어가서 좋습니다.


이제 위에 부직포를 깔 차례입니다.
배수판과 같이 구입한 부직포입니다


이제 힘든 것은 다 끝났습니다.
이제 흙을 담고 화초를 심는 노가다만 남은 거죠.^^

만일 이 화단을 물이 새는 베란다, 또는 물빠짐이 없는 곳(거실이나 실내)에 만들고자 한다면
한가지만 추가하면 됩니다.
맨 밑바닥에 커다란 비닐을 깔고 나머지 공정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 물이 스며나와도 그 비닐이 막아줍니다.

여기까지 공정은.. 수백만원 주고 하는 베란다화단 공사와 기본이 똑같습니다.
각목 좀더 두꺼운 거 쓰고 바닥을 나무로 멋지게 까는 것 빼고는
배수판이나 부직포나 다 그게 그겁니다.

이 원리를 지켜서 화단을 만들면 수백만원 들여서 할 돈 절약 되는 겁니다.
전세집이라 힘들다고요?
저거 해체하는데 30분도 안 걸립니다.
저는 많이 해체해봐서 누워서 떡먹기입니다.^^
실리콘으로 고정한 것은 면도칼 하나면 싹 떼어집니다.
내 집 아니어도 내 집 같이 이쁘게 꾸미고 살면 되고요,
작은 베란다라도 정원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저 베란다 밖에 어수선한 노출베란다도 이미 완성이 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여기에서 보세요.
http://manwha21.blog.me/130088115084  -.. 1편
http://manwha21.blog.me/130088183422  -.. 2편

그러면 이 화단의 다음 내용은 다음 글에서~~
어휴..이거 올리는데도 시간이 너무 걸려서 잘라서 올려야겠습니다...

올빼미화원

매발톱(올빼미) (manwha21)

화초, 주말농장 14년차입니다. 블러그는 "올빼미화원"이고. 저서에는 '도시농부올빼미의 텃밭가이드 1.2.3권'.전자책이 있습니다. kbs 1라디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yummy
    '10.8.5 7:55 AM

    브라보~! 2편도 기대되네요.
    주옥같은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2. 홍한이
    '10.8.5 9:15 AM

    와! 저렇게 하면 흙이 안흘러내리나요? 그게 궁금
    자주 와서 배우겠습니다.

  • 3. 원영
    '10.8.5 10:35 AM

    생애최초로 베란다에 초록이들을 키워보고 싶은 저같은 왕초짜에게 정말이지 너무 귀한 정보입니다. 그런데 한가지만 여쭈어 볼게요.

    저희집에 매발톱님 노출화단과 비슷한 모양새의 베란다 내부화단이 안방쪽 베란다에 있습니다.저도 이사와서 여기에다 푸성귀라도 심궈놓고 싶은 욕심에 부지런을 떨다가 흙냄새가 이상해서 동네 인테리어 가게에 물어보니 그게 진짜 흙이 아니라 인공흙이고, 식물도 자라지 않을뿐더러 젖으면 곰팡이피고 고운 가루가 날리니 폐기물처리 업체를 불러 10만원을 넘게 들여 흙을 치워야 하느 거라네요.

    도대체 인공흙은 무엇이고 전세집인데 흙치우자고 그만한 들이기도 좀 저어되는데..혹시 인공흙이 뭔지 아시나요? 이거 어떻게 처리하는건지요?

    골치덩이를 머리에 이고 자니 늘 마음이 불편합니다.그리고 2편도 기대하며 저도 매발톱님 따라하기로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이 베란다 화단 꼭 성공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 4. 매발톱(올빼미)
    '10.8.5 2:19 PM

    원영님. 하얀 가루같은 흙이죠? 인공토입니다. 요즘 아파트 화단에 다 그걸로 미리 채워놓습니다.
    그 흙을 채우는 이유는 일단 가벼워서 아파트에 무게 부담이 없어서고, 벌레가 살 수 없어서 나름 청결해보이고..등등입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 때문에 식물도 못 살지요.
    절반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퍼내세요. 아마 먼지가 엄청 날릴 겁니다.
    물을 뿌리면 먼지 안 날립니다.
    제 블러그에 그 화단 흙 채우는 이야기가 있으니 가서 공부하세요.
    '화단이야기'에 가면 나올 겁니다.

  • 5. 원영
    '10.8.5 5:54 PM

    매발톱님 빠른답변 감사합니다.
    네 님 블로그 가서 공부할게요. 그런데 퍼낸 흙을 아무데나 버려도 되나요?
    아님 쓰레기 봉투(특정폐기물 봉투 등)에 넣어서 처리해야 하나요?
    이미 블로그에 있는 내용이라면 답변해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한줄기 빛이 보이는 기분입니다.

  • 6. 매발톱(올빼미)
    '10.8.6 2:04 AM

    http://manwha21.blog.me/130087050239
    흙속에 묻어버리면 괜찮은데 묻을 데가 없으면....
    특정폐기물푸대가 있어요. 쌀자루같이 생긴..거기에 담아서 쓰레기봉투 버리듯 하는데,
    먼저 관리실에 문의하는 것이 좋아요.아마도 그런 문의가 많이 왔을테니까요.
    인공토만으로는 안되지만 그 위에 원예흙을 담고 재배하면 그 인공토도 흙 노릇합니다.

  • 7. 푸우우산
    '10.8.6 4:17 AM

    매발톱님 글을보고 제가 왜 식물을 그리 잘 죽였는지 알게되었답니다.
    제손에 들어오면 항상 애들이 시들시들해서 뿌리가 흔들거리는게 왜그런지 전혀 몰랐거든요.
    정말 물주는것만 3년이라는게 맞네요~
    블러그자주가서 재미나게 보고 배우는중이에요~

  • 8. 단추
    '10.8.6 9:17 PM

    겨우 키울 줄 아는게 난화분 뿐인데 얼마전 목향을 하나 샀어요.
    잎파리가 너무 이쁜데 꼭 저를 보고 손짓 하는 거 같지 뭐에요.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매발톱님 블로그 구경가서 물주기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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