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성하던 푸른 잎 다 떨쳐내고 까치집 하나 품고 있는 겨울나무.
마치 자기자식 버리고 남의 자식 키우는 듯 안쓰럽다.
오늘따라 나무꼭대기의 까치집이 왠지 서럽다.
수수만년을 똑 같은 건축방식으로 집을 짓고 있을 까치들...
지상에서의 위험을 피해 가장 견고하리라고 누구도 믿어 의심치 않을 둥지.
서양에선 귀부인의 보석도 훔치는 까치라니 오죽 영리할까...
그러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던가.
지나간 봄에 나는 희한한 장면을 목격했다.
세상에나!
청설모란 친구가 배가 좀 고팠던가?
글쎄 수십 미터나 되는 아카시아나무 꼭대기의 까치집을 어찌 알고는,
맵시도 날렵하게 까치 알을 훔치러 올라가는 게 아닌가!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아차린 까치부부가 청설모를 향해 협공작전을 펼치는데,
가히 삼국지의 무예를 방불케 하는 작전이었다...
혼비백산한 청설모는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곡예를 하고...
남의 귀하디귀한 자식이 자기에게는 맛있는 밥이 되는 광경...
너무도 처절한 생존게임의 현장이었다.
우리의 겨울은 길고도 춥다.
이 차디차고 어두운 겨울의 터널은 언제쯤 끝이 나려나...?
어느 세월이라고 걱정근심 하나 없는 평화로운 시절이 있었을까만
올겨울은 날씨만이라도 덜 추웠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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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까치집 소경(小景)
舍利子 |
조회수 : 1,965 |
추천수 : 165
작성일 : 2008-12-25 21: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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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舍利子
'08.12.26 9:07 PM오리아짐님,
사진이야 볼품 없지만 잔인하고 냉혹한 자연의 한 부분은
지금도 꽤 큰 충격으로 남아있네요.
그 또한 자연의 섭리겠지요.
댓글 감사합니다.2. 예쁜솔
'08.12.27 3:03 AM네...존경스런 관찰력이십니다.
얼마나 쳐다봐야 그런 사연을 캐낼 수 있는걸까요?
재미 있는데...까치가 들으면 화내려나요?3. 舍利子
'08.12.27 7:48 PM예쁜솔님,
나는 놈(까치) 위에 기는 놈(청설모)이 있더군요. ㅎㅎ.
까치는 자기영역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고 하니,
자식 잃을 염려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4. 돌담틈제비꽃
'08.12.28 10:44 AMㅎㅎㅎ 간간히 보는 것이지만 참으로 모정은 대단해요.
청설모 잡아서 몸보신 하시지 그러세요.
ㅎㅎㅎ5. 舍利子
'08.12.28 8:38 PM돌담틈제비꽃님,
청설모 털로 붓을 만든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먹기도 하나요?
미국산 쇠고기보다는 훨 낫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ㅎㅎ.
그런데, 저는 육식을 전혀 못해서...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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