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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제자와의 대화

| 조회수 : 1,728 | 추천수 : 16
작성일 : 2011-06-15 02:38:28

오늘 밤 영어 공부를 하러 온 6학년 남학생이 물어봅니다.

선생님, 작곡가는 어떻게 작곡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그러게, 그것을 나도 알 수 없지, 다만 옛날에는 작곡 교실도 없었을 것이니 그들이 어떤 식으로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을까를 우리가 알기는 어렵겠지?



그런데 갑자기 왜 작곡가가 궁금해졌니?

요즘 베토벤 비창을 치고 있는데요 피아니스트가 되면 어떨까 고민을 하게 되서요.

피아니스트?  피아노를 다시 치기 시작한 것이 얼마되지 않지만 그 녀석은 요즘 피아노와 사랑에 빠져

있는 모양입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피아니스트가 되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는 모양이기도 하고요.



엄마랑 상의해 보았니?

엄마는 외국에서 음대를 다니고 온 사람도 여기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반대하셔요.

그렇구나, 그런데 꼭 피아니스트가 되지 않아도 네가 이렇게 피아노를 가깝게 느끼고 치고 싶어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 오늘 선생님이 본 영화에서 (신동이란 영화를 설명하면서 ) 주인공이 무대에 서기 전에

걱정하는 선배에게 걱정하지마, 내가 바로 음악이니까라고 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더라.



그런데 선생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실력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옛날보다 더 못하게 되더라고요.

아니, 이렇게 어린 나이에 벌써 그런 것을 깨달았구나 신기하네. 선생님은 요즘 운동하러 다니면서

그동안 몸을 쓰지 않았더니 얼마나 기능을 못하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거든. 오래 한 사람들을 보면

같은 동작인데도 얼마나 다른지 몰라, 깜짝 놀랄 지경이란다.



지난 번 빌려간 음악에 관한 책을 반납하면서 한 권은 조금 더 읽어보고 싶다는 아이에게 차이코프스키

음반 빌려간 것중에서 어떤 곡이 좋았는가 물어보니 백조의 호수도 좋았고 바이올린 연주도 좋았다고 하네요.

그렇구나, 그러면 아무래도 동영상으로 연주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 더 생생한 경험이 될 것 같으니

네가 듣고 싶은 곡이 있으면 말해다오, 그러면 있는 것은 무엇이든 빌려줄테니.



선생님, 모짜르트는 유명한 곡은 작곡을 하지 않았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니?

베토벤처럼 이 것 하고 말할 수 있는 제목을 몰라서요.

그것은 아니고 그가 작곡한 곡중에서 널리 알려진 곡이 많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오페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인데 혹시 아마데우스라는 영화 못 보았니? 아직 못 보았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 그 일에 재미를 붙여서 무슨 이야기를 해도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곤 하는 어린

제자를 만난 날,  저도 사실은 며칠간이라도 아니 기회가 된다면 몇 주일이라도 합숙을 하면서 다른 악기와

더불어 연습을 하는 그런 날을 꿈꾸고 있어서일까요? 마음속이 따뜻하게 달아오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totheself
    '11.6.15 2:54 AM

    역시 카루소님

    그저 입벌리고 놀랄수 밖에!!

  • 2. intotheself
    '11.6.15 5:35 PM

    오리아짐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이런 일로 인해 아들은 제가 이중인격자라고, 말하자면 집에서 하는 것과

    학생들에게 하는 태도가 다르다고 불만이 많답니다.

    그것을 동일하게 할 수 있을 때가 오면 그 아이의 불만이 조금 누그러질까요?

    그것이 제 고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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