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까지 지도 끝 작은 시골 마을 출신 남편
형제 많고, 엄청나게 가난한 집에서 살았어요
봄소풍은 모심느라 못가고,
가을소풍은 수확하느라 못갔고,..겨울 방학은 내내 굴 까러 다니시는 엄마 옆에서 돕느라 놀지도 못하고,,
형제가 많은데 가난하고, 아버지는 일안하시고 술만 마시고, 어머니만
밭일, 바닷일해서 애들 키운 집이예요.
대학도 본인 장학금 받아서 생활했고, 대학원 가려고 스스로 돈벌어서 진학했고,
집의 도움 같은건 기대도 안하고 살았죠
우리가 보통 이렇게 살았으면 자기 자식들에겐 좀 후하지 않나요? 내 자식은 결핍없이 살아야해
하는 마인드가 일반적이지 않나요?아닌가요?
이 사람은 내가 이렇게 살았으니 조금이라도 자신의 과거보다 아이들이 편안하면 그걸 못견뎌요
예를들면 침대를 아이들 각 방에 사요..그러면 나 때는 한 방에 10명이 잤다..이런거 상상도 못했다.
복에 겨웠다. 너무 풍족한 삶은 좋지 않은데..어쩌고 저쩌고...하..
모든 경우에서 그래요.
그런건 진짜 많지만 그렇다쳐요
큰애가 고3인데 입시에서도 그래요
라떼는 책상 없어서 밥상놓고 촛불켜놓고 했다. 학원이 어딨냐? ebs도 볼 수 있을까 말까
책에 메모하지마라, 나는 메모하면 아버지가 책에 낙서한다고 책 다 찢어서 버렸다.
학교가 멀어서 매일 5시에 집에서 나가서 버스 1시간 타고 다녔다. 집 앞 5분 거리 학교는 라떼는 상상도 못했다. 그렇게 가까운 거리면 공부를 더 많이많이 해야지 어쩌고 어쩌고~~~~~
아무튼..지금 남편과 대화를 하지 않고 있어요 아니 남편이 거부하고 있어요.
제가 과거에 아이들을 너무 풍족하게 키웠다고요~(저는 절대 풍족하게 키운적이 없어요 우리아이들 겨울에 패딩 하나로 버티고, 어릴때 장난감도 많이 안사줬어요.)
그런 남편이 지금 말을 안하는 이유는
며칠전 고1인 둘째가 엄청 버릇없게 굴었어요.
그래서 제가
아버지가 한마디 해줬으면 좋겠다 따끔하게.....부모 무서운줄 모르는것 같다.라고 하니
내가 뭐랬어? 초 중등때 너무 풍족하게 해주고, 오냐오냐 키워서 이렇게 된거다..이렇게 될 줄 알았다!!내가 뭐라했냐?? 여행도 많이 다니고 먹고 싶은거 사주고, 학원도 과목별로 다 보내주고...이러니 애들이 버릇이 없지!.이렇게 될거 예견 못했어? 난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오냐오냐 키운것도 아니고 중등까진 아이가 지적할것도 별로 없을 정도로 순하고 착해서 선생님들의 칭찬일색이었는데, 고딩와서 뒤늦게 사춘기가 와서 자꾸 급발진하고 있어요)
하............
저희 엄청나게 평범하다 못해, 둘이 벌어도 남들보다 좀 적게 번다 싶어요. 그래서
늘 부족하게 살고 있어요.
그런데 다른걸 떠나서
아이가 부모한테 버릇없이 굴고 선을 넘을땐 과거에 어쩌고 저쩌고가 아닌,
지금의 아이 상태에 맞게 현재 아이가 이러니, 어떻게 하면 아이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까?
우리가 사춘기 아이와 잘 지낼 수 있을까? 이 녀석이 정신을 차릴까? 자기 앞가림 할 수 있는 어른으로 키워낼 수 있을까? 아이와 대화를 해볼까? 크게 혼을 내야 할까? 상담을 가봐야 할까? 등
개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생각해야지...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이러면서 정작 아이에겐 한마디 말도 안하고 며칠째 회피하고,, 밥도 안먹고, 거실에서 자고 그럽니다.
아이가 저랑 얘기를 하다가 화가 나서 돌아서더니....18이라고 욕을 했거든요.
제가 화가나서 욕하는거 초장에 잡아야겠다싶어서 아이에게 뭐라했지만 방문 닫고 들어가버렸고, 남편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해달라 부탁했는데 내가 뭐랬어? 이럴줄 알았다며 조롱하고 아이의 행동을 제 탓으로 돌리는 상황. 아이는 저만 키웠나요? 저만 책임인가요? 저도 워킹맘이예요. 최선을 다해 키운다고 애썼거든요...
저는 아이가 남자니까, 아빠가 권위있게 이야기해주길 바랬거든요.
위에 쓴 남편의 어린시절과 아래 우리 아이의 사춘기 선넘는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옛날에~옛날에가 늘 일상이고,
사춘기 아이가 선을 넘을땐 어릴때 아이가 편하게 살아서 이렇다가 아니라
지금 아이가 잘못했으니 이 아이를 앞으로 어떻게 바르게 키워볼까?? 훈육을 잘해볼까??
라고 해야 하는거 아닌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