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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나뭇잎 흔들릴 때 피어나는 빛으로

| 조회수 : 811 | 추천수 : 0
작성일 : 2019-05-08 00:30:10












나뭇잎 흔들릴 때 피어나는 빛으로 

                        

                                                 손택수



멀리 여행을 갈 처지는 못 되고 어디라도 좀 다녀와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을 때

나무 그늘 흔들리는 걸 보겠네

병가라도 내고 싶지만 아플 틈이 어디 어딨나

서둘러 약국을 찾고 병원을 들락거리며

병을 앓는 것도 이제는 결단이 필요한 일이 되어 버렸을 때

오다가다 안면을 트고 지낸 은목서라도 있어

그 그늘이 어떻게 흔들리는가를 보겠네

마흔 몇 해동안 나무 그늘 흔들리는 데 마음 준 적이 없다는 건

누군가의 눈망울을 들여다 본 적이 없다는 얘기처럼 쓸쓸한 이야기

어떤 사람은 얼굴도 이름도 다 지워졌는데 그 눈빛만은 기억나지

눈빛 하나로 한 생을 함께 하다 가지

나뭇잎 흔들릴때마다 살아나는 빛이 그 눈빛만 같을 때

어디 먼 섬에라도 찾듯, 나는 지금 병가를 내고 있는 거라

여가 같은 병가를 쓰고 있는 거라

나무 그늘 이저리 흔들리는 데 넋을 놓겠네

병에게 정중히 병문안이라도 청하고 싶지만

무슨 인연으로 날 찾아왔나 찬찬히 살펴보고 싶지만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멀쩡하게 겨울이 지나갈 때

                             

                          -[문예연구] 2019 봄호, 문예연구사, 2019, 119-120



사람만이 인연이고

사람하고만 인사트고

사람만을 기다리며 살지 않지


오고 가는 

남의 집 화단에 핀 꽃

공원 담벼락의 이러쿵저러쿵 덩쿨

지하철 입구에 쩔은 나무


하다하다 

오래 묵은 가게

하다하다

늘 고대로 그 자리 세월 비켜 나 간판


그 익숙함이 주는 의지됨을 

높고 높아 얻기 힘든 

사람 마음이 아시겠냐만은

잠시 잠깐 

나를 놓아 주는 건

어쩌다 마주친 

아주 오래된 그대



* 첫 사진 밑의 글은 시인의 시

*그거 빼고는 다 쑥언늬 사설과 사진

*오월은 아까비..못 봐주는 꽃이 많은데, 우린 너무 바빠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종이공작
    '19.5.8 11:49 AM

    우연히 님의 글을 자게에서 읽었어요.
    대화의 희열에 대한 글이었다고 기억해요 아마도.. 그리고 잊고 지내다 간만에 들어간 키톡에서 우연히 님의 글을 발견!
    줌인줌아웃에도 글을 쓴다고 해서 급 넘어 와 글을 남깁니다.
    오늘부터 님의 글이 저의 소확행이 될 것 같아요^^

  • 쑥과마눌
    '19.5.8 7:13 PM

    오..감사
    서로의 소확행이 되는 걸로요!

  • 2. 쑥과마눌
    '19.5.10 12:55 AM

    사라진 댓글언니에게

    일상의 부산함중에도, 댓글을 읽고 미소짓게 만들어 줘서 고마워요
    돌아와 대댓글을 적으려니, 수줍은 많은 언니인가..사라져..ㅠㅠㅠ
    그래도, 내 마음에 놓은 그 글자들은 아직 살아 있으니,
    오며 가며, 들리고, 가며 오며, 인사 전해요~

  • 3. 공주
    '19.5.18 7:28 AM

    지난 번엔 고정닉을 썼었는데 쑥스러워서리...
    마지막 연 울컥해요.
    50후반을 치달으니 사람이 위로가 아니라 자연이 위로네요.
    맞아요. 거기 늘 서 있는 그 건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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