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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까치집 소경(小景)

| 조회수 : 1,964 | 추천수 : 165
작성일 : 2008-12-25 21:34:15
그 무성하던 푸른 잎 다 떨쳐내고 까치집 하나 품고 있는 겨울나무.
마치 자기자식 버리고 남의 자식 키우는 듯 안쓰럽다.

오늘따라 나무꼭대기의 까치집이 왠지 서럽다.
수수만년을 똑 같은 건축방식으로 집을 짓고 있을 까치들...
지상에서의 위험을 피해 가장 견고하리라고 누구도 믿어 의심치 않을 둥지.
서양에선 귀부인의 보석도 훔치는 까치라니 오죽 영리할까...

그러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던가.
지나간 봄에 나는 희한한 장면을 목격했다.
세상에나!
청설모란 친구가 배가 좀 고팠던가?
글쎄 수십 미터나 되는 아카시아나무 꼭대기의 까치집을 어찌 알고는,
맵시도 날렵하게 까치 알을 훔치러 올라가는 게 아닌가!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아차린 까치부부가 청설모를 향해 협공작전을 펼치는데,
가히 삼국지의 무예를 방불케 하는 작전이었다...
혼비백산한 청설모는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곡예를 하고...

남의 귀하디귀한 자식이 자기에게는 맛있는 밥이 되는 광경...
너무도 처절한 생존게임의 현장이었다.

우리의 겨울은 길고도 춥다.
이 차디차고 어두운 겨울의 터널은 언제쯤 끝이 나려나...?
어느 세월이라고 걱정근심 하나 없는 평화로운 시절이 있었을까만
올겨울은 날씨만이라도 덜 추웠으면 하고 바라본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舍利子
    '08.12.26 9:07 PM

    오리아짐님,
    사진이야 볼품 없지만 잔인하고 냉혹한 자연의 한 부분은
    지금도 꽤 큰 충격으로 남아있네요.
    그 또한 자연의 섭리겠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 2. 예쁜솔
    '08.12.27 3:03 AM

    네...존경스런 관찰력이십니다.
    얼마나 쳐다봐야 그런 사연을 캐낼 수 있는걸까요?
    재미 있는데...까치가 들으면 화내려나요?

  • 3. 舍利子
    '08.12.27 7:48 PM

    예쁜솔님,
    나는 놈(까치) 위에 기는 놈(청설모)이 있더군요. ㅎㅎ.
    까치는 자기영역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고 하니,
    자식 잃을 염려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4. 돌담틈제비꽃
    '08.12.28 10:44 AM

    ㅎㅎㅎ 간간히 보는 것이지만 참으로 모정은 대단해요.
    청설모 잡아서 몸보신 하시지 그러세요.
    ㅎㅎㅎ

  • 5. 舍利子
    '08.12.28 8:38 PM

    돌담틈제비꽃님,
    청설모 털로 붓을 만든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먹기도 하나요?
    미국산 쇠고기보다는 훨 낫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ㅎㅎ.
    그런데, 저는 육식을 전혀 못해서...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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