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이른 아침 동네산을 다녀오는 길에
만나는 개가 있었어요
다리 짧은 웰시코기였는데
산책길에 만나는 숱한 강아지들은 그냥 그러려니 지나치는데
녀석은 어쩐지 많는 표정을 지닌 얼굴을
가졌던 거 같아 한번 더 쳐다보게 되더군요.
몇달을 저 개가 오늘도 산책나왔네 하며
마음으로 반갑다가
하루는 아는 척을 해봤어요
괜히 한번 쓰다듬어 주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
산에서 내려와 녀석이 산다는 아파트 근처에서
엄마 손에 이끌려 저만치 앞에서
산책하는 녀석이 보인다 싶으면
어김없이 뒤를 돌아보아요.
50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데도
뒤에 오는 우리를 어찌 알고는
자꾸 뒤를 돌아보다가
내가 다가가면 좋아죽겠다는 듯이
펄쩍 뛰어오르기도 하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하면서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로 온 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거예요.
그냥 아는 척을 해주었을 뿐인데요.
아침 해가 늦게 뜬다고
며칠동안 안갔다가 오랜만에 산에 다녀온 오늘 아침
내가 아는 그 웰시코기를 만났어요.
오늘은 더 떨어진 곳에서 부터 자꾸
뒤를 돌아보는 녀석이 나도 반가워
뛰다시피 빨리 걸어가 아는체 했더니
세상에 그렇게 반가워하는 녀석이라니요 .
오늘은 녀석의 이름을 알게 되었어요
삼월이래요..ㅋㅋㅋ 너무 귀엽지 뭐예요
담번에 만나면 삼월아 라고 이름을 불러주겠어요.
그러면 어떤 반응일지 너무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