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우체국 계단

| 조회수 : 1,190 | 추천수 : 37
작성일 : 2006-09-26 16:00:26






우체국 계단




우체국 계단에

나는 수신인 부재로 반송되어온

엽서처럼 구겨진 채 앉아 있었다

빨간 우체통이 그 곁에 서 있었고

또 그 곁에는 늙은

자전거가 한 대 웅크려 있었다


여름의 끝이었고 단물이 다 빠져나간 바람이

싱겁게 귓불을 스치며 지나갔다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기 위하여

나는 편지 혹은 엽서를 안 쓰고 지낸 지

몇 해가 지났다


생각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애써 기억의 밭에 파종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길 건너편의 가구점 앞에서

낡은 가구를 부수고 있는 가구점 직원들,

그리움도 세월이 흐르면 저 가구처럼 낡아져

일순간 부숴버릴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낡은 가구처럼 고요하게 앉아 있었다

정~ 그리워서 미쳐버릴 지경에 이르면


내 이마에 우표를 붙이고 배달을 보내리라

우체국의 셔터가 내려가고

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져갔다

여름의 끝이었고

나는 아직 무성한 그리움의 계절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
.
.
.
.
詩.김충규

계절은 벌써 여름을 떨쳐버리고
가을로 향하여 빠져듭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길~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라야
    '06.9.26 10:30 PM

    아, 이 목소리...혹시 엔야인가요...?
    요즘...'그리움'이란 글자만 봐도...왜이리 눈물 날라고 하는지...ㅡㅜ

  • 2. 밤과꿈
    '06.9.27 2:47 PM

    Enya 의 노래 "May it be"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339 적응하는 것이 방법이다. 2 도도/道導 2026.07.03 201 0
23338 쇠테리어에 이어서... 4 순대렐라 2026.07.02 1,091 2
23337 부엌 주방가구 교체 글 구조도 올립니다. 하얀그림자 2026.07.02 811 0
23336 쇠테리어 올립니다ㅋ 10 순대렐라 2026.07.02 1,361 2
23335 노인들의 사는 재미 4 도도/道導 2026.06.30 893 1
23334 재미없는 세상을 4 도도/道導 2026.06.29 567 0
23333 화면 우측 하단 회색 띠 ('식품') 달걀 2026.06.29 380 0
23332 그냥 보낼 수 없어 2 도도/道導 2026.06.28 527 0
23331 소매7부... 1 둥글게 2026.06.26 2,855 0
23330 탄 냄비 올립니다ㅎ 1 82쿡쿡 2026.06.25 934 0
23329 화중군자의 시절 6 도도/道導 2026.06.25 421 0
23328 꽃을 확대해보세요~~ 2 마스카로 2026.06.24 860 1
23327 저도 고양이 4 푸른 2026.06.22 901 1
23326 쳇지피티가 만들어준 20년후의 손녀 7 단비 2026.06.22 959 2
23325 어깨 아플때 기구 2 클래식 2026.06.22 597 1
23324 목욕탕집 제콩이예요 4 김태선 2026.06.20 883 1
23323 놀고 싶습니다. 2 도도/道導 2026.06.19 515 0
23322 이런 옷 어때요? 2026.06.19 628 0
23321 조약돌이고 싶은 마음 4 도도/道導 2026.06.18 406 1
23320 내 곁의 노리개 6 도도/道導 2026.06.16 799 0
23319 살기위한 본능 2 도도/道導 2026.06.15 779 0
23318 자세히 보면 진가가 보입니다. 2 도도/道導 2026.06.12 576 1
23317 우리 냥이도 4 olliee 2026.06.12 837 1
23316 바다속 셀카 우리집 삼색냥 by chatgpt 4 지안 2026.06.12 732 2
23315 늘어난 티셔츠 목 셀프 수선 16 꽃소그미 2026.06.11 2,074 1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