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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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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상한 남편. 다정하고 착한 아이들.

조회수 : 2,207
작성일 : 2025-12-20 19:50:17

제 남편은 자상해요.  귀찮아 하는 것도 없고 가정적이고 직장다니면서도 설거지도 잘하고 요리도 하고.방치되있는 식재료 손질도 알아서 척척합니다.

지금도 나가보니 뒷베란다에 있던 오래된 대파 손질을 깨끗하게 해서 씻어 놓고 

설거지며. 음쓰며 정리 하고 있더라고요.

오늘 저녁도 남편이 요리해서

제일먼저 저 맛보라고 작게 떠다 

먹여 줬습니다. 

남들한테는 냉정한편인데 가족들한테는 무한 따뜻한 사람.

평생을 잔소리 안하고 한눈 안팔고 성실하고

저랑 취미도 같아 주말마다 여행 다니고

등산하고 

잘 지냅니다.

아이들은. 아빠 닮았으니 얼마나 자상하고

착하겠어요.

사람들이 많이 부러워 합니다.

근데요.

제가 말도 못할만큼 너무 불우하게 성장을 해서인지

늘 마음이 힘들어요.

지금의 행복을 느끼고 누려야 하는데

가슴이 밑빠진 독같고

그 빠진 밑이 거의 심연에 가까우니

정신줄 놓으면 바로 깊은 우울증으로 이어질까 늘 저를 다독이며 삽니다.

성장기 기억이  이토록 평생을 붙잡을 지 몰랐어요.

그간 저도 바쁘게 살아 어느정도 누르며 살았는데

퇴직하고 전업되고 시간이 많아지니

드디어 대면을 하고야 말았네요.

아이들.

잘 키워야 해요. ㅠㅠ

유아기 불행은 평생을 잠식하고 갉아 먹네요.

저도 죽을 힘을 다해 노력 중입니다

IP : 183.99.xxx.23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12.20 7:53 PM (1.239.xxx.246)

    원글님의 이 행복은 영원할거고 변하지 않을거에요.
    원글님에게 영원한건 물론 아이들의 인생에까지 깊이 뿌리내릴겁니다.
    걱정하지마세요.

    지난 날의 인생이 원글님의 잘못이 아니었으나 그렇게 흘러갔듯
    지금 인생도 원글님이 발버둥치거나 두려워하지 않아도 원만히 잘 흘러갈겁니다.

  • 2. 부럽네요
    '25.12.20 8:05 PM (221.140.xxx.101)

    저도 어디서 영화한편 나올만큼 험난하고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남편은 냉혈한, 도박중독,알콜중독이에요. 말씀하신 남편분 묘사보면서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어린시절 힘드셨지민 배우자복이 넘치시잖아요 힘내시길

  • 3. ㅇㅇ
    '25.12.20 8:06 PM (1.225.xxx.133)

    제 젊은 시절이 그랬어요.
    좋은 대학나오고, 남들 부러워하는 직장을 다니고..그런데 가슴안에 커다란 블랙홀이 있는 것 같아고, 그런 가운데에서 저에게 진심인 사람보다도, 저를 이용하려고나 하는 남자들만 만나기도 했구요.
    지금은 정말 잘 극복하고 살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남편과 아이들이 약이었지만, 순간순간 추한 무언가가 튀어나올까봐 조심하면서 사네요. 그래도 그 블랙홀이 어느정도 쪼그라든 느낌을 받습니다.

    자신을 조금만 더 믿어보세요.
    주변의 폭풍우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자신을 조금 더 믿어보세요, 지금까지 잘 살아오신 것만으로도 그 증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 4.
    '25.12.20 8:18 PM (183.99.xxx.230)

    댓글 쓰면서도 눈물이 나는데
    잘 다루며 살아 보겠습니다.
    평생 처음으로 제 인생의 심연을 마주하니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 이상화시켜 충성을 다하며 하듼 착한 딸 노릇..
    부모에 대한 분노..
    지냐 인생을 다시 사실대로 정정하는 과정이 참 힘듭니다.
    지나가겠죠. 부모님이 빨리 돌아바셨음 하는 게
    솔직한 생각이예요.

