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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로부터 물려받은 잠옷을 입고 (=남자옷) 스카프를 두르고 "아이 엠 프린세스!!!" 라고 외치고 있는 엘사에 빙의한 둘리양입니다.
(뒷편에 의도치않게 출연한 남편은 지금 둘리양의 플레이 하우스를 짓고 있는 중이예요. 언젠가 이 프로젝트도 여기에 소개할까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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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선 거리 곳곳마다 엘사 드레스를 입은 여자 아이들이 많다면서요?
여기서는 50불 넘게 주고 사도, 어차피 외출복으로 입을 수 없는, 그야말로 장난감 옷의 수준이라...
몇 푼 절약해보자! 하고 원단을 구입했어요.
드레스의 상의와 하의 부분은 빤짝이 천으로, 소매와 등에 붙은 숄을 위해서 망사천, 그리고 어쩐지 유용할 것 같아서 스팽글 달린 고무밴드... 이렇게 20불어치 재료를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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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만드는 드레스에 옷본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대략 잘라서 재단한 드레스의 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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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상의는 조금 신경을 써서, 둘리양의 원피스를 갖다놓고 비슷한 크기로 잘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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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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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천으로 소매도 달고, 시접 처리도 하고...
그런데 사실 이 부분에서 조금 불안하긴 했어요. 상의가 타이트하게 맞아야 하는데... 소매 길이가 어떨지... 해서 둘리양한테 한 번만 입어보자고 꼬셔봤지만, 입어보기는 커녕, 몸에 갖다 대지도 못하게 도망을 가더라구요.
그래서 할 수 없이 눈대중으로 대략 바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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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도 길이를 못맞추고 대략 주름 잡아서 바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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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마침내 드레스는 완성되었으나, 요 녀석이 절대로 안입어보겠대요.
그래도 쳐다보면서 "엘사 드레스!!" 하고 좋아하기는 하더군요.
그냥 구경만 시키려고 내가 이 고생을 했더란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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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뒤, 드레스 구경을 충분히 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고, 용기가 생긴 날 아침, 오빠의 끈질긴 설득에 힘입어 마침내 드레스를 입은 둘리... 아니 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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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대로, 치마는 짧고 소매는 너무 길어 둥둥 걷어야 했지만...
몸가짐은 어느새 도도한 얼음공주가 되어버린 우리 딸...
숄이 질질 끌리는 걸 보면서 걸어다니는 걸 무척 좋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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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원이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