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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브람스를 만나러 가는 길

| 조회수 : 1,734 | 추천수 : 80
작성일 : 2010-07-24 10:07:04


  
금요일, KBS정기연주회에서 함신익씨가 새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첫 공연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기대를 품고 예술의 전당으로 가던 중 교보문고에서 구한 고등어를 금하노라를 살짝 읽기 시작했는데요

덕분에 너무 시원한 9호선에서 내리기 싫어졌습니다.여기를 독서실 삼아  계속 읽고 싶은 유혹이!!

그런데 에너지가 모자라는 나라에서 이렇게까지 서늘하게 느낄 정도로 냉방을 해야 하나 하는 회의와

그래도 시원하니 계속 있고 싶다는 모순적인 생각이 교차하더라고요.

지난 번 못 본 사진전도 있어서 일단 예술의 전당에 일찍 가야지 마음을 고쳐 먹고 남부터미널에서 내렸는데요

혹시 그 동안 못 가본 길이 있으려나  설렁 설렁 걸어가다 보니 모르는 길목에서 클라리넷 전문점이 보입니다.

물론 클라리넷이 목적이 아니라  소개하는 포스터에서 본  불어 글자 하나 때문에 (depuis)눈길이 가는

희안한 경험을 한 날이었습니다.



일년전부터 라는 표현을 불어 책에서 여러 번 만나서 그런지 공연히 반가운 마음에 저절로 카메라를 꺼내는

이런 요상한 기분때문에 요즘 절식을 해도 다른 때보다 덜 지치는 것일까요?

그 생각은 못 해보았는데 어제 역사모임에서 조조님이 그런 이야기를 해서 그런가 긴가 민가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제 몸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덕분에 엔돌핀이 많이 나와서 배고픈 설움을 잊고 있는 것

아닌가 하고요.



이왕 낯선 길에 들어섰으니 평소에 가지 않는 길로 가볼까 하고 큰 길로 나오니 길가에 배롱나무가 심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묘한 위치라 제대로 잡기가 어렵더라고요. 남부터미날 앞에서 만난 능소화 찍기가

어려웠듯이 어제도 역시 배롱나무 (그런데 배롱나무 맞는지요? ) 를 두고 씨름을 했는데 능소화와는 달리

한 컷이라도 건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길거리 음식점 앞의 마실 것 앞에서 유혹을 받기도 하고.



동네가 동네인지라 여기 저기서 유혹하는 음악회 소식에 관심 기울이기도 하고요.

좋아하는 타악기 축제가 벌어지네요. 그것도 첫 회인 국제적인 퍼커션 페스티벌,그러나 날짜를 보니

처음으로 참석하게 된 대관령 음악제와 날짜가 딱 겹쳐서 그림의 떡입니다, 그래도 사진찍어서 올려 놓으면

누군가에게 좋은 소식이 되지 않을까요?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을 알리는 현수막이 눈길을 끕니다. 그렇지 않아도 동영상으로 투란도트를 구해서 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더 눈길을 확 끌었는지도 ..



예술의 전당 위로 올라가니 방학이라서 그럴까요? 뭔가 평소와는 다른 분주하고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치 놀이공원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여성분이 바닥에 바짝 엎드려 야외에 전시되고 있는 조각을

찍고 있더군요. 아,저런 식으로 자세를 낮추어서 대상을 보라는 말이구나, 아네모의 안나돌리님이 말한 의미가

확 와닿아서 역시 눈으로 보는 것이 공부가 된다는 것을 느끼고 저도 자세를 확 낮추고 한 장 몰래 찍어보았지요.









분수쇼가 이미 시작되고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카메라의 앵글에 잡고 싶은 풍경도 많고

읽다 만 책도 뒷꼭지를 당기고, 그래서 역시 사진전은 물건너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금요일 연주를 알리는 포스터입니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오르프의 까르마나 부라나

두 곡인데요, 브람스를 기대하고 왔다가 역시 현장에서는 남성,여성 합창단에 어린이 합창단, 솔로 3명

피아노 두 대의 대규모 무대로 꾸며진 까르마나 부라나 전 곡을 듣고 나니 오케스트라는 협주곡도

좋지만 역시 교향곡이나 대곡 연주에 적합한 법이야, 찬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뒤에 앉은 한 여성은 연주가 다 끝나고 나니 동행에게 나, 막 눈물이 날려고 해 라고 감동한 마음을

전달하더군요. 누군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공연히 뒤돌아보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았습니다.

지하철을 함께 탄 캘리님과 늘 이야기꽃이 만발하는데 어제는 특히 길담서원의 지방 연주회 소식

화요일 수요일 영어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덕분에 오늘 아침 일어나서 브람스를 틀어놓고 길담서원 네이버 카페에 가서  가입도 하고

글도 남기고 다양한 글을 읽기도 하면서 하루가 시작되고 있네요.

지금 상태로는 시간이 비어 있는 틈이 없어서 어떻게 그 곳과 접속하게 될 지 모르지만

마음을 두고 있다 보면 귀한 인연들을 만나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작
    '10.7.24 11:34 AM

    인투님, 얼굴은 뵙지 못했지만 여러가지 좋은 소식을 전해주셔서 항상 고마워요. 엊그저께 우연히 kbs 아침마당 프로그램에서 함신익 부부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2일간의 연주회 소식을 들었는데 가고 싶었지만 여러사정상 못갔습니다. 그런데 오늘 인투님이 그곳에 가셔서 정말 좋은 음악을 들을수 있었다니 제가 들은것 같이 대리만족 합니다. 선물로 당신 마음안에 평화가 함께하기를 두손모아 기도 합니다.

  • 2. intotheself
    '10.7.25 9:20 AM

    공작님

    이렇게 멋진 선물을 주시다니요. 감사, 감사

    그런데 기도속에 저보다는 제 아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려도 될까요?

    제 마음의 평화를 위해선 아들이 평화로운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서요.

    아니, 그러고 보니 이것은 남이 기도해서 될 일이 아닌데, 지난 수요일 sweetmommy님에게도

    아들을 위한 기도를 부탁드리고 이래도 되는가 묘한 기분이었는데 그냥 그렇게 해보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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