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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전 강의를 함께 읽다

| 조회수 : 1,315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6-16 10:01:32

 

 

 

강유원의 인문고전강의

 

6월달 3번째 금요일 함께 읽기로 한 책입니다.

 

늦은 저녁인 8시 30분에 시작한 이 모임이 끝난 것은 거의 11시가 다 되어서인데

 

사실 다음 날 출근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더 읽어도 상관이 없었겠지만 의외로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이 여럿이어서

 

신곡을 끝으로 모임을 끝냈지요.

 

일리아스, 안티고네, 니코마코스 윤리학, 그리고 신곡에 이르기까지 물론 원전번역을 다 읽는 것이 아니고

 

인문고전강의의 지은이가 소개하는 고전의 길을 잠깐 맛보는 정도이지만 그 덕분에 새롭게 꺼내서 읽게 되는 책, 원전 번역을

 

구해서 읽게 되는 책등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소득이라고 할까요?

 

첫 발제자는 유진씨. 그녀는 일리아스를 원전 번역으로 읽으려고 하다가 어려워서 포기한 경험을 이야기하더군요. 그러다가  이번에

 

일리아스 발제를 맡고 준비하다보니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 든 모양이더라고요. 실생활에서 고전을 읽을 기회, 사람들앞에서

 

발제할 기회가 없었을 그녀가 발제를 마치고 긴장했다는 표정을 지어서 웃음이 나고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했지요.

 

저도 지난 번 첫 모임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긴장이 되고 평소처럼 진행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나서요.

 

그녀는 안티고네의 이야기를 듣더니 오래 전 고등학교 시절에 시민불복종을 이야기하던 선생님이 안티고네 이야기를 하던 맥락이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고 덧붙이기도 하고요.

 

안티고네 발제는 대학에서 세익스피어를 전공하고 가르치는 분의 발제를 기대했었는데 학교에서 일이 생겨서 참석을 못 하는 바람에

 

대신 그의 짝인 경임씨가 발제를 했습니다. 그녀는 마침 오전에 르부르 박물관 전시를 보고 온 모양입니다.그 이야기를 필두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 안티고네 발제를 했는데요  토요일 아침 한겨레신문에 로쟈의 번역서 읽기가 마침 안티고네 이야기여서 아하 소리가

 

절로 나네요. 안티고네 이야기만이 아니라 위에는 맹자를 번역한 도올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요즘 고전읽기를 하는 일상에서 만나는

 

신문 기사를 가끔은 오려서 들고 나가는 경우가 생기는 현상에도 주목하게 되었지요. 사람의 눈이란 관심사에 따라서 무엇을 주목하는 가가

 

달라진다는 느낌도 들고요.

 

안티고네를 잘 만든 무대에서 연극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안티고네만이 아니라 한참 동안 멀리하고 있던 연극의

 

세계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니코마코스 윤리학, 이 편은 해정씨가 발제를 맡았는데 요즘 일터가 너무 바빠서 참석을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즉석에서

 

제가 대신 하게 되었는데, 그의 윤리학과 정치학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을 담은 글이었습니다. 향락적인 삶, 정치적인 삶, 그리고 관조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중에  안다는 것과 실천한다는 것이

 

과연 일치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한 설명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었지요.

 

마침 이 시기의 글을 토요일 역사반 아이들과 더불어 읽고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메모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그리스를 둘러싼 이야기를 계속 읽고 있는 중이로군요. 그리스, 다양한 얼굴을 지닌 나라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중해가 둘러싸고 있는 그 지역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불어나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신곡을 준비한 규탁씨는 신곡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인생이 다를 것 같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첫 시간에 참석하지 못한 그는 부인인 수정씨가 고른 신곡, 거기다가 제가 이 책은 참고로 하라고 빌려준 책을 발제해야 하는 책으로 알고는

 

그 책을 부지런히 읽고 준비를 했더라고요.

 

책에 줄을 긋고 읽었다고 새 책을 준비해서 돌려주어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저는 줄을 색색으로 그으면서 읽는 편이라

 

그 정도는 평균적인 일이고 다른 사람들이 그어 놓은 줄을 읽으면서 그들은 왜 여기에 줄을 그었을까 상상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서요.

 

발제를 말로 준비한 것이 아니라 두툼한 프린트물을 준비해서 함께 읽을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프린트 물안에서 만난

 

이탈리아어 원문이었습니다. 제대로 읽지도 못하면서 우리들은 소리내서 읽어보기도 했지요. 처음 대목인데요 인생의 한 가운데서

 

숲속에서 길을 잃은 단테의 심정을 노래하는 대목을 우리 인생과 접목시켜서 읽으면 상당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대사라서

 

오래 기억할 것 같은 부분이었습니다.

 

발제의 시작을 영화 케이프 피어의 대사로 시작한 바람에 오래 전 본 영화를 기억하게 되었는데 이 영화에 단테의 신곡 모티브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뷔야르 그림을 다시 보다가 역시 이 그림을 추가해서 놓게 되는 것은 어제는 제 자신을 자축하느라

 

오늘은  새로 시작한 금요 모임, 서로 다른 배경과 취향의 사람들이 모여서 시작한 공부가 첫 날 하루만으로도 뭔가 좋은 예감이 들어서

 

이들과 더불어 무엇을 읽고 무엇을 느끼고 한 걸음 더 나가서 무엇을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인지 기대가 되는 마음을 표현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제 밤 수업이 끝나고 , 혼자서 단테 신곡 강의를 다시 읽어보던 시간, 혼자서 읽고 수업을 하고 다시 읽는 책은 역시 감이 다르구나

 

하는 느낌을 받던 기억이 새롭네요. 인문고전강의 , 그 다음에 역사고전 강의를 읽고 나면 어떤 원전 번역으로 이 수업을 하게 될지

 

순서대로? 아니면 목소리가 큰 사람순으로?  신곡은 여럿이서 꼭 읽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이 아마 발제자의 감흥에서 온

 

전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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