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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고마운 일상으로 돌아오는 중

| 조회수 : 1,741 | 추천수 : 211
작성일 : 2008-11-08 23:23:23


  지난 화요일 밤의 일입니다.

수업중에 갑자기 콧물이 주르르 흘러서 당황했지요.

아니 신호도 없이 감기가 오는 것일까?

평소에 이런 신호가 오기 시작하면 미리 약을 먹고 조심하면

하루 정도 힘이 들다가 낫는 편이었는데

수요일 아침 공부도 취소하고 약을 먹고 내리 잠을 잤는데도

몸이 점점 힘이 듭니다.

결국 목요일 오전 수업까지 못하는 정말 처음 있는 일이

벌어졌고,금요일 뇌과학 수업에 등록해놓고도 못가고

말았습니다.

자도 자도 어디서 그런 잠이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오랜 시간 잠을 자고 나니 무력감에 시달리게 되더군요.

입맛이 없다,글을 읽을 기운이 없다,음악소리가 듣기 싫다

이렇게 구분하면 제겐 음악소리가 듣기 싫다가 가장

중증인 증세인 셈인데,그렇게 삼일을 보내고,미리 예매한

장한나연주회를 어찌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보람이에게 대신 갈 것인지 물었더니 차라리 혼자라면

가겠지만 엄마가 늘 함께 가는 어른들이 옆자리에 있으면

뭔가 불편할 것 같아서 가지 않겠다고 하네요.

고민고민하다가 (최대 고민은 기침이 나는 현상인데요

연주도중 기침을 심하게 하면 주변사람들에게 피해가

될 것같아서였지요) 점심이후에 기침소리가 줄어든 것에

용기를 얻어 나선 길,역시 몸이 힘드니 처음에는 연주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장한나의 협연에서 그녀가 내는 첼로소리에 반하면서

점점 몸이 가벼워지는 신기한 경험을 한 날이었습니다.

비발디의 첼로협주곡으루 처음 제대로 들은 날

젊은 나이에 협연자들과 나누는 자연스러운 몸짓,그리고

어떤 때는 격렬하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서 조용한 침묵까지

포용하는 연주에 정말 감탄한 시간이었고,앙콜에서 세 곡이나

연주를 하는 덕분에 마지막까지 즐거움의 소용돌이를

일으킨 연주였지요.

연주장에서 느낀 기분에 덜컥 음반을 사는 일은 자제하는

편이었는데,어제는 두 장을 사서 늘 연주회 예약을 대신

해주는 켈리님에게 한 장,그리고 제가 들을 음반 한 장

이렇게 장만을 했습니다.

집에 와서 누워서 들으면서 이 음악에 맞은 그림을 보고

싶다고 마음은 가득했지만 몸은 역시 일어나서 그림을

찾을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답니다.




결국 오늘 아침까지 잠으로 고스란히 반납한 다음에야

드디어 조금은 일상으로 돌아온 날,일상이 이렇게 고마운

것일줄이야,그저 감사 감사한 마음이네요.




돌아오는 길에 mp3로 중국어를 들으면서 야,이게 얼마만인가

그저 소리라도 반갑다 싶어서 혼자 피식 웃었습니다.

정말 몸이 아프니,중국어를 틀어서 듣는다는 생각자체가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다녔거든요.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 작품을 들으면서 바로크 그림을

볼까? 생각했지만 무덤처럼 잠들었던 시간에서 깨어

마음이 생동하는 기운을 느끼고 싶어서 고른 화가는

폴 클레입니다.




월요일부터 오전수업도 제대로,운동도 제대로,이렇게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길 기대하려면

오늘,내일 무리하지 않아야 하겠지만 갑자기 기운이 솟으니

하고 싶은 일이 많네요.자제,자제 속으로 자제를 부르짖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의 시간을 반추하게 만드는 그녀의 첼로소리에 저절로

흥이 생기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지금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08.11.9 2:22 PM

    음악선물이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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