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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날의 어느 하루가 절절하게 그립다.

퇴직백수 조회수 : 1,305
작성일 : 2025-12-22 22:48:43

나의 MBTI는 ISFJ 이다.  이것이 정확히 어떤 성향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공감능력이 뛰어나며 계획적이고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뭐 그렇다는데 확실한건 

나는 집밖을 나가기 너어무 싫어하는 대문자 I 이다.

퇴직 후 남들은 여행도 가고 한다는데 나는 집안에만 있다.

중간중간 약속이 생겨 밖에 나갔다오긴 했으나 그외에는 거의 집안에만 있다.

처음엔 쿠팡을 끊고 집앞 시장을 이용하려고 디지털온누리 상품권도 사서 이용해보았으나 결국 쿠팡으로 돌아와 버렸다.

저녁에 천변을 걷겠다고 몇번 나가서 혼자 운동을 했었으나 그것도 실내자전거를 들여놓은 후로는 끊었다.

대신 실내자전거는 정말 열심히 타고있다. 

아침식사 대신에 방탄커피를 마시고 50분자전거 타고, 점심 먹은후 다시 50분 그리고 저녁식사 후 50분정도 타고있다. 목디스크도 고쳐보겠다고 정선근 박사 운동도 따라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좋아지는건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약간의 호전은 있는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있다. 6개월은 해야겠지 생각하고 하고있다

집에서 유튜브보고 컴퓨터도 조금 하고 책이나 노래도 좀 듣고 이것저것 만들어먹는데 이것도 귀찮다.

직장 다닐때는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 40분쯤 직장 도착해서 커피한잔 하고 저녁 8시반까지는 거의 잘 안움직이고 앉아있었다. 그때 소원은 잠 좀 많이 자는거와 내 시간이 많아서 운동 좀 할수 있는것이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전업주부들을 너무 부러워함과 동시에 얼마나 좋은 팔자이기에 저렇게 집에서 편히 쉴수 있는걸까 생각했었다. 그 생활을 해보지도 않은 사람이 감히 판단하곤 했다.

그런데 내가 집에 있어보니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시간은 정말 빨리 가고,  밖에 나갈 엄두가 안나는거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그런것 같다.

집이라는 공간에 갇혀버린것 같은데 별로 스스로 탈출하고 싶지도 않은 상태... 계속 그렇게 나를 가두고 있는것 같다. 직장에서 30년넘게 지냈으니 얼마나 치열하고 치사한꼴을 다 봤겠나.. 도저히 이해못할 사고를 가진 사람도 있었고 나처럼 힘들어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제 거기서 놓여나니 편안하긴한데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하다.

그래도 아직 한달 조금 넘은 시간밖에 안지났으니 적어도 석달은 쉬어볼란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망가진 내몸을 추스리고 건강만 생각해보고 싶다.

근데 요즘은 자꾸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그게 문제다.

돌아가신 엄마 아빠 그리고 여동생까지.. 어릴때의 평온하던 그 삶속으로 가보고 싶다.

내 20대때 어느 하루로... 

그때가 언제였을까.. 아침 9시쯤 일어났는데 그때 김미숙의 음악쌀롱인가 제목은 기억 안나는데 라디오에서 김미숙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광고 나가는 동안 빨리 커피 한잔 타오세요" 라는 김미숙의 말에 벌떡 일어나 커피한잔 타서 마실때의 그 편안하던 어느날로 돌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좀 아프다.

미래가 불투명해서 불안했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었다. 그리운 내가족이..

이렇게 늙어가는거겠지만.. 이나이는 나도 처음 살아보니 살수록 힘든것 같다. 적응하느라 힘들다.

죽을때까지 적응만 하다 가겠구나 싶다.

그래도 뭐 적응 잘 하고 살겠지. 나는 나를 믿어부러.

 

IP : 58.121.xxx.11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12.22 11:09 PM (112.166.xxx.103)

    싱글이신건가여??

  • 2. ㅇㅇ
    '25.12.22 11:39 PM (121.173.xxx.84)

    앞으로 쭉 행복하시길~

  • 3. ...
    '25.12.22 11:55 PM (182.172.xxx.214)

    일한지 25년 넘었는데 젊은날 하루 그리워하시는 부분이 가슴저리네요.
    직장 몇년, 프리 십수년하다 다시 직장 다니는데 어떤 기분인지 다 이해되네요.
    부모님 아직 살아계시지만 팔십줄이니 얼마남지 않으시고 저도 그렇게 그리워할 날이 오겠지요.
    직장은 다니면 힘들고 안다니면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 힘들고 둘 다 힘들어요.
    잘 적응하시기를 빌어요.

  • 4. 저도
    '25.12.23 12:23 AM (218.48.xxx.143)

    엄마, 아빠 다~ 살아계셨던 그 시절이 그립고
    아직 부모님 살아계신분들이 부럽고 그렇습니다.
    인생이 여기까지 왔다는게 믿기지 않지만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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