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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목요일 수업후에 샤르댕을 보다

| 조회수 : 1,955 | 추천수 : 53
작성일 : 2010-09-09 16:49:56


  
가을 학기 목요일 수업에 낯선 얼굴들이 여럿 보인 날, 교실 가득 모인 사람들과 함께

4교시 수업을 한 날, 마치 다시 학생이 된 기분이 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부터 마지막 수업시간 joy luck club에 합류했거든요)  

마지막 수업이 끝나갈 무렵 다들 배가 고프다고 이구동성이어서 그럼 그만하고 밥먹으러 갑시다

이렇게 이야기되었는데 알고 보니 오늘 동시에 두 명의 생일이네요.

잽싸게 케익을 준비해온 사람들이 있어서 음식점에서 갑자기 생일 파티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서로 모르던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싶다는 이유로, 혹은 불어를 혹은 영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이유로

여기 저기서 소개받아 모여들어 어떤 사람과는 5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어떤 사람과는 2,3년 인연을

혹은 일년, 또 어떤 사람들과는 만난지 2,3개월이 되지 않아도 심지어는 오늘 바로 만난 사람들과도

어울려서 생일을 축하하기도 받기도 하는 자리가 참 따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새벽부터 일어나서 쉴 사이 없었던 날, 집에 들어와서 일단 낮잠을 잔 다음  피아노 연습,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나니 그래도 조금 여유가 있어서  오늘 아침 그림속에서 만난 여러 화가들 중에서 역시 샤르댕의 그림을

보고 싶은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제게 정물화를 새롭게 보게 해 준 최초의 화가, 그런 다음 정물화는 자주 찾아보게 되는 장르가 되었습니다.

지난 겨울 루브르에서 일부러 관을 정해서 그림을 위주로 하루를 보냈었는데, 그 때의 시간 충만함과

고요함은 그 이전에 루브르에서 이 그림 저 그림, 혹은 이 조각 저 조각을 눈에 찍어가면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시간이었지요.  



샤르댕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물화가는 모란디인데요 마침 이번 겨울 밀라노에 가면

그의 그림을 볼 수 있어서 마음 설레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그림이 우리들과 맺는 특별한 관계는 사람마다 계기도 취향도 다르겠지요?

오늘 함께 읽는 책의 저자는 그림이 벌떡 일어섰다는 재미있는 표현을 썼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그림이 내게 말을 걸었다고 쓰기도 하고, 사람마다 표현은 다르겠지만  말로는 다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느낌들이 존재할 것 같아요.

물론 그런 느낌이 영원히 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그 전에는 그렇게도 매력적이던 그림이 다음에 볼 때는

이상하게 무덤덤할 수도 있고 뭔가 전혀 소리가 나오지 않던 그림이 다음에 볼 때 정말 벌떡 일어서서

내게 그냥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거의 폭력적이라 할 만큼 나를 뒤흔들어 놓을 수도 있겠지요?

아니, 한 차례가 아니라 서서히 공략에서 어느새 더 이상 잊기 어려운 인상을 각인시키는 그림도 있을 수 있고요.







그렇게 오랜 세월 빵을 먹었어도 단 한 번도 내가 저 빵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 오늘 그림을 보면서 만드는 대상으로서의 빵을 생각하게 되는 것을 보니 정말 2010년은 제게

참 새롭고도 기이한 해로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lady taking tea가 이 그림의 제목입니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은 따끈한 차 한 잔, 아니면 진한 커피 한 잔

아니면 조금 늦은 시간이라면 진한 동동주 한 잔 마시면서 누워서 음악을 들으면 좋은 그런 날, 누군가에겐

또 다른 의미의 먹을 거리, 마실 거리가 생각나는 시간이겠지요?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무엇보다 더 즐거운 소식은 철학 vs 철학의 저자 강신주 선생님이  정독도서관에서의

철학 특강을 수락했다는 아트 마니아님으로부터의 전화였습니다.

정독도서관에 얽힌 각별한 추억이 있노라고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소식에 그러면 두 번에 걸친 강연에서

무엇을 들으면 좋을까 서로 의견을 모아서 두 번의 강의가 촉발하는 귀한 에너지를 제대로 받을 준비를

해야겠구나 머릿속이 갑자기 바쁘게 돌아가더군요.




그림을 샤르댕으로 정해서 볼 때만 해도 그런 생각이 없었지만 막상 그림을 계속 보다 보니

오늘 생일인 두 사람에게 보내는 축하메세지로도 좋은 그림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부페라는 제목의 이 그림을 눈으로 즐기고, 앞으로도 더 즐겁게 함께 할 수 있길!!




이미 함께 음악을 즐기고 있는 마리포사님, 그리고 막 클래식의 아름다움에 눈뜬 지혜나무님

부페만이 아니라 이 그림도 함께 마음으로 받아주길!!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해비해비
    '10.9.9 7:02 PM

    82 들어오면 항상 인투님 글 보려고 찾은지 거의 1년됩니다.
    갑자기 스토커같다는 생각도 느네요.ㅎㅎ
    관심있으신 그림, 철학,건축사,미술사등등 모두 제가 관심갖고 공부해보았던 분야네요.
    몇 년 전 부터는 많이 우울해서 행동 반경이 줄어들어있네요.
    도무지 마음이 잡히지 않으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네요.
    여기서 인투님 글 보며, 언젠가 저도 다시 밝게 일어나 내가 하고 싶었던 일 다시 시도 해 봐야지... 하며 대리 만족하고있는 1인입니다.
    항상 글 잘보고 있습니다.

  • 2. 카루소
    '10.9.9 11:46 PM

    Viens, Viens-Marie Lafo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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