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친정 엄마가 오랜 치매 끝에 돌아가셨습니다.
저와 여동생이 8년간 모시다가
요양원에 모신지 10달 만에 그리 되었고
엄마 돌아가실때까지 직장 그만두고 전적으로 매달려
최선을 다해 돌봐드렸기에 여한은 없습니다.
그런데 일 치르고 난 후에 계속 뇌리에 남는 의문이 있어요.
요양원에서 폐렴에 걸리셔서 3차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돌아가셨는데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온 여동생이 근무중에 급하게 오느라
경황이 없어서 자기 가방을 회사에 두고 왔대요.
그러면서 저에게 자기 회사에 가서 가방을 가져오라네요?
"언니 지금 바로 우리 회사 가서 내 가방 갖고와.
동료에게 연락해놓을게"
엄마가 돌아가신 병원은 수도권.
여동생 회사는 광화문.
장례를 아산병원에서 치르기로 해서 여동생은
아산병원에 빈소 잡으러 먼저 출발하면서 저런 말을
하는데 그 경황없는 와중에도 이게 뭔가 싶더라구요.
전 엄마가 돌아가신 병원에 남아 주치의 만나서
사망진단서 떼고 입원비 수납하고 자잘한 서류들
전부 발급 받아서 바로 장례식장으로 가야하는 상황인데
나도 상주인데 왜 내게 저런 심부름을 시키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고 솔직히 불쾌했어요.
여동생은 제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권력지향적이고
성공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
엄마 돌봄은 물론 요양원에 들어가신 후에도
매주 면회 및 필요 물품 사나르는 일 그리고
엄마 병원 입원 후에도 뒷바라지는 모두 제 차지였어요.
여동생은 요양원에 계셨던 10달 동안 면회를
딱 한번 간게 전부였지만 제가 뭐라고 해도
어차피 달라질 사람도 아니고 그저 각자 지고 가는
짐의 무게가 다른거다 생각해서 뭘 요구한 적 없이
혼자 다 돌본 언니에게 장례치르는 와중에
저게 할 소린가.
아빠에 이어 엄마까지 보내드리는 과정을 겪으며
이런 일들이 쌓이니 형제와 멀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