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국회 보좌진입니다.

저는 조회수 : 778
작성일 : 2025-12-03 00:32:01

가정주부인 시절부터 82쿡 했고.. 

우리 애 어릴 때 82쿡 분들과 명동에서 성폭력 시위도 같이 하고....

오랜시간 82쿡에 몸담았던 사람입니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애엄마가 국회 보좌관까지 하게 되었어요.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소식을 접하고, 그냥 짐을 쌌습니다.

여행가방에 속옷이랑 옷이랑... 샴푸랑... 

닥치는대로.. 손에 잡히는대로.. 쑤셔넣고..

가까이 사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죠. 와서 아이 데리고 가라고.. 그리고 동생도 다 엄마네로 모여서 있으라고..

우리 집은 위험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전 아이를 불러 세우고.. 엄마 안전하게 잘 다녀오겠다고 안아주고 집을 나섰어요.

덩치가 저보다 훌쩍 더 커서.. 듬직한 우리 아들... 잘 갔다오라고....

 

의원님이 마침 저희 집근처에서 술을 한잔 하고 계셨기때문에 제가 모시러 갔고..

약 45킬로 정도 떨어진 국회로...  냅다 그냥 엑셀을 밟아서 약 30분만에 국회에 도착했어요.

(과속딱지도 끊었어요ㅋ)

중간에 만약 경찰이나 군에 걸리면 그냥 차량으로 돌파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그런 건 없더라고요.

의원님 국회 정문에 내려드리고 다행이 의원님이 덩치가 좀 있으셔서 막 밀고 들어가셔서 정문으로 들어가셨어요.

근데 정작 제가 못들어갔어요. 밖에서 경찰이랑 싸우고..

그러던 와중에 이게 쿠데타라는 것을 채증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공식명령이냐고 질문을 하면서 촬영을 했죠.

경찰이.. 참 멍청하게.. 국회의원 출입금지 하는게 공식 명령이라고 대답하더라고요..ㅋㅋㅋ

(겸공에서 윤건영 의원이 그 영상을 소개하더라고요. 제가 당시 인터넷과 카카오톡 단체방 같은데 막 뿌렸는데 그걸 겸공에서 보여주셨더라고요. 저라는 사람이 찍은건 윤건영 의원도 모르실 듯..ㅋㅋ)

생각보다 빨리 계엄이 해제가 되고 전 바로 국회로 들어가서 며칠을 국회에서 먹고 자고 했어요.

해제하고 나서도 윤석열 이 새끼가 계엄 해제를 안하는데

그 사이 군대는 어디 어디 계속 대기 중이고.. 다시 밀고 들어온다고 찌라시는 엄청 돌고... 

아 진짜 그날 생각하면..... 힘들어요. 솔직히..

 

그리고.. 아이 아빠가 아이 어릴 때 하늘 나라로 가서 아이랑 저랑 둘이 사는데.. 

엄마인 내가.. 이렇게 가서 죽었다면 우리 아이는 어떻하나..

내가 우리 아이에게 못할 짓을 한 건가.. 하는 미안함과...   

또 공무원인 내가.. 지금 이렇게 개인인 나를 생각하는 것도 죄책감이 들고... 

당시엔 진짜 아무 생각없이 국회로 내달렸는데..

사실 지금은 그게 저를 많이 괴롭혀요. 

 

그 때 국회로 와주신 국민들..

또 못 오셨더라도 각자 자리에서 이 사실을 인터넷상에 알리고 하셨던 모든 분들..

모두 감사해요. 정말로 덕분에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IP : 211.46.xxx.253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5.12.3 12:34 AM (118.235.xxx.228)

    감사합니다

  • 2.
    '25.12.3 12:34 AM (220.94.xxx.134)

    얼마나 두려우셨을지 집에서 tv를 보는 일반인이 저희도 오만가지생각과 두려움에 잠을 못잤는데 ㅠ 감사하고 멋지세요

  • 3. ㅇㅇ
    '25.12.3 12:35 AM (219.250.xxx.211)

    눈물이....ㅠ

  • 4. ..
    '25.12.3 12:35 AM (58.123.xxx.225)

    그날 정말 풀숲에 숨었나요?? ㅋㅋㅋ

  • 5. 감사
    '25.12.3 12:35 AM (211.235.xxx.47)

    감사합니다. 가슴이 뭉클합니다. 뿌듯합니다.
    머나먼 남쪽에 살아서 국회로 달려가지는 못했지만 여러 분들 덕분에 오늘 저와 우리가 있습니다.

