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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아주 특별한 음악회

| 조회수 : 1,701 | 추천수 : 182
작성일 : 2009-04-15 09:15:22

지난 금요일,원래 예약했던 음악회 표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고 참석한 음악회가 있습니다.

이번에 성악과에 입학한 제자의 집에서 음악회가 열렸거든요.

처음에 입학기념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함께 축하하자고 가볍게 꺼낸 이야기가 커져서

그 집 안주인의 아는 사람들,그들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악기를 나도 나도 하고 싶다고 제안이 들어오고

저도 제 제자들중에서 음악을 하는 아이들을 소개하고

이렇게하다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커지고 약간은 모호한 형태의 음악회가 되어버려

막상 금요일 서울에서 약속을 마치고 일산으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혹시 이상한 시간이 되지나 않을까

그렇다면 원래 듣기로 한 음악이 생각나는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마음한구석에서 슬슬 피어나기도

했지요.



시작시간인 여덟시가 되기 전 도착하여 이미 온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멘트도 없이 시작하기는 곤란해서 제가 일단 앞으로 나가서 이 음악회가 이루어지게 된 사연,그리고

앞으로 성악가로 성장하기까지 이 아이를 서로 지켜보는 첫 발이 되길,그리고 해가 바뀔 때마다

성장을 가늠하면서 격려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회가 계속 열릴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기타,플룻,바이얼린과 기타,비올라와 기타,노래,그리고 발레와 북연주,해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악기가

선보이고,음악회가 끝나고 앵콜이 터지고,늦게 도착한 아이들의 아버지들이 못 들은 곡을 다시 신청해서 듣기도

하는 사이에 엄마들이 준비한 정성스러운 음식이 나와서 ,음식을 즐기면서도 음악에 귀를 여는 시간이

계속되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반주자를 구할 수 없어서 전문반주자를 구한 점인데요,이런 음악회의 취지를 이해하고

반주비를 받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연주자가 어디 없을까 ,다음번에는 그렇게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을 알아보자는 숙제를 남겼습니다.

물론 반주자체는 훌륭해서 노래나 다른 악기의 연주를 돋보이게 해주었지만 제겐 그것이 조금 아쉽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그 날 그 집에 가보니 예상치 못한 어린 손님들이 잔뜩 와 있었습니다.

둘째아들의 학교 친구들이라고 하는데 집에서 음악회가 있다고 자습을 빠지고 집에 가야한다고

만약 함께 가고 싶은 친구들이 있으면 함께 가고 싶다고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리니 너도 나도 하고 따라나선

아이들이었습니다.

음악회내내 조용하고 박수를 치는 순간에는 열렬히 박수를 보내기도 하는 메너가 눈에 띄더군요.

그 중에 한 명이 뭔가 다르다 싶어서 다가가보니 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남학생이라고 합니다.

소개를 하고 태국노래를 불러달라고 청하니 자기 소개를 우선 영어로 그 다음에는 떠듬거리는 한국어로

한 다음 기타연주를 한 곡 하더군요.

나중에 음식을 먹는 자유시간에 말을 거니 왜 한국에 오게 되었는가,이곳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나

태국에 돌아가면 대학에서 무슨 공부를 하고 싶은가,기타는 무슨 곡을 친 것인가 이야기를 잘 해서

역시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음악회를 마치고 그 다음 월요일 음악회를 주관했던 집의 안주인과 수업에서 만나서 수업을 시작하기 전

음악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다음에는 어른들도 함께 참여하는 그런 음악회를 하면 어떤가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우리 유전자속에 정말 우리 악기를 즐기는 것이 숨어있다 서서히 발현되는 것은 아닌가

북과 해금소리에 마음이 절절히 반응하던 이야기들이 나와서 웃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영화모임에 가서 음악회 이야기를 하면서 큐트폰드님에게 다음에 음악회를 한다면

반주와 피아노 연주를 부탁한다고 합류해서 함께 하면 어떤가 청했더니 정말 흔쾌히 좋다고 승낙을 하더군요.

장을 마련하면 그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의 말,그리고 거기서 모든 일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멀리 산다는 것때문에 부탁을 못하고 그냥 넘겼던 첫 번째 음악회에 대한 아쉬움이

살아나더군요.

그러니 무슨 부탁을 할 때 거절을 당해도 인격에 대한 거절이 아니고 그 일에 대한 거절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함께 하자고 권하라고 딸에게는 잘 말을 하면서도 실제로 나는

그런 일을 제대로 못하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 날이었습니다.



정말 다음 음악회에서는 각자 자기가 사는 곳에서 음악을 벗으로 삼아 생활하는 어른들에게도 함께 하자고

권해서 생활속에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꾀하는 음악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월요일 아침,역시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녹차향기
    '09.4.15 12:03 PM

    어머나...너무 멋지세요...
    이야...정말...감동입니다..글만 읽어도..
    염치없지만..그런 음악회에 저도 감상하러
    가고싶네요...

  • 2. 마르타
    '09.4.15 6:21 PM

    정말 멋진 음악회를 다녀오셨군요
    제자의 음악회를 오븟하고 흥겹게 마련하신 자리 상상으로 같이해봅니다

    해마다 거듭남을 위해 의논을 맞대시고
    시작이 반이되어 큰 열매가 되가는 모습도 그려집니다
    음악회 한자리에 저도 앉고싶어지네요

  • 3. 카루소
    '09.4.15 8:03 PM

    태국의 국민가수인 버드 통차이가 전합니다.
    "Kon Mai Me Fa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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