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래를 배불리 많이 먹으면 당뇨를 고칠 수 있단 얘기를 믿기로 하고 6월 중순에 씨를 심었어요.
얘를 찍은 건 6월 말경이었어요. 좀 늦었지요. 현종님이 주신 씨앗입니다.

공작의 꼬리 같은 장식이 있는 봉오리입니다. 삼각뿔 같은 모양입니다. 신기하죠?

이제 꽃봉오리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웬만큼 나왔죠?

공작꼬리 장식을 달고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너무 멋집니다. 공작부인 같죠?

더러는 붉은 꽃도 핍니다.

활짝 피었을 때의모양입니다.

꽃이 진 자리에 다래가 맺힙니다. 속살이 조금 부드러워지면 다래가 벌어지면 하이얀 목화솜이 툭툭 터져나올 것입니다.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자랍니다.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이 신가한 듯 쳐다봅니다.
어떤 아주머니께서는 화분 하나 달라기도 하시고
또 어떤 분은 나중 씨앗 좀 받아 달라 하십니다.
하지만 그 전에 이미 다 따먹을려고 기르는 건데 씨앗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가면서 눈에 밟히니 신랑이 수시로 나가서 벌레를 잡아줍니다.
또르르 말려 있는 이파리를 펼치면 그 안에서 배추벌레 같은 놈이 살고 있습니다.
이 벌레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신랑 외엔 아무도 없습니다.
아마도 곧 자신의 입으로 드갈 달달한 다래를 생각하며 기꺼이 상대를 하겠지요.
얘들이 우리 집 돈 버는 기계의 당뇨를 고쳐줄 수 있을까요?
다 오늘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