  • 6. 고맙고
    '25.12.3 12:36 AM (211.234.xxx.201)

    또 아직도 힘드시다니 위로드립니다.
    시민분들, 의원분들, 보좌진분들이 나라를 구했습니다.

    아까 몇시간만에 끝난 계엄이 뭐가 문제냐던 글 쓴 2찍인 사람은
    그날 편하게 잠 잤나봅니다.

  • 7. 와..
    '25.12.3 12:37 AM (39.118.xxx.199)

    멋지네요. 보좌관이 82쿡 동지라니
    의원님 누군지 궁금하네요. 경기도 의원이신듯
    혹시 부승찬 의원?

  • 8. 집에서
    '25.12.3 12:38 AM (1.233.xxx.114)

    티비와 유튜브로 실시간영상 보면서 계엄 해제되기를 기다렸는데
    힘든 상황임에도 아이만 두고 뛰쳐나가셔서 수고해주심에 감사드려요
    보좌관님 가족들은 그 시간 얼마나 마음 조리며 긴장하셨을지 ㅜ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 9. 단비
    '25.12.3 12:38 AM (183.105.xxx.163)

    감사합니다.
    님들 덕분에 우리가 이 시간에 마음 편히 지내고 있어요.
    너무너무 감사 드립니다.

  • 10. 감사합니다
    '25.12.3 12:38 AM (182.216.xxx.43)

    님 같은분들 덕분에 대한민국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꾸벅~

  • 11. 승아맘
    '25.12.3 12:40 AM (112.146.xxx.85)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동적인 일이
    가슴이 뜨거워지네요
    이렇게 편하게 누워서 82하는것도
    그날의 승리인것 같습니다

  • 12. 눈물납니다.
    '25.12.3 12:40 AM (174.227.xxx.234)

    아이 생각 부분에서..눈물이 나네요
    아직도 트라우마로 힘드실텐데 안아드리고 싶어요.
    덕분에 빨리 계엄이 해제 되었다고..
    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워요.
    아이도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할꺼예요.

  • 13. Fhjkk
    '25.12.3 12:40 AM (175.114.xxx.23)

    너무 훌륭하신분!!!!!!
    글 김사하고 반가워요~~~~~

  • 14. 58.123
    '25.12.3 12:41 AM (39.118.xxx.199)

    진짜 풀숲에 숨었다며 비아냥 거리는
    해결 표결권도 없으면서 지 혼자 살려고 국회로 뛰어와..투표 독려도 못한 무능을 보여준 전 당대표 한동훈 말을 믿나요? ㅋㅋㅋ

  • 15. ..
    '25.12.3 12:42 AM (220.93.xxx.20)

    정말정말 고맙습니다

  • 16. 너굴맘
    '25.12.3 12:42 AM (211.234.xxx.231)

    아이에게 최고로 훌륭한 엄마네요. 멋지네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 17. ㅡㆍㅡ
    '25.12.3 12:44 AM (122.43.xxx.148)

    고맙습니다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켜주시고
    오늘도 제가 그 시스템 아래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18. 나라사랑
    '25.12.3 12:45 AM (121.173.xxx.196)

    진짜 존경합니다 힘내세요

  • 19. 그런데
    '25.12.3 12:45 AM (122.34.xxx.60)

    우와, 영웅이 나타났다!!!!!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쿠데타를 맨몸으로 막아내신 시민들, 당직자들, 보좌진들, 국회직원들 모두에게 경외심을 담아 감사 인사 드립니다.

    야자에서 돌아온 고딩이 계엄이라고 해서, 뭘 잘못 알았겠지ᆢ뭔 소리야ᆢ하며 폰을 켜고, 져일 먼저 떠올랐던건

    역시 광주항쟁의 시민들이 피흘린 모습으로 쓰러져있던 사진의 모습이었죠.

    계엄 이후 그 두어 시간. 그 시간이 우리 한국 사회의 방향을 돌렸고, 그 안에 원글님같은 분이 계셨습니다.

    영광입니다!

