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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가을걷이를 끝내기 위하여~

| 조회수 : 1,360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6-11-08 20:33:31

겨울차비_(1).jpg


 어제한 염초릿지의 피로가 쌓인 그대로 장인어른의 호출을 받고


부랴부랴 길을 떠났습니다~


 


일년에 기껏 한두 번에 불과한 시골 농촌의 처가 방문..


 


팔순이 넘으신 두 분만이 우두커니 계시는 그 곳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왔고 대강은 끝냈을 추수의 막바지 일손을 필요로 하십니다.


 


겨울차비_(2).jpg


 대전 통영간 고속국도가 뚫려 한 시간 이상 거리가 단축되어


점심은 늘상 김밥으로 갖고 가선 덕유산휴게소 옆에 자리를 폅니다.


 


오늘은 구수한 시래기국까지 첨가되어 따뜻하게 먹었습죠^^


 


겨울차비_(2.1).jpg


 앉은 자리에서 내려다보이는 저 산촌은 어디쯤일까.....


 


인근에 금산이 위치하니 인삼밭도 눈에 띄는데 인적이 끊겼는지 고요하기만 합니다.


 


겨울차비_(3).jpg


 여기서 약 두 시간여만 더 가면 우리의 목적지~


 


이 곳에서부터 운전대를 제 갈빗대에게 맡기고 저는 카메라 셧터를 눌러댑니다.


 


뭉게구름이 흐르는 저 높은 산은 어디인고?


억새도 부는 바람에 고갯짓을 하며 반겨주는듯.


갈 때는 소풍가는 어린 아이 마냥 언제나 흥분이 됩니다.


 


겨울차비_(4).jpg


 고속국도에선 처음으로 운전을 맡겼으니 우리의 까메오는 신바람이 났습니다.


맘대로 두리번 거릴 수도 있고,


카메라를 맘놓고 주물러대는 재미에 푸욱~빠졌습니다.


 


아니~ 왜 이래???


여기가 어디야?????


허걱^(*(_*!~$*


서진주를 지났네요..


왕복 40킬로미터를 자유 여행했습니다.


 


이런........


진주 톨게이트에서 유턴~


 


내려!


 


으유~~짜증이 나네%^&(*()_})|+_)(!~!@~


기름값이 얼마고 통행료는 또 얼만데..라는 말은 안했지만


여자들은 왜 이리 길치가 많은 건지???


 


겨울차비_(5).jpg


 새벽같이 일어났더니 벌써 두 분은 일나가시고


잠을 곤히 자는 갈빗대만 남겨두고 저수지를 향했습니다.


 


자욱한 안개로 숨이 막힐 지경이니 이런 날엔 사진 촬영도 쉽지 않을 겁니다.


 


뚝위엔 밤새 여기서 잤는지 염소 몇 마리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다가는 쫓아오면서 맴맴거리네요~


"뭘 보슈? 사진 찍는 거 첨보슈?"


 


겨울차비_(6).jpg


 


겨울차비_(7).jpg


 조심 조심 저수지 뚝길을 지나 촬영하기 좋은 길목으로 자리를 옮겨봅니다.


 


이슬에 바짓가랑이는 흠뻑 젖어들고


싸늘한 한기를 가슴 깊숙히 들이마시면서 자리를 잡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두 노인네는 밭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데 이 젊은 것은 시방 뭐하는 겁니까?


 


겨울차비_(8).jpg


 우와~~~


 


안개속에 비친 물빛이 차갑고 어디가 위인지 아랜지 분간이 안 갈 지경^^


 


겨울차비_(9).jpg


 앞에서 옆으로 뒤로 돌려~


마구 눌러대기 시작합니다.


 


멀리 떠나가는 사랑하는 이를 뒤쫓기라도 하는 듯


지금 놓치면 영원히 못 만날 것 같은 초조함으로 누릅니다..


 


그러나 이젠 맘 편하게 천천히 감상해 봅시다~


 


겨울차비_(10).jpg


 


겨울차비_(11).jpg


 


겨울차비_(12).jpg


 


겨울차비_(13).jpg


 감~


이 녀석들을 따러 여기까지 왔지만 예년에 비해 십분의 일도 맺질 못했답니다.


 


지난 번에 지리산 자락에서 이미 예견은 했지만 올핸 흉작이라 아쉽군요..


 


겨울차비_(14).jpg


 


겨울차비_(23)_copy.jpg


 이슬 머금은 패랭이와 산국의 빛깔은 점점 더 새로워져가고..


 


지난 번 산행에서 얻은 유홍초 씨앗을 화초밭에 정성껏 심었습니다~


 


저 들에 저 들국 다 져불것소

                          김용택

날이면 날마다
내 맘은
그대 오실 저 들길에 가
서 있었습니다
이 꽃이 피면 오실랑가
저 꽃이 피면 오실랑가
꽃 피고 지고
저 들길에 해가 뜨고
저 들길에서 해가 졌지요

그대 어느 산그늘에 붙잡힌
풀꽃같이 서 있는지
내 몸에 산그늘 내리면
당신이 더 그리운 줄을
당신은 아실랑가요

대체  무슨 일이다요
저 꽃들 다 져불면 오실라요
찬바람 불어오고
강물 소리 시려오면
내 맘 어디 가 서 있으라고
이리 어둡도록 안 온다요
나 혼자 어쩌라고
저 들에 저 들국 지들끼리 다 져불것소


 


겨울차비_(15).jpg


 감따러 가는 길엔 대숲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욱 돋우워줍니다.


