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인 시절부터 82쿡 했고..
우리 애 어릴 때 82쿡 분들과 명동에서 성폭력 시위도 같이 하고....
오랜시간 82쿡에 몸담았던 사람입니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애엄마가 국회 보좌관까지 하게 되었어요.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소식을 접하고, 그냥 짐을 쌌습니다.
여행가방에 속옷이랑 옷이랑... 샴푸랑...
닥치는대로.. 손에 잡히는대로.. 쑤셔넣고..
가까이 사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죠. 와서 아이 데리고 가라고.. 그리고 동생도 다 엄마네로 모여서 있으라고..
우리 집은 위험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전 아이를 불러 세우고.. 엄마 안전하게 잘 다녀오겠다고 안아주고 집을 나섰어요.
덩치가 저보다 훌쩍 더 커서.. 듬직한 우리 아들... 잘 갔다오라고....
의원님이 마침 저희 집근처에서 술을 한잔 하고 계셨기때문에 제가 모시러 갔고..
약 45킬로 정도 떨어진 국회로... 냅다 그냥 엑셀을 밟아서 약 30분만에 국회에 도착했어요.
(과속딱지도 끊었어요ㅋ)
중간에 만약 경찰이나 군에 걸리면 그냥 차량으로 돌파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그런 건 없더라고요.
의원님 국회 정문에 내려드리고 다행이 의원님이 덩치가 좀 있으셔서 막 밀고 들어가셔서 정문으로 들어가셨어요.
근데 정작 제가 못들어갔어요. 밖에서 경찰이랑 싸우고..
그러던 와중에 이게 쿠데타라는 것을 채증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공식명령이냐고 질문을 하면서 촬영을 했죠.
경찰이.. 참 멍청하게.. 국회의원 출입금지 하는게 공식 명령이라고 대답하더라고요..ㅋㅋㅋ
(겸공에서 윤건영 의원이 그 영상을 소개하더라고요. 제가 당시 인터넷과 카카오톡 단체방 같은데 막 뿌렸는데 그걸 겸공에서 보여주셨더라고요. 저라는 사람이 찍은건 윤건영 의원도 모르실 듯..ㅋㅋ)
생각보다 빨리 계엄이 해제가 되고 전 바로 국회로 들어가서 며칠을 국회에서 먹고 자고 했어요.
해제하고 나서도 윤석열 이 새끼가 계엄 해제를 안하는데
그 사이 군대는 어디 어디 계속 대기 중이고.. 다시 밀고 들어온다고 찌라시는 엄청 돌고...
아 진짜 그날 생각하면..... 힘들어요. 솔직히..
그리고.. 아이 아빠가 아이 어릴 때 하늘 나라로 가서 아이랑 저랑 둘이 사는데..
엄마인 내가.. 이렇게 가서 죽었다면 우리 아이는 어떻하나..
내가 우리 아이에게 못할 짓을 한 건가.. 하는 미안함과...
또 공무원인 내가.. 지금 이렇게 개인인 나를 생각하는 것도 죄책감이 들고...
당시엔 진짜 아무 생각없이 국회로 내달렸는데..
사실 지금은 그게 저를 많이 괴롭혀요.
그 때 국회로 와주신 국민들..
또 못 오셨더라도 각자 자리에서 이 사실을 인터넷상에 알리고 하셨던 모든 분들..
모두 감사해요. 정말로 덕분에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