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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큰애들 앞에서 둘째가 더 예쁘단 말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세상의모든엄마들 조회수 : 4,199
작성일 : 2011-09-26 11:37:55
큰애가 싫어요라는 글을 읽고 생각나는 게 있어서 글 올려요. 
둘째 임신했을 때나 태어난 후에 첫째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나가면
축하한다는 말 끝에 눈을 찡긋하며 이런 말을 덧붙이는 엄마들이 계세요.    
 "둘째가 더 예뻐"     
 
그분들에게 나쁜 뜻은 없었겠지만 제 첫째 애가 옆에서 그 말을 다 듣고 있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정말 당혹스러웠어요.   
저도 친정에서 첫째 아이인데 친정 어머니께서 저와 동생에게 대하는 게 다르셔서 상처 받았던 경험이 있거든요.  
큰애의 눈치를 살피니 분명히 들었는데 못 들은 척 딴 데 보고 있더라는...--;;  
한번은 제 사촌 시누이가 둘째를 낳고 자기 큰애 바로 옆에서 
스스럼없이 둘째가 큰애보다 더 예쁘다고 하는데 
옆에 있던 그 집 큰애 얼굴이 순식간에 해쓱해지는 걸 본 적 있어요. 

저도 애 둘 키우는 사람이라 그 엄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말을 하는지,   
어떤 마음인지 전혀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더 어린 자식에 대한 보호 본능에서 그런 말을 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본능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큰애 앞에서 엄마 마음을 거르지 않고 드러내 보이는 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큰애는 이미 엄마가 다른 아이를 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이 두쪽 나는 것 같은 충격을 겪잖아요.  
애들 키우다 보면 큰애에게는 더 엄하게 되고 더 자랐다는 생각에 덜 조심하기 쉽지만 
큰애도 아직 어리다는 거,   
엄마가 아이에게 주는 상처가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프고 오래간다는 거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IP : 222.112.xxx.170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짜
    '11.9.26 11:44 AM (125.177.xxx.23)

    아;;네;;아까 너무 서운하고 욱하는 마음에서;;

  • 글쓴이
    '11.9.26 11:53 AM (222.112.xxx.170)

    82에 올라왔던 자녀교육에 대한 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 중 하나가
    아이와 관계에서 좋은 감정을 쌓는 것이 일종의 저축이라는 이야기였어요.

    다르게 말하면 관계라는 게 습관에서 형성된다는 거겠죠.
    좋은 습관을 만들고 좋은 감정을 쌓아두면 나중의 부모 자식 관계도 좋고
    그렇지 못하면 지금의 나쁜 습관과 감정이 나중까지 계속 가는 거고요.
    그 말 보고 아이와의 관계에서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어요.

  • 2. 완전 동감!!!
    '11.9.26 11:48 AM (147.46.xxx.76) - 삭제된댓글

    저도 첫째인데 동생이 남자라서 엄마가 공공연하게 둘째를 편애했거든요.
    저 둘째 낳고 병원에 누워있는데, 엄마가 전화해서 "둘째 너무 예쁘지 않냐? 나는 둘째가 그렇게 이쁘더라" 이러시는데 정말 울컥하더라구요 ㅠ.ㅠ
    제 마음에 브레이크가 걸려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둘째가 돌 되어가는데 전 아직까진 첫째가 훨씬 이뻐요.

  • 글쓴이
    '11.9.26 12:09 PM (222.112.xxx.170)

    저의 친정어머니도 그러신 적 있어요.
    집에 오신 손님들 앞에서 '첫째는 이기적이고 둘째는 사회성이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엄마에게 그런 말을 들은 게 정말 충격이었고 수치스러웠어요.

    근데 주변 얘길 들어보면 언니나 오빠를 편애해서 상처를 안고 사는 둘째들도 많더라구요.
    부모의 애정을 고르게 받지 못하는 건 누구에게나 큰 상처라...
    저의 아이들은 둘 다 유치원 다니는데 이 애들에게 사랑을 분배하는 일도 참 쉽지 않네요.
    하나를 더 예뻐한다 싶으면 다른 하나가 '엄마는 **만 더 이뻐하고!'하면서 난리가 나요.

  • 3. ㅇㅇㅇ
    '11.9.26 11:49 AM (115.139.xxx.45)

    의외로 진짜 그런 엄마들 있더군요.
    애 없는데서 둘째가 더 귀엽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애 옆에서 그런경우도 있더군요.

    아는 엄마는 큰 애 시험보면 전과목에서 3개 틀렸느니 4개 틀렸느니 할 정도로 잡아놓고
    둘째는 반타작보다 좀 잘한 시험지 가져와도.. 그 게 귀엽다 그러고
    주관식 답 틀린걸.. 어찌 그런 생각을 했냐고 기발하다고 이뻐하더군요.
    문제는 바로옆에 큰 애가 있었어요. 늘 그래요...

    둘 다 딸이고, 생긴것도 쌍둥이처럼 똑같으니, 남녀차별이나 친탁/외탁 차별은 아니고..
    성격은 큰애는 좀 조용하고 소심해보이고 둘 째는 발랄하긴한데..
    그렇게 키우니 그런 성격이 된게 아닌가 싶어요.

