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고3 여학생이에요.
아이가 무기력하고 표정이 없어졌어요.
집에서 네 입시이야기를 안할수는 없지만 성적 닥달 그런건 해본적 없어요.
어느쪽 가고 싶니 뭐하고 싶니 학원 어떠니 이런 정도요.
고1때 스카이 최소 서성한 기대했던 아이인데 성적이 계속 떨어져서 지금 인서울 끝자락 언저리에 있어요. 더 떨어지면...
저는 솔직히 인서울이든 지방대든 그게 아이의 최선이라면 괜찮아요. 행복이 성적순은 아닌거 알고 어디서든 자기 인생 열심히 또는 신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데 저희 아이는 너무 무기력해 보입니다.
머리는 나쁘지 않은것 같아요.
지금 성적도 딱 국영수 학원만 다녀오고
심지어 시험기간에도 종일 유튜브 보거나 게임하면서 받은 성적이거든요.
아이 성격이 감성적이고 조용하고 조심성이 엄청 많은 반면 가끔 욱하기도 합니다.
자기 표현이 많지 않고 혼자 담아두고 울거나 하는 성향이고요.
어릴때부터 감정기복도 좀 있고 작은일 속상한걸로 본인은 크게 상심하기도 하는 성격이에요.
한마디로 감성적이고 멘탈이 좀 약합니다.
예민하기도 엄청 예민해서 아기때부터 저랑 늘 밀착되어 지냈어요. 그러다가 코로나 시절 집안에 우환이 많아 제가 아이를 신경쓰지 못하고 몇년 떨어지다시피 지냈습니다.
끝나고 돌아오니 아이가 사춘기도 시작되고 많이 달라져 있더라고요.
지금도 학원 딱 국영수 다닙니다.
다녀와서 남은 시간은 누워있거나 컴 하면서 보내요.
대화를 하고 싶은데 말을 시작하려고만 하면 벌써 듣기 싫다고 자리를 떠나거나 문닫고 들어가버려요.
대화는 식사메뉴랑 가끔 데릴러 오라는 정도가 전부에요.
남편이 처음 아이에게 기대가 있으니 몇번 말 해보다가 아이가 펑펑 울기만 해서 이후는 잔소리 일체 안합니다. 유일한 잔소리는 일찍 자라 정도에요.
부끄럽지만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요, 누구보다 학생들과 잘 소통하고 이해한다는 평입니다.
저한테 상담하고 속마음 털어놓은 학생들이 굉장히 많은데 저희 아이만 대화 단절이네요.
뭘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다가갈지 모르겠어요.
오늘도 저는 방학 특강으로 아침부터 바쁘게 나오는데 아이는 안방으로 건너와 침대에 누워있어요.
차라리 잠을 자는것도 아니고 그냥 누워있는거라는데 무슨 생각일까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한동안은 자기 방에서만 그렇게 있었는데 이젠 안방도 오고 거실에서도 뒹굴고 하는게 나아진걸까요?
저는 공부는 좀 안하고 못해도 아이가 행복하면 좋겠어요. 놀러다니고 멋부리고 딴짓해도 괜찮아요. 아이가 자기가 좋아하는걸 하고 자기 길을 찾기를 바라는데 표정없이 누워있는걸 보기가 마음아파요.
제가 할 수 있는게 없는것 같아서 그것도 너무 힘드네요.
아무말씀 이라도 부탁드립니다.
다른 학생들 상담할때와 달리 제 자식 일에는 어찌 할지를 모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