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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석같다는 말

| 조회수 : 1,456 | 추천수 : 2
작성일 : 2019-07-29 06:16:56






목석같다는 말  
 
                        성미정
수백 년 된 나무들과
수백 년 전에 이름 붙여진
돌들이 있는 궁을 걷는다

작고 작은 제비꽃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물이 흐르는 곳의 미나리꽝 얼마나 푸른지

나무와 돌의 힘을 빌려 이곳에 터를 정하고
천년만년 왕조를 꿈꾸던 이들은 보았을까

봄 햇살에 따사롭게 빛나던 석들의 미소
빗방울에 젖어들던 석들의 표정
아장아장 연두들이 피어나던
오래된 나무들과 한겨울 은빛 눈
포근하게 덮인 가지들은

언제나 그 그 자리에서
수백 년을 새로운 목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미동도 없이
꿋꿋한 석들이 이곳의
진정한 왕과 비임을 깨닫는

목석같다는 말 얼마나 든든한지

목의 투명과 석의 퉁명이 좋아서
그들을 바라보며 그저 고요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나도 목석같은
얼굴을 가질 수 있을까

                                   성미정외, '시인동네' 2019년 7월호







요사이 내가 외는 말인데

목석같았으면 이라는 말은 


예전에는 몸이 마음을 배신하더니,

이제는 말마저 마음을 버린다지


언제나 내 마음은 

붉고 붉어서 붉으니 붉은 

저 꽃같아서

피를  보고야 만다


그러니, 목석은 꿈

그것도 한 여름밤의 꿈



* 맨위는 시인의 시

* 사진과 밑의 글은 쑥언니 사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올리버맘
    '19.7.30 11:31 PM

    그립다 말을 할까하니 그리워...

  • 쑥과마눌
    '19.8.1 6:34 AM

    미투...

  • 2. 테디베어
    '19.7.31 7:56 AM

    참 아름다운 목석입니다.
    이제 길거리 다니면서 보는 나무와 돌맹이들도 이쁘다하며 지나갈 것 같아요.
    저 아줌마 뭐지? 하면 책임지세욧!!
    쑥언니 붉은 꽃도 이쁩니다.^^

  • 쑥과마눌
    '19.8.1 6:34 AM

    zinnia라고 또 다른 백일홍이라지요.
    동네 중국인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시는데, 저리 이쁘게 잘 가꿔 놓으셨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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