 


겨울차비_(16).jpg


 까치밥을 남길 것도 없이 몽땅 따내리고 상자에 담아 짊어지고 내려오는길엔


까치들이 까악~거리면서 뒤따라옵니다.


 


여기 저기 널려진 감상자를 점검하다보니


그 잠깐 사이에 까치가 와서 따놓은 감을 쪼아놨네요^^


 


지독한 녀석들..


 


겨울차비_(17).jpg


 무거운 상자를 짊어지고 내려오는 길섶에 깔려있는 비단결같이 부드러운 이끼밭~


 


짊어진 채 발아래를 내려다보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찍새에게


곁에서 왈  "여유 만만하네~"


 


겨울차비_(18).jpg


 이튿날 아침!


또 다시 찾은 저수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양을 잡아보려고 왔지만


별로 신통한 재미는 못 봤습니다만


어제와는 전혀 다른 모습에 또 다시 찰칵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겨울차비_(19).jpg


 


겨울차비_(20).jpg


 위에 사진은 물속에 비친 모습을 180도 거꾸로 뒤집어 세웠습니다.


 


겨울차비_(21)[1].jpg


 갑자기 찾아온 겨울 날씨답게 오리들이 碧空을 날아갑니다.


다가올 겨울을 이 곳에서 지낼 저 들에게 편안한 보금자리의 안식을...


 


겨울차비_(22)[1].jpg


 이미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엔 벼 포기에서 새로운 싹이 파릇히 돋아나오고


 


겨울차비_(23)[2].jpg


 마늘 농사 준비를 마친 밭에는 어느 새 비닐 옷을 입혀주었습니다.


내년 봄 더 많은 수확을 꿈꾸면서~


 


겨울차비_(24)[2].jpg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시각.


 


겨울차비_(25)[2].jpg


 돌담집 굴뚝에선 아침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그 냄새가 바로 갓 볶아낸 코오피 냄샙니다^^*


 


아직도 따지 못한 감은 주인의 손을 기다리는데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니 농부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지기만 합니다.


 


겨울차비_(26)[2].jpg


 찬 기운을 덥혀줄 아궁이에선 탁탁 콩깍지 타는 소리가 들리고


불 앞으로 몸을 더욱 가까이 다가앉게 만드는 계절~


 


겨울차비_(26.1)[2].jpg


 마지막 밤이 깊어만 갑니다.


오늘이 보름^^*


 


추석 후 첫번째 보름달이니까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겨울차비_(27)[1].jpg


 다시 발길은 서울로 향하는데


바깥 공기는 차갑다 못해 추워져서 자동차의 히터도 넣어봅니다.


 


저 멀리 덕유산엔 하얀 눈을 덮어쓰고 겨울 준비를 하라는 신호를 보내고있습니다.


 


겨울차비_(28).jpg


어떤 용감한(?) 이가 고속국도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촬영을 하길래


이 까메오도 그 앞쪽으로 더 나아가 세우고 덩달아 불법인줄 알고도 찍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절대 따라하지 맙시다!"  


 


에고 무서워라@.@~


간이 쪼그라드는 줄 알았습니다.


 


서울과 경기 북부지방엔 첫 눈이 내렸다는데


이 까메오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했습니다.


 


팔 다리 어깨 허리 안 아픈 곳이 없게시리 힘은 들었어도,


'農者는 天下之大本'이라 내년이고 후년이고 끊임없이 찾아가고픈 심정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김인배 연주 'My Love'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셀나무
    '06.11.9 10:08 AM

    즐감했습니다.
    떠나고 싶네~~~

  • 2. 변인주
    '06.11.9 12:08 PM

    Oh!!! I feel crying!

  • 3. 지원
    '06.11.9 1:25 PM

    지난번 올리신 북한산행 사진도 잘 봤고 허락없이 퍼가서 같이 산행하는친구들과 잘 봤답니다^^
    시골풍경과 연주가 너무도 잘 어울립니다
    이번주에 밤과꿈님의 산행코스를 오랫만에 밟아보려합니다^^

  • 4. 토란토란
    '06.11.9 7:24 PM

    그전부터 올려주시는 사진과 글 잘 보고있습니다.

    그냥 올라가는 산행도 힘든데 카메라까지 메고
    자세하게 찍어주셔서 덕분에 얼마나 잘봤는지요.

    이번 사진도 잘보고 갑니다 ^^
    돌담집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냄새가 나는듯 합니다.

  • 5. Emile
    '07.2.12 9:19 PM

    오늘에서야 님의 발자욱을 따라봅니다.
    적지않은나이를 도심속을 멤돌며 사진으로만 보는 아름다운 서정에 님이 너무도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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