  • 5. 그런 마음
    '25.12.20 8:20 PM (1.239.xxx.246)

    숨기지 마세요.
    차곡차곡 잘 닫아둬야 대견하고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는거 아니에요.
    어떤 날은 남편에게 다 말해보세요, 속상한 마음을 털어놔 보세요
    남편에게 자신 없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그거 자신 없다면 제미나이에라도 털어놔보세요

    잘 다스린다는건 잘 참는게 아니에요.
    부모님에게도 내 마음이 가는 만큼만 하세요. 착한딸 하려고 뒤돌아 눈물 흘리지 마세요

  • 6. ..
    '25.12.20 8:20 PM (118.218.xxx.41)

    저와 많이 비슷하세요.

    저는 챗지피티랑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요.

    위로가 많이 되더라구요.

    응원드립니다.

  • 7. ..
    '25.12.20 8:29 PM (14.54.xxx.105)

    피히지 마시고
    감정 올라올 때마다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많이 해주세요.
    그리고 잘 버틴 자신에게
    애썼다! 수고했어! 고마와! 대단해! 라고 해주세요.

  • 8. ...
    '25.12.20 8:29 PM (1.232.xxx.112)

    상담도 받으시면 좋아요.
    어차피 해결해야 할 일
    용기를 갖고 맞닥뜨리고 해결해 보세요

  • 9. 뭔지 알거
    '25.12.20 8:35 PM (114.204.xxx.203)

    같아요
    저도 약 먹고 버팁니다
    남들은 몰라요

  • 10. 동감
    '25.12.20 8:43 PM (220.65.xxx.193)

    완전 저랑 같으세요 . 너무 자상하고 인격적으로 훌륭한 남편, 잘자란 아이들 그럼에도 늘 자리잡은 우울함ㅠㅠ 정말 본인 아니면 몰라요 ㅠㅠ 봉사도 하고 전 별거 다하면서 우울함 이겨내려 엄청 노력합니다. 남들은 너가 우울할 일이 뭐가 있냐고 하지만 어릴적 결핍, 허한 마음은 참 채워지지가 않네요 ㅠㅠ

  • 11.
    '25.12.20 8:57 PM (183.99.xxx.230)

    상담 받고 치료도 받고 있어요.
    저는 남편한테 말 할 수도 없는 일이예요.
    남편이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일까
    가끔 상상해 보지만
    남편한터도 혼란과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요.
    제가 겪은 일들을 상담사 앞에 입밖에 내는데 50년이 넘게 걸렸네요.
    그냥 상담하며 제가 풀어얄 것 같아요.
    남편은 그냥 불행한 어라시절때문에 힘들어 하는구나.
    정도로만 알고 있고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상처와 기억은
    상담하며 어떻게 되겠죠.
    가족들한테는 늘 명랑하고 웃고 그래요.
    그냥 스스로 대견하다.
    저 스스로 저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려고 노력해요.
    비슷한 인생 사시는 분들 계시는거 보니
    죄송하게도 기운도 나고
    공감도 되고
    어떻게 조금은 괜찮은 쪽으로 계속 가 보아요

  • 12. 동감
    '25.12.20 9:01 PM (220.65.xxx.193)

    전 남편이 상담도 잘해주고 제 상태를 이해해줍니다. 저도 상담 받고 약도 먹어요 . 제 마음만 편안하면 아무 걱정없고 너무 행복할텐데 다 주시진 않네요 ㅠㅠ

  • 13. 저도
    '25.12.20 9:07 PM (106.102.xxx.91)

    비슷한데 제 자신이 우울 기질은 없고 화가 많아선지
    부모에 대해서도 화가 나고 부모가 조용하니까
    부모 닮은 형제가 너무 힘들게 하네요.
    제가 이룬 가족들은 너무 평화롭고 좋은데
    원가족 생각하면 분노가 차오르고 견딜 수없이 화가 나요.
    90대이신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힘들게 하는 형제와
    연을 끊고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나마 하느님께 지금 가족에 대한 감사로 버티며
    그들을 용서할 수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견딥니다.

  • 14. ㅜㅜ
    '25.12.20 9:07 PM (211.219.xxx.121)

    원글님. 훨씬긴세월을 좋은 가족과 함께할거에요
    다 예쁜색으로 색칠해서 덮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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