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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해금 연주를 들으면서 읽는 시 한 편

| 조회수 : 2,002 | 추천수 : 20
작성일 : 2005-05-09 02:20:56
요즘 연달아 대장금을 보느라  시간이 모자라네요.

오늘은 밤 열두시를 넘기기 전에 보기 시작해서  그래도 좀 일찍 끝난 덕분에

잠자기 전에 해금 연주를 틀어놓고 시를 찾아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말이 곧 절이라는 뜻일까
말씀으로 절을 짓는다는 뜻일까
지금까지 시를 써 오면서
시가 무엇인지
시로써 무엇을 이룰지
깊이 생각해볼 틈도 가지지 못한 채
헤매어 여기까지 왔다
경기도 양주군 회암사엔
절 없이 절터만 남아 있고
강원도 어성전 명주사에는
절은 있어도 시는 보이지 않았다
한여름 뜨락에 발돋움한 상사화
꽃대궁만 있고 잎은 보이지 않았다
한 줄기에 나서도
잎이 꽃을 만나지 못하고
꽃이 잎을 만나지 못한다는 상사화
아마도 시는 닿을 수 없는 그리움인 게라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마음인 게라고
끝없이 저자 거리 걷고 있을 우바이
그 고운 사람을 생각했다
시를 찾아서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
발표 안 된 시 두 편만
가슴에 품고 있어도 나는 부자다
부자로 살고 싶어서
발표도 안 한다
시를 두 편 가지고 있는 동안은
어느 부자 부럽지 않지만
시를 털어버리고 나면
거지가 될 게 뻔하니
잡지사에서 청탁이 와도 안 주고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
거지는 나의 생리에 맞지 않으므로
나도 좀 잘 살고 싶으므로


정희성님의 시를 찾아서입니다.

시인에게는 시가

수랏간 상궁에겐 음식이

화가에겐 그림이

이런 식으로 자신의 마음에 품는 그 무엇이 있겠지요?

오늘 읽은 소설에서  한 늙은 농부가  동학군을 숨겨주면서 들려준 한 토막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옛적에 들었다는 장자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백정의 고사를 말하더군요.

평생 칼을 갈지 않고도  고기를 기가 막히게 잘 써는 백정의 이야기인데요

고기의 결을 찾으면 된다는 것이지요.

백정에게는 고기가

농부에겐 곡식이

그렇게 각자에게 맡겨진 삶에서  결을 제대로 찾는 것.

농부의 전라도 말속에서 담겨나오는 구수한 사투리속에 들어있는

한없이  깊은 통찰에  고개 끄덕이면서 내가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많이 생각한 밤이었습니다.



오늘 밤 보게 된 화가는 이상원님입니다.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서  한 경지에 오른 화가이지요.

그 분의 전시회가 갤러리 상에서 열린다고 해서

이번 화요일엔 그 곳과  서울 시립 미술관의 전시에 가보려고 합니다.











오늘 밤 대장금을 보는 중 장금이의 명대사가 한 마디 있었습니다.

다전으로 쫒겨간 장금이가 백번이 구하기 어려운 약재라는 말을 듣고 씨를 뿌려서

연구를 하더군요.

주변 사람들이 말리니  대답합니다.

그러면 저는 백번을 키우는 일을 해보겠습니다.

왜냐고요?  어려운 일이라고 하니까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여름
    '05.5.9 1:04 PM

    그림이 정말 인상적이네요.
    근데 '갤러리 상'의 위치는 어떻게 되나요?

  • 2. intotheself
    '05.5.9 2:03 PM

    여름님

    이상원님의 그림 정말 인상적이지요?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 강렬한 이미지라고나 할까요?

    갤러리 상은 인사동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직접 원화를 보는 즐거움을 누리시길 바라며

  • 3. blue violet
    '05.5.9 3:56 PM

    갤러리 상은 인사동 스타벅스 앞에 있는 걸로 기억해요.
    그림의 인물이 말을 걸어 올거 같은 분위기네요.

  • 4. artmania
    '05.5.9 4:14 PM

    안녕하세요? 아트매니아입니다.
    전시안내가이드에서 '이상원'의 그림을 보고, 한참 이미지가 지워지지않더군요.
    이번주 강의중에 학생 한명 이 전시에 대해서 발표하기로 되어있어서, 나름대로 기대가 큽니다.
    제도권밖에서 작업하는 작가라서 그런지 더욱 신비스럽습니다.

    이번주 갤러리 투어 공지입니다.
    아래를 참고하시고, 원하는 분들은 누구든지 오시면됩니다.