  • 글쓴이
    '11.9.26 12:14 PM (222.112.xxx.170)

    맞아요. 보통 아이가 둘 있으면 사람들이 큰애는 이런데 작은애는 저렇다고
    반대의 성향을 대조시키길 좋아하죠.
    타고 나는 것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는 부모의 기대가 애의 성향을 강화하기도 해요.

    얘는 얌전해, 조용해, 겁이 많아 그러면 그 애는 점점 더 그렇게 되고
    얘는 성격 좋고, 활발해 그러면 점점 더 그런 면이 강화되고요.
    그리고 워낙에 부모들이 큰애한테는 엄하게 대하기 쉬운 것 같아요.

  • 4. 초록가득
    '11.9.26 11:53 AM (211.44.xxx.91)

    휴....저도 이런 주제가 나오면 맘이 편치 않은데 그래도 그나마...둘째 더 이쁘단 말은 안했다는,,,,
    ㅜㅜㅜㅜㅜㅜㅜㅜ아무리 애들이라도 감정은 있는데 말이죠..
    저도 많이 고민했던 주제인데 큰아이 서열을 정해주는 것이 그 중에 좋은 방법이라도 봐요
    팁은 선생님 놀이 같은...
    큰아이보고 선생님 하라고 하고 동생에게 가르쳐 주라고 해요
    동생에겐 선생님께 잘 배우라고 단단히 이르고요

    그런데 이것도 너무 길어지면 짜증낼수있으니 잘하나 못하나 봐요되요..^^

  • 글쓴이
    '11.9.26 12:18 PM (222.112.xxx.170)

    그렇군요. 큰애의 위신을 세워주라는 얘기죠?
    저는 '부모가 둘째 앞에서 큰애 야단치지 말라'는 얘기를 듣고 반성한 적 있어요.
    저의 애들은 둘이서 엄마애기 놀이를 하는데 선생님 놀이도 시켜봐야겠네요.^^

  • 5. 그런
    '11.9.26 12:11 PM (59.12.xxx.108)

    그런 엄마들은 본인들은 막내로 자라온 것일까요?

    전 제가 첫째인데 자라면서는 잘 몰랐어요. 제가 둔한 편이기도 하고....
    그런데 애를 낳아 키우다 보니..
    제 어린 시절이 새삼 불쌍해요.

    왜냐하면 제가 봐도 둘째가 더 이쁘거든요.

    제가 제 동생이랑 18개월 차이나니깐 제가 8개월때 제 동생을 가졌고 제가 18개월때 울 엄마가 제 동생을 낳았어요.
    제가 생일이 늦고 동생은 빨라 나이로는 2년차이지만 년년생이랑 마찬가지이고 또 동성이에요.....
    전 8개월때부터 다 큰애로 살아온 것이나 마찬가지쟎아요.
    우리 엄마도 둘째가 더 이뻤겠구나 생각하니 정말 씁쓸해요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을 다시 확인사살 할 필요는 없는데...
    엄마들이 의외로 자식 마음에 대못을 박는군요.
    대놓고 둘째가 더 이쁘다고 말하다니......

  • 6. 울 첫애는
    '11.9.26 12:15 PM (175.121.xxx.211)

    초월했어요.
    9년 내내 들으니..

    둘째외모가 눈에 띄는지라..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데요.
    첨엔 너무도 유난스럽게
    비교하시는 분 앞에선
    제 옆구리를 파고들며 울기도 했는데..

    둘째는 둘째나름의 고충이..
    첨보는 분이 다짜고짜
    볼부터 만지고 꼬집고..
    한두번이 아니니 까칠하게
    대응을하죠.
    얼굴을 돌리거나 뚱하거나.
    그럼 돌아오는 말은
    성깔있네.
    단지 몇 분 스치는 아이를
    순식간에 판단해 결론까지
    애 면전에서 하시니.

    좋은 뜻인거 알아도
    당황스러워요. 화끈거리게

  • 7. ..
    '11.9.26 12:21 PM (1.230.xxx.52)

    자라면서 딱히 엄마가 저와 제 동생을 차별했다는건 느낄수 없었으나..
    몇몇 기억나는 일화가 있긴해요
    제동생은 성격이 좀 어질고 마음이 넓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저는 어렸을적에 속도 좁고 성격이 굉장히 까칠하고 좀 지랄맞았죠..
    엄마가 친척들이나 이모들 앞에서 항상 둘째는 성격이 좋은데 첫째는 성격이 안좋고 못땠다는 말을 자주했어요.. 유치원다니고 어릴적이었는데 못들은척~ 모른척 해도 얼마나 수치스러웠는지..
    아주 어릴때 이야기고 커서는 엄마가 그런적이 없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네요
    엄마한테 물어보고 싶기도 해요 왜 사람들앞에서 내가듣는데서 내이야기를 했냐고..

  • 8. 보면
    '11.9.26 12:47 PM (150.183.xxx.252)

    다른 얘기지만 애들을 정말 인격체로 대해주는 경우는 좀 드문거 같아요.
    진짜 애가 옆에 있는데 왜 그애 얘기를 한답니까.

    옛날 황희정승 검은소, 누런소 얘기도 모르시는지.
    진짜...

  • 9. **
    '11.9.26 1:18 PM (203.249.xxx.25)

    댓글보면서도 눈물이 나네요...아유, 엄마들...조심들 좀 하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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