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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맥스 군의 가출기

| 조회수 : 2,479 | 추천수 : 55
작성일 : 2010-12-18 07:39:36
어찌 어찌 인연이 되어 우리 집 가족이 된 맥스는 주의를 기울여 관찰하지 않으면 소리도 내지 않는 순둥이 중의 순둥이다.

엄마개가 새끼를 잘 돌보지 않아 생후 2주 된 어린 맥스를 데리고 와서 아기용 젖병에 분유를 타서 두 시간에 한 번씩 먹이면서 길렀으니 맥스에게는 내가 엄마인 셈이다.

밤새 잠을 자지 않고 두 시간에 한번씩 배고프다고 울어대는 맥스를 안고 젖병을 물리면서 꾸벅 꾸벅 졸던 게 어제같은데 이제 세 살이 되었다.

애들 숫자가 모자라서 개까지 데려다가 밤잠을 설치면서 분유를 타고 있냐고 핀잔을 하시던 친정 어머니도 요즘엔 잊지 않고 맥스의 안부를 물으신다.

"너희 집 막내 아들은 잘 있냐?"

산 쪽에 위치한 집이라서 너구리, 고양이, 심지어 스컹크까지 와서 이따금씩 자기 밥을 나눠(?) 먹고 가는 데도 찾아 오면 그저 먼 산을 바라보면서 자기 밥을 내어주는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멍멍군이기도 하다.

맥스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남편이다. 자다가도 남편의 발자국 소리만 나면 눈이 번쩍 뜨이면서 꼬리를 치고 달려온다.

제일 덜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도 나인 것같다.

말썽을 부릴 때마다 야단을 두 어 번 쳤더니 내 순위는 바로 곤두박질을 쳤다.

가족 순위로는 내가 제일 꼴등인 것같다.

그렇게 평상 시에는 거들떠도 안보는 엄마지만, 맥스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간식의 이름만 얘기하면 상황이 바로 바뀐다.

그게 무엇인가 하면, 바로 "빵"이다.

맥스 빵 줄까 하면 바로 이 자세가 나온다. 시키지 않아도 바로 차렷 하고 앉는 맥스군!

빵을 줄 때에는 언제나 하나 둘 셋을 세고 주었더니 셋까지 셀 동안 어찌나 정신집중을 하는지 모른다.

침이 꿀꺽 넘어가는 소리까지 내서 우리 가족 모두가 다 넘어갔다.

셋까지 세고 나서 "먹어!" 소리가 날 때까지 대기하는 착한 맥스군의 모습이다.

지난 주 한창 시험 준비로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이렇게 착하고 순하기만 한 맥스군이 가출을 해서 온 가족이 다 비상이 걸렸었다.

아이들은 수대로 다 울고 남편은 밥을 못 넘기며 슬퍼했다.

마당에 잠깐 내놓았었는데 어느 틈에 집을 나갔는지 사라진 것이었다.

그 와중에 공부를 하겠다고 책을 끌어안고 있었더니 온가족이 어찌나 눈총을 주면서 냉혈한 취급을 하는지 별 수 없이 다음 날부터 나도 황금같은 시간을 포기하고 개 수색에 나섰는데, 도무지 어디로 갔는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아무 성과 없이 shelter 마다 수소문을 하러 간 남편이 목이 메어 전화를 했다.

"맥스를 찾아서 데리고 있다는 사람 연락처가 있어!!!"

전화를 해보니 세상에 우리 집에서 10미터도 안 되는 것에 사는 이웃이시란다.

가족들 모두는 초상집 분위기가 되어 밥도 못 넘기면서 슬퍼했건만 이 녀석은 이웃집에서 따뜻하고 편안하게 하룻밤을 잘 지내고 있었나 보다.

셋째를 데리고 맥스를 찾으러 갔더니 저도 반가운지 두 발로 펄쩍 뛰어든다.

코가 석 자나 빠져 고민을 하던 남편은 맥스를 보자마자 "이 녀석 당장에 가서 마이크로칩 부터 해줘야겠다" 한다.

"마누라가 가출을 해도 그렇게 슬퍼하려나???" 하면서 남편을 꼬집었더니 싱긋 웃는다.

"엄마는 가출을 해도 맥스처럼 누가 데려가지는 않고 혼자서 집을 찾아 올 수 있잖아요!"

셋째가 얼른 아빠 편을 들어주니까 남편이 구원군을 만난 양 수긍을 한다.

1박 2일 동안 우리 가족을 불면의 밤을 보내면서 슬퍼하게 만들었던 맥스 군의 가출기는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고 남편은 당장에 맥스를 마당에 묶는 끈도 바꾸고 마이크로칩을 해준다고 분주하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들꽃
    '10.12.18 4:17 PM

    동경미님 정말 오랜만에 오셨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죠~?

    맥스가 참 착하게 생겼어요.
    이렇게 가족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으니 맥스는 행복한거네요.

    셋째 아이의 말이 귀여워요^^

  • 2. emile
    '10.12.18 4:43 PM

    착하게 생겼네요 맥스군^^

  • 3. 리본
    '10.12.18 5:34 PM - 삭제된댓글

    맥스가 집에 와서 너무 너무 다행이예요.
    근데 처음에 왜 집을 나갔을까요 ?? ㅎㅎ
    예전의 그 너구리가 아직도 오나요? 저도 너구리 예뻐하지만 그래도 조심하세요. 너구리가 광견병을 옮기니까요...

  • 4. 소박한 밥상
    '10.12.19 10:43 AM

    오래간만이십니다 !!
    팬이 많으신데 ........자주 오셔요 ^ ^

  • 5. 김태선
    '10.12.19 3:59 PM

    저는 강아지나 고양이 등 동물을 좋아라 하는데요.
    우리 맥스군을 하루에도 수번씩 들여다 보고,
    화면을 쓰다듬기도 하고
    맥스군을 보면서 혼자 피식 웃기도 합니다.
    너무 사랑스럽고 선하게 생겼군요.
    가까이 라도 있으면 정말 보담아 주고 싶은 도령이네여.
    맥스군..
    이 추운 겨울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맥스군...자태가 멋지시군요.... 초롱한 눈~
    증명사진 끝내줍니다 ~~

    맥스군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지정할려고 하니
    맥스군 멋진얼굴이 펑퍼짐해버려 걍 지웠어요...매번 볼려고 핸는디...
    맥스군~잘 있어용^^

  • 6. 열무김치
    '10.12.19 4:06 PM

    찾으셔서 너무 다행이어요~~ 휴
    눈매가 서글서글~~ 아주 이쁘네요

  • 7. 안나돌리
    '10.12.19 5:00 PM

    강쥐 잃어버리면 얼마나 가슴이 쿵할지~
    암튼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입니다.^^

    맥스에게 사춘기가 왔는지도 눈여겨 보세요~ㅎㅎ

  • 8. 강아지똥
    '10.12.19 5:17 PM

    저 촉촉한 분홍코에 부비부비 하고 싶어지네요...ㅎㅎ
    전 어릴때부터 백구에 대한 추억이 참 많거든요. 진도개에 대한 이야기가 많듯이..
    숫놈은 주변 암놈의 발정기때 가끔씩 가출을 하더라구요. 인식표 목걸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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