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포도 상자속에서 느끼는 어린 아이의 마음

| 조회수 : 1,777 | 추천수 : 137
작성일 : 2008-09-28 23:57:59


   오늘 저녁의 일입니다.

언니,동생이 나란히 저랑 함께 공부하는 자매가 있는데

그 아이들의 어머니가 도서관에 오셨더군요.

4학년짜리 딸이 아무래도 선생님이 늘 바쁘셔서

제대로 식사를 못하시는 것같다고

엄마가 맛있는 것을 좀 사드리라고 했다고요.

그러면서 거봉 한 상자를 준비했노라고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기도 하고,고맙기도 한 선물,더구나

너무 수줍어서 기어드는 목소리로 대답하곤 하는

어린 아이가 어떻게 그런 생각까지 했을꼬 신기하기도 하더군요.

사실은 늘 도시락을 챙겨들고 와서 (사먹는 식사에

질려서일까요? 요즘은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이 오히려

손에 익어서 그 편이 더 도움이 되더군요) 제대로 식사를

하는 편인데요,걱정해준 아이에게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그렇게 말하고 교실에 들어오는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집에 들어와 사연을 말한 다음 거봉 포도를 씻어서

먹으면서 82cook의 카루소님이 올려주신 음악을 들으면서

고흐의 그림을 찾아서 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아마 그가 네덜란드에서 탄광촌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시기에 만난 사람들을 모델로 초상화를 그리던 시절의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 마침 자본주의시기가 막 시작되는 때의 영국에 관한

글을 읽다보니 노동으로 함겨운 사람들의 인상에

먼저 손이 갔습니다.

절대 빈곤이 사라진 시대라곤 하지만 사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삶이 질곡인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절대적으로 다 가난했던 시절에 비해 상대적인

빈곤이 더 무서운 마음의 병을 낳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사실 우리가 아는 고흐는 그의 대표작으로만 만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런데 마침 그의 초기작부터 수집해놓은

싸이트가 있어서 찬찬히 보게 되네요.




화가하면 떠오르는 이름을 바로 대보라고 하면

어린아이들의 경우 십중팔구 피카소와 고흐를 대더군요.

고흐란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아이의 경우에는 그 귀 어쩌고

하면서 고흐를 언급하기도 합니다.

피카소는 그림보다는 이름으로,고흐는 이름도 이름이지만

그림으로도 기억하는 점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요.








화가의 대표작품으로 화가를 만나는 것보다는

한 화가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그가 살았던 시기,

그의 성장과정,그리고 어떤 변화를 겪으면서 그림의

경향이 달라졌는가를 따라가다보면

한 사람이 시대속에서 시대에 구속받고,그러면서도

구속을 뚫고 나가는 힘을 발휘할 때 그가 진정으로

시대를 초월한 화가가 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파리에 온 이후의 색감이 달라진 고흐가 느껴지네요.







물론 가정에 불과하지만 일년전에 태어나서 죽은 형

그의 이름을 그대로 새로 태어난 아들에게 붙이는

무감각한 일을 한 부모가 아니라 조금 더 주의력이 있는

부모에게서 자랐더라면 그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됩니다.



자료가 너무 많은 싸이트에서 그림을 보다 보니

아직도 그가 파리에 온 이후 초기작품들이 이어지는군요.

오늘은 여기까지 본 다음,내일 시간이 날 때

이어서 보아야 할 모양입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totheself
    '08.9.28 11:59 PM

    카루소님,

    고흐 그림을 좋아하신다는 말을 듣고 오늘 고흐그림을 골랐는데요

    너무 많은 그림이 있는 싸이트를 만나서 감격스러운 마음에 보다 보니

    낯선 그림들이 주를 이루는군요.

    그래도 새롭게 보는 그림들부터 선물로 받으실래요?

  • 2. nayona
    '08.9.29 12:10 AM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왜 나는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뜻이지.

    -빈센트 반 고흐


    전 동생 테오가 아들을 낳자 그렸다는 그 인디고블루의 하늘을 안은 아몬드나무꽃 그림이 가장 마음에 닿습니다.
    제 마음에 그려진 그림이지요....

  • 3. 카루소
    '08.9.29 12:46 AM

    intotheself님!! 감사합니다.
    전 지금 Julie London의 September In The Rain을 들으면서 이 게시물을 읽고 있어요.^^
    새롭게 보는 그림...감동입니다.*^^*

  • 4. hisosan
    '08.9.29 10:03 PM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잘 보고 있습니다.

    고흐의 그림과 선생님의 글이 Claude Lelouche감독의 영화, 을 떠오르게 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207 창경궁 춘당지 11월13일 풍경 하트무지개 2025.11.15 61 0
23206 물에 빠진 가을 1 도도/道導 2025.11.15 78 0
23205 고터에서 산 8만 5천원 짜리 트리 5 자바초코칩쿠키7 2025.11.14 678 0
23204 톨공주 특집 1 챌시 2025.11.14 231 0
23203 이만한 것이 없다. 도도/道導 2025.11.14 151 0
23202 갑돌이와 마당냥(코코)의 산책 19 화무 2025.11.12 674 0
23201 내장산~백암산 백양사의 가을 6 wrtour 2025.11.10 626 0
23200 우리냥이 2탄. 우리집 샴 자매님들 4 루루루 2025.11.10 657 1
23199 입양간 페르시안 사진 공개해요. 남은거 탈탈 9 챌시 2025.11.10 719 1
23198 코스트코 트러플 초콜릿 상태 봐주세요 꽃놀이만땅 2025.11.09 954 0
23197 어서 데려가세요. 집사님들, 페르시안 고양이 맞죠? 3 챌시 2025.11.07 1,356 0
23196 어중간하게 통통하시면 롱스커트 입어보세요. 7 자바초코칩쿠키7 2025.11.06 1,784 0
23195 히피펌 스폰지밥 2025.11.05 2,277 0
23194 수목원 가는 길 4 도도/道導 2025.11.03 809 0
23193 10월의 마지막 날을 기대하며 2 도도/道導 2025.10.31 676 1
23192 고양이 하트의 집사가 돼주실분 찾아요 3 은재맘 2025.10.30 1,551 0
23191 ,,,, 1 옐로우블루 2025.10.30 455 0
23190 내 행복지수는 2 도도/道導 2025.10.30 495 0
23189 우리 냥이 9 루루루 2025.10.30 1,136 0
23188 개프리씌 안부 전해요 11 쑤야 2025.10.29 769 2
23187 견냥이들의 겨울나기 10 화무 2025.10.29 869 2
23186 봄...꽃. 그리고 삼순이. 13 띠띠 2025.10.24 1,257 3
23185 설악의 가을(한계령~귀때기청봉~12선녀탕계곡) 6 wrtour 2025.10.21 858 2
23184 고양이 키우실 분~~ 1 주니야 2025.10.21 1,473 0
23183 어미고양이가 버린 새끼들 사진 3 현경 2025.10.19 1,964 1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