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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을 지나는데 어떤 분이 책을 주시네요.

| 조회수 : 2,654 | 추천수 : 12
작성일 : 2014-04-03 09:57:21

어제 오후....딸아이 부탁으로

교보문고 바로드림 신청 후 받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예전 금강제화 건물 자리엔

어느새 높지막한 건물이 지어지고 있었고

잠시 올려다보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손글씨 대자보 그리고 세워진 몇 권의 책들.

 

무슨 사연인가 싶어 잠시 읽어 내려가다  시간 여유가 없었던지라

사진 한 장을 찍고 돌아서는데 어느 분이 절 급히 부르시더군요.

 


아이가 있으면 갖고 가서 읽히랍니다. 그러면서 살포시 내민 두 권의 책.

두 손 모아 건네시는데 가만 보니 헤럴드경제에 나왔다던 대자보 사진의

그분과 비슷한듯해 여쭤보니 맞다 하십니다. 그 순간 스친 쓸쓸하고 처연한  그 분의 눈빛.

 

시간 여유가 넉넉했다면 어떤 사연인지 찬찬히 묻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고

주신다고 넙죽 받긴 그래서 책값을 드린다니 극구 사양하시더군요. 정 그러면 음수료 하나면 족하시다며.

 

근처에 마침 살만한 곳이 보이길래 음료수랑 과일을 사다 드렸는데

받으시며 보이신 환한 미소 뒤에 빠진 치아들이 보여 돌아오는 길 내내  마음이 쓰이더군요.

집에 와서 헤럴드경제 기사를 찾아보고서야 철거 갈등 와중에 지하철을 기다리다

정신이 혼미해져 철로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신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40224001016

 

급히 돌아서며 사진을 블로그에 올려드리겠다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 블로그는 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흉가 수준이라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거 같았습니다.

 

한밤중 기습 철거로 1만여 권의 책과 출간을 준비 중이던 귀한 원고들이 땅속으로 묻혔고

철로에 떨어져 다치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 중이라 보상도 못 받고 그리되셨다니 그 속상함 어찌 다 헤아릴런지요.

 

그 분의 앞날에 자그마한 좋은 소식이라도 들리길 기원하며

자주 오던 82쿡에 용기내 글 한번 올려봅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루맘
    '14.4.3 12:01 PM

    부디 잘 해결되어서 바라는대로 되시길...

  • 2. 달달구리
    '14.4.3 12:41 PM - 삭제된댓글

    ㅜㅠ 마음이 안좋네요. 도움이 되고 싶은데 제 블로그도 방치된 수준이라.....
    얼른 건강이 회복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일이 잘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 3. 과수원집손녀7
    '14.4.3 2:26 PM

    안타깝네요 부디 잘 해결되시길 빌어요

  • 4. 가을아
    '14.4.5 11:35 AM

    안타깝네요. 좋은책들 많이 내신 개념출판인을 몰라보는 세상이 야속하고요.
    저도 블로그에 옮겨가겠습니다.

  • 5. 봄이오는길목
    '14.4.5 4:10 PM

    추천해주시고 답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추천 수가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평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그러는 성품도 못 되는 이기적인 사람이지만
    그날 그분의 모습이 생각나 계속 맘이 쓰이더라고요.그래서 이렇게 82쿡에 글이라도 올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윗분, 블로그에 옮겨 가 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제 블로그는 흉가 수준이라~)
    저도 사진에 나온 출판사명 검색해서 보니 (인간과자연사) 규모는 작지만 바른 역사의식 고취 관련
    좋은 책들 많이 내셨더라고요. 이번에 출간 준비한 책도 친일과 일제 만행 관련 책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자보에 종로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쓰여 있던데 (아마도 공사현장에서 시위한다고)
    좋게 마무리지시고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빠진 치아 관련 치료도 꼭 받으시고요.

  • 6. 요하임
    '14.4.8 1:50 PM

    소중한 1만여 권의 책과 출간을 준비 중이던 귀한 원고들이 땅속으로 묻히고
    얼마나 속이 상하고 억울하셨으면 철로에 떨어져 다치고 보상도 못 받고
    참 맘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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