  • 20. 감사합니다.
    '25.12.3 12:47 AM (211.49.xxx.125)

    덕분에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년전 호흡도 제대로 못하고 숨죽이며 새벽까지
    지켜보다 혹시나 해서 뉴스보며 아침을 맞이했어요.
    내란범들 처벌하지 못한채 일년이 지나서 너무나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절차대로 언제가는 해결될것이라는것은 알지만.. 답답하고 답답해서 화가 솟구칩니다.
    뭐 저런것들 말도 안되는 것들이 말하는것을 들어주고 있는 이 상황이 너무나 괴롭습니다.
    일년전 국회로 나와주신 많은 국민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21. 별하나
    '25.12.3 12:48 AM (172.226.xxx.51)

    말로 다 표현 못 할 만큼 감사합니다.
    홀로 키우는 아이 친정에 맡기고 돌아서셨을때
    마음이 어떠했을지 ㅠㅠ 참,,,
    덕분에 이렇게 평화로운 일상을 누립니다.
    감사합니다.

  • 22. ...
    '25.12.3 12:48 AM (112.148.xxx.218)

    제 대학원생이 12월 4일 수업에서 3일 그 계엄의 밤에 자신이 경험한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지요. 계엄 소식 듣자마자 술자리에 함께 있던 친구들과 뛰쳐나가 택시를 잡아 타고 여의도 국회로 가는데, 택시기사님이 한사코 택시비를 받지 않으셨다고,,,,, 그리고, 신신당부하셨다고 하시네요 ,,,,, 젊은이들 부디 몸조심하라고,,,, 그 겨울, 학생들과 우리 학과 깃발 아래, 거리에서 함께 했던 기억이 이토록 생생하고 찬란한데 벌써 일 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 23. ㅇㅇ
    '25.12.3 12:49 AM (182.212.xxx.174)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해 12월 3일은 정말 너무 너무 큰 트라우마로 남았어요
    그날 뒤도 안 보고 뛰어나가 국회로 달려간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가 된 모든 분들을 존경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8303 정보 유출 사과문 슬쩍 내린 쿠팡…그 자리엔 크리스마스 세일 광.. 1 한국이 우습.. 00:46:23 107
1778302 통일교, 민주당에도 '쪼개기 후원' 정황…특검 수사선 제외 4 .... 00:42:31 135
1778301 노령연금, 현금을 자식에게 주면 받을 수 있나요? 5 궁금 00:36:37 233
1778300 저는 국회 보좌진입니다. 23 저는 00:32:01 778
1778299 다이소 추천 템 부탁드려요 꼭이요 2 다이소 00:31:01 268
1778298 갑자기 눈밑 주름 1 나라사랑 00:25:07 207
1778297 12월 3일 그 날의 기억 6 82에 있었.. 00:17:20 360
1778296 이번 쿠팡사건이 1 팡팡팡 00:11:34 474
1778295 마운자로와 혈압 1 ... 00:10:09 245
1778294 G마켓 4 ... 00:09:24 287
1778293 소개팅으로 만나서 끌림, 재미없어도 그냥 편안함에 8 T 00:09:15 407
1778292 [속보] 추경호 영장심사 9시간 만에 종료..서울구치소 대기 .. 6 그냥3333.. 00:08:03 1,153
1778291 펌 - PD수첩 마지막 장면 ㄷㄷㄷ 11 ㅇㅇ 00:07:54 1,241
1778290 백도빈 최고의남편 같아요 9 .. 00:07:36 843
1778289 공무원 관외출장 교통비 여쭈어요 1 pp 00:06:14 169
1778288 이래서 개돼지 소리를 듣나 싶습니다 맘카페 쿠팡 분위기 13 이런것인가 2025/12/02 1,117
1778287 병원에서 재는 혈압은 고혈압, 집에서 재면 정상...?? 12 -- 2025/12/02 854
1778286 군인들 경찰들 일부 넘 무식 4 속상 2025/12/02 499
1778285 조지아주 미쉘 강 '감사절 연휴에 러브 재킷 모금 행사 참여' 1 light7.. 2025/12/02 431
1778284 정준희의 논 내일 게스트 발표!!!-펌 5 와우 2025/12/02 630
1778283 다음생은 없으니까에 선우 나무 2025/12/02 392
1778282 PD 수첩 보니 절대 국짐당은 못 찍을것 같아요 9 무섭다 2025/12/02 1,124
1778281 운동 며칠만 안해도 근육 빠지는게 느껴져요 6 운동 2025/12/02 839
1778280 쿠팡, '위험성' 인지하고도 '사이버 보험'은 미가입 1 ㅇㅇ 2025/12/02 325
1778279 내일 여의도나 국회 가시는분들 따땃하게 무장하세요 3 2025/12/02 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