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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내 고향 청주에 갔다

// 조회수 : 1,560
작성일 : 2026-07-03 19:33:09

스무살에 떠나온 고향에 엄마를 모시러 갔다.

내일 오촌 조카의 결혼식이라 서울 가는 길에 청주에서 엄마를 픽업했다.

 

미원ic로 들어갔는데 미평이면 옛날에 돼지치던 동네

거기 살던 짝꿍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름도 생각이 안 난다

엄마가 안계시고 아빠랑 살던 애였는데 몸에서 냄새가 심하게 났었다.

앞에서 십등까지인 아이들과 뒤에서 십등까지인 아이들을 짝지어 앉혔다.

어느날 전교에서 날리던 우리 언니가 사회공책을 좀 달라고 왔는데

내 짝이 얼른 가서 사회공책을 줬다.

얼마 후 언니가 사회공책을 돌려줬는데 

그 짝이 

"**언니가 내 사회공책 어디를 봤을까?"

하면서 좋아했다.

나는 옆에서 픽 웃고

집에서 언니한테 그 공책에 뭐 볼게 있더냐고 물었다.

"그냥 갖고 있다 돌려줬어. 그렇게만 해도 걔가 좋아할 것 같아서."

나는 그때 사람에게 마음이 있고 그 마음을 보살펴주어야 하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내가 나온 중학교 근처에서 엄마를 픽업해서 서청주쪽으로 나오는데 

청주고 앞에 플랭카드가 붙어 있더라

이번에 당선된 누가 청고 출신이라고 

 

가로수가 늘어선 고속도로로 가는 길에서

김자옥이 생각났다. 김자옥이 젊을 때 나오던 김수현의 멜로드라마 

주제가가 나올 때, 김자옥이 바바리코트를 입고 이 거리를 걸었다.

청주의 문학 동아리 출신인  김수현은 절필을 한 것 같고

김자옥은 하늘나라로 가고

참 세월이 많이 지났다.

 

당시에는 이 길을 지나야 서울로 갈 수 있었다.

지금이야 사방팔방 고속도로가 뚫려 있지만

당시에는 청주ic 하나밖에 없었다.

 

그 길을 지나 먼길을 돌고 있고,

나는 늙었다.

 

IP : 222.110.xxx.17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6.7.3 7:35 PM (211.234.xxx.7)

    전교에서 날리던 마음 따뜻한 언니 이야기 더 듣고 싶어요..

  • 2. ...
    '26.7.3 7:41 PM (65.128.xxx.167)

    아름다운 글입니다. 읽는 이의 마음도 가지런해지는...

    원글님의 직업이 무엇이든, 계속 이런 아름다운 글 쓰시길..
    책 내시면, 얼른 가서 사고 싶네요.

  • 3. ...
    '26.7.3 8:27 PM (118.37.xxx.223)

    글 담백하게 잘 쓰시네요
    그 가로수길이 모래시계에서 고현정과 최민수가 나왔던 길이죠?

  • 4. 서청주ic
    '26.7.3 8:49 PM (175.116.xxx.138)

    여행중 길을 잘못들어 가로수길을 지나다 반했죠 20 년전에
    그때 그 느낌을 느끼고 싶어 그 뒤로 몇번을 가로수길을 가도 그 느낌이 안나오더군요
    원글님 글을 참 잘 쓰시네요
    길지도 않은 글 잠깐 읽는데 문학집 읽는줄 알았네요

  • 5. ㅡㅡ
    '26.7.3 9:25 PM (112.156.xxx.57)


    가슴이 따뜻해져요.

  • 6. 가로수 길
    '26.7.3 9:26 PM (118.235.xxx.78)

    김수현의 드라마 후회합니다에서
    김혜자가 걷기도 했었지요
    길이 예뻐서 친구들과 손잡고 깡총깡총 뛰기도 했던 길입니다
    청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 7. ...
    '26.7.3 9:56 PM (119.203.xxx.180)

    글이 참 좋네요. 게시판에 가끔 글 써주세요

  • 8.
    '26.7.3 10:04 PM (222.99.xxx.172)

    김수현이 중학교 선배십니다.
    오래된 학교

  • 9. 청주
    '26.7.3 10:29 PM (182.219.xxx.35)

    아는 지명들이 나오니 반갑네요.
    제 고향은 아니지만 몇년 살았다고 청주 이름만
    들어도 귀가 솔깃. 이번 선거때 보니 도시사였나
    아무튼 의원후보들 대부분이 청고 출신들이더라고요.
    예전에 몹시 날렸나봐요. 지금은 세광고가 더
    알아주고요.

  • 10. 와 언니
    '26.7.3 10:31 PM (58.236.xxx.72)

    언니분 결혼 하셨을까요? 자녀가 있으시다면
    자녀 인성은 잘 키우시나요? 자녀와의 관계는요?
    남편과의 관계는요? 궁금하네요

  • 11. 내일
    '26.7.3 11:14 PM (222.233.xxx.143)

    그가로수길에 살고있고 일터도 가로수가 보이는
    중학교 때 합창제하면 지정곡이
    울창한 가로수 동굴길을 지나면 이렇게 시작했는데
    딱 그 울창한 가로수가 한참인 여름날입니다
    청주라 반가워요.
    언니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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