    워낙 많은 수의 작가들이 참여해서, 오전에 전시설명을 의뢰했지만,
    미술관 사정상 힘들다고 하네요.
    ---------------------------------------------------------------------------------------------

    이번주에는 야외전시가 곁들여진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만나보려합니다.
    장소는 '서울시립미술관'입니다.

    화요일(5/10) 11시에 서울시립미술관에 오시면, 함께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본관 입구에 있겠습니다/ 정인진 019-640-8828)

    ---------------------------------------------------------------------------------------------

    [서울청년미술제 포트폴리오 2005]

    전시일정 : 2005년 04월 20일 ~ 2005년 05월 22일
    전시장소 : 본관, 경희궁분관, 남서울분관 전관

    전시회설명 :
    역량 있는 미발굴 신인과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소장작가(35세 이하) 300여명을 소개하면서 청년미술가들의 관점·의식·작업개념 등을 포괄적으로 살펴보는 전시

    □ 전시부문: 동시대 창작미술의 모든 매체 ― 회화, 사진, 영상, 설치, 조각, 판화, 드로잉, 프로젝트, 그 외 실험적인 미술 등
    □ 대상작가층 : 미발굴 신인작가부터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소장작가에 이르는 신진작가 (대학원 재학 ~ 35세 이하)
    □ 참여작가수 : 264명
    □ 전시공간별 배치
    본관(175명)
    -1층+2층 동쪽 전시장: 회화, 72명
    -2층 가운데+서쪽 전시장: 회화/수묵화, 28/28명
    -3층 3/4/특별전시장: 비디오/사진II/설치, 15/26/6명
    경희궁분관: 입체 및 설치, 46명
    남서울분관(43명)
    -1층: 사진 I, 18명
    -2층: 판화, 25명

    □ 전시내용
    신진작가의 작업을 포괄적으로 소개하여 동시대 미술계의 최근 동향을 폭넓게 검토함
    ○ 역량 있는 미발굴 신인과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소장작가를 대거 소개하여 신세대 미술가들의 관점·성향 등을 포괄적으로 살펴보고, 작가들에게는 향후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함
    ○ 청년작가들의 취향·관점·의식·작업개념 등을 포괄적으로 점검하면서, 동시대 미술의 현황과 과제, 향후 전망 등을 비평하는 계기로 삼아, 미술계의 최근 논점과 쟁점을 중심으로 논의를 활성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함

    □ 전시프로그램
    -세미나
    · 미술평론가 2명 초청, 최근 미술계의 논점과 과제 등을 중심으로 발제하고 토론
    · 이 전시에 대한 비평도 포함
    5.13(금) 오후3:00-5:00,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지하 강당

    -전시설명회
    일반시민 대상으로 전시 설명
    4. 26(화)부터 전시 기간 지속, 매일 오후3:00, 5:00

    [2005 미술관 '봄' 나들이]

    전시일정 : 2005년 04월 20일 ~ 2005년 05월 22일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야외공간

    전시회설명 :
    지난해에 처음 시도되어 뜨거운 대중적 호응을 얻었던 서울시립미술관의 야외설치 미술전 展이 4월 20일(수)부터 5월 22일(일)까지 33일간 시립미술관에서 또 다시 열린다. 미술관 진입로부터 정원, 소광장 및 건물 전면이 전시공간으로 활용되는 본 전시는, 일상적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관객을 맞이하는 ‘열린 미술’을 지향하는 기획전이다.

    미술제도와 일상공간이 만나는 인터페이스로서의 공간적 맥락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2004년 전시에 이어, 올해는 예술의 가장 원초적인 요소인 ‘상상’을 주제로 11명의 작가가 다양한 ‘봄(spring/seeing)'의 체험을 통해 미술관을 상상공간으로 전환시킨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본관 앞 소광장에 마련된 ‘우유곽 소녀의 집’(홍학순)에서는 작가가 직접 그린 벽화를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람객들이 비치된 재료로 상상 그림을 담은 엽서를 제작할 수 있다. 전시가 끝나면 미술관에서 원하는 주소로 발송해주는데, 전시 기간 중 언제나 이용 가능하며,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출품작가 :
    최평곤 외 11명

    부대행사 :
    "상상을 담은 그림엽서 보내기"
    전시기간 중 미술관 광장에서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전시관람문의
    tel) 02.2124.8933~8,8941

  • 5. 레인트리
    '05.5.9 6:55 PM

    하얗게 센 머리를 유난히 밝게 처리한 것이 눈에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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