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의 하루는 사람의 7일과 같다더니
정말 그 말이 맞나봐요
두 달된 쪼꼬미때부터 애지중지 키워서
이젠 19살이 된 완전 식구인 멍이가 있어요
점점 나이를 먹어도 생각보다는 쌩쌩(?)해서
올 봄만해도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면
신난다고 토끼처럼 깡총깡총 막 뛰곤 했었어요
식구들이 외출을 했다가 들어오면 왜 이제오냐며
반갑다고 두 발로 섰었고요
근데 지난주부터 이 모든 행동들이 서서히 하나씩
없어지네요ㅠㅠ
잘 서지도 못하고 뛰지도 못하고
여지껏 했었던 행동들을 하나씩 안하고...
아니 못하고 있어요
아침이면 계단으로 침대에 올라와서 식구들을 깨우던 녀석이 이젠 하루아침에 자기 쿠션에도 힘들게 올라가고요
그냥 앞다리 두 개, 뒷다리 두 개를 여덟 팔자 모양으로 완전 배를 바닥에 쫙 붙여서 누워있는걸 하루중에서 제일 많이 하고 있어요
늙어서 눈도 많이 안보인다는걸 알긴 했었지만
그래도 5월달까지만해도 부르는 손짓이며 발짓도 다 알아 보고, 또 눈도 잘 마주치고 그랬었는데,
지난주부터는 자기 밥그릇을 찾을때도 허둥지둥 하더니만, 이번주에 들어서는 자기도 겁이 나고 당황스러운지 거의 움직이지를 않으려는게 느껴져요
엄청나게 활발한 녀석이라 하루에도 오빠방이며 주방이며 거실을 대여섯 바퀴씩 돌던 녀석인데요...
아이고....
나이가 있어서 늘 마음의 준비는 하면서 지내지만
막상 하루가 다르게 낯선 모습들이 보이니
제 마음이 자꾸만 무너지네요ㅠㅠ
눈이 잘 안보이니까 어디 이상한곳에서 누워있고,
번쩍 안아서 자기 쿠션에다 놓아주면 고맙다고 희미하게 꼬리를 흔들어주고...
일어설때도 다리에 힘이 점점 빠져서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서는데 또 착하긴 얼마나 착한지 쉬는 꼭 패드에 가서 예쁘게 싸고 오는거 있죠
이런 모습도 슬프고 저런 모습도 가슴이 저려오고
저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요..
19년을 함께 하다 보니 이 녀석은 저희 가정 히스토리의 산 증인(증견?ㅎ") 이기도 해요
참 많은 일들이 있을때마다 요 쪼끄만 녀석이 주는 힘이 무척 컸어요
특히 제가 암투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땐 진짜 너무 큰 위안과 사랑을 줘서 그때 생각만 하면 전 아직도 눈물이 나요ㅜㅜㅠㅠ
그래서 진짜 이 녀석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그 순간까지 내가 최선을 다해서 케어를 해주는게 보답이라고 생각을 하며 지냈고요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당연히 내년 20살이 되어서도 우리 식구들 곁에 꼭 있을거란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의 이 녀석을 보노라면 너무나 두렵고 슬프고
뭐라고 표현을 못할 정도로 괴로워요
다행히 아직은 먹는 것도 잘 먹고, 싸는거며 자는 것도 잘 해서 그나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치매기는 한번은 3일, 또 한번은 4일이 왔었는데
그때마다 액티베이트를 먹여서 가볍게 지나가고
이후론 치매증상은 6년째 없고요
무지개 다리로 건너 보낸 82님들은
그 이별의 아픔과 괴로움을 어떻게 견디셨나요...
전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미칠거같은데요
그래도 엄마로서 마음의 준비는 더 강하게 하며 지내는게 맞겠죠?
근데... 진짜 하나도 모르겠고 자신이 없어요
어떻게 해줘야 하는게 준비를 잘 하고 있는거란것도 사실 잘 모르겠고 그냥 무섭고 우울하고 너무너무 슬프기만 해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