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나의 소년같은 아빠.

작은딸 조회수 : 2,817
작성일 : 2026-05-15 20:02:17

아빠는 좋은 직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 혼자 놀았죠.

전국의 명산은 다 다닌 것 같았어요.

엄마는 언니와 나, 그리고 남동생을 데리고

집에서 가까운 야트막한 산이라도 다녔습니다.

어떤 여인이 과부냐고 묻는 순간

당혹해하던 엄마의 얼굴이 아른아른합니다.

엄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삼남매를 데리고 도서관이라도 다녔습니다.

이토록 오랜 시간이 흘러도 도서관의 냄새와 색감이 생생히 기억나는 걸 보면

여러 번 다니셨겠죠.

 

아빠는 늘 어딘가 모르게

물가에 내놓은 소년 같았습니다.

IMF 때 사표를 냈어요.

생때같은 자식이 셋이나 되는데.

그 시절 스스로 죽음을 택한 사람들도 많았죠.

진짜 과부로 만들진 않았으니 다행이라 할까요.

 

좋은 직장이 있었음에도

엄마를 고생시켰던 철없던 내 아빠.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다 자란 제가 용돈이라곤 못 드려도 서운해하진 않으세요.

아무 것도 없는 무일푼의 남자와 결혼을 하고

어쩌다보니 이혼도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먹고 사는 일이 늘 무섭고 굶어죽을까 걱정이던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출근을 하고 열심히 일을 합니다.

 

가진 것은 하나 없으나.

사막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사람처럼

씩씩하게 살고 있습니다.

 

IP : 211.119.xxx.13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빠의 프리
    '26.5.15 8:27 PM (116.41.xxx.141)

    선언이 님에게 이런 튼튼한 심장을 패치했나봅니다
    씩씩하고 sick sick 하신 원글님 ㅎ

  • 2. ...
    '26.5.15 8:47 PM (115.41.xxx.13)

    IMF때라면 사표 당했을수도 있을것 같아요

  • 3.
    '26.5.15 8:48 PM (121.200.xxx.6)

    아빠의 이른 훈련 덕분에 굳건한 정신력을 장착하신 것....

  • 4. 작은딸
    '26.5.15 8:48 PM (1.246.xxx.38)

    님의 삶을 응원합니다.
    도서관의 기억이 인상깊네요.어머니가 참 멋진분이라
    원글님두 씩씩하신가봅니다.
    사람이 참 다르게 태어나고 살이간다는걸 죽을 때가 되어가며
    알게 된다는게 아이러니합니다.

  • 5. uri
    '26.5.16 11:16 AM (60.239.xxx.165)

    우리 아버지도 맑고 자유로운 영혼이라 엄마와 우리 4남매 고생 많이 했죠
    그래도 나이 드셔서 후회하고 우리 위해 애쓰셔서 원망 안 해요
    덕분에 저도 어렵게 살지만 자유로운 영혼이면서 씩씩하죠 ㅎㅎ

    우리 잘 살아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22734 최민희. “그날 저도 봉하에 있었습니다” 3 사랑 06:43:13 632
1822733 ‘노상원 수첩’ 명단을 다시 읽어봅니다. 2 가져옵니다 .. 06:42:06 306
1822732 이제 축구대신 다른 곳에 세금 투자하길 바랍니다 .. 06:36:16 121
1822731 배재고 가야지 가야지 탱크데이 7 참교육 06:17:40 810
1822730 새빨간 거짓말쟁이 7 .... 05:59:27 904
1822729 제미나이한테 내 개인정보를 준건가 찜찜해요. 4 제미나이 05:54:45 1,060
1822728 저 혼자 한라산 다녀올 수 있을까요? 3 알려주세요 05:50:00 523
1822727 축협 회장이란 자리 2 ㄱㄴㄷ 05:19:23 985
1822726 명언 - 당신의 미소 함께 ❤️ .. 04:55:36 305
1822725 손흥민 선수 인스타 글 보셨나요? 11 에휴 04:29:40 5,019
1822724 홍명보 귀국 했네요 12 ... 04:22:24 2,781
1822723 송영길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12 그 사람 정.. 04:19:10 961
1822722 공기업취업준비.. 어떨까요? 5 공기업 04:11:09 774
1822721 해외사는 여동생 보내줄건데 좀 봐주세요 8 ... 04:10:39 995
1822720 브라질 이겼어요 !!! 10 ㄷㄷ 04:04:56 2,818
1822719 홍명보 02국가대표 발탁 일화(사람 안 변함) 4 .. 03:52:00 1,653
1822718 안정환 30년간 찐 팬이였는데 2 .. 03:15:42 2,386
1822717 안정환 웃겨요 2 .. 02:43:45 3,487
1822716 브라질 대 일본 경기 보고 있는데 10 월드컵 02:33:10 1,728
1822715 일본이 이기네요 정말 잘하네요 6 02:31:30 1,389
1822714 요새 필라테스 학원 망하나요? 6 ㅇㅇ 01:21:19 3,213
1822713 코스트코회원 끊었는데요 7 애구 01:13:40 1,882
1822712 우연인지 보수가 권력잡을때 스포츠 잘하는이유가 뭘까요 11 ㅅㄷㆍㄱ 01:12:18 1,504
1822711 이진욱 인별 5 알고리즘 01:08:26 3,303
1822710 큰아이가 미운 남편 15 짠짜 00:59:53 2,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