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문에 결혼 안 한 비혼자매 나중에 간병해야하는 거 아니냐는데...
글쎄요. 자매도 결혼하면 남남인데...우리 윗 세대 분들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기혼자매가 비혼자매 간병하는 거보다
비혼자매가 부모님 홀로(독박이라고도 하죠) 간병하는 경우가 더 많지 않나요.
처음에는 자매나 형제들이 고마와하다가 나중에는 당연히 여기더라구요.
슬슬 아이 핑계, 남편 핑계로 병원에 오는 횟수가 잦아들구요...
그러면서 기혼 자식들은 어쩌다가 오면 부모님은 엄청 반가와하시고
비혼 자식의 간병은 당연시 여기고 조금만 부족해도 서운함이 커집니다.
여기에 비혼 자식이 남에게 아쉬운 소리 잘 못 하고
'그냥 내가 하지. 치사해서...' 이런 성격이면 더 힘들어지고
어느 순간 부모님보다 본인 번 아웃이 먼저 오게 되죠.
네....제 경험입니다.
혹시라도 비혼이면서 부모님 간병 도맡아 하시는분들
그러지 마세요. 꼭 오빠, 동생, 언니한테 얘기하세요.
순번 정하면서 돌아가면서 하자고. 하루씩이라도 시키세요.
그래야 압니다. '내가 말 안 해도 알아주겠지' 이런 거 없어요.
p/s: 댓글에 보니 비혼도 직장있고 독립해서 살면 독박간병 없다는데요.
저 독립해서 삽니다. 직장 생활 시작하고 바로 독립했어요.
제 경우는 직업 특성상 시간 조절을 제가 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직장 다닐때도 부모님 병원 제가 다 모시고 다녔습니다.
부모님 보시고 종합병원 다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끝나면
보통 1~3개월 후 진료날짜가 잡히죠. 당연히 기록을 해둡니다.
다음에 또 모시고 가야하니까요
자매들에게 카톡으로 부모님 진료결과와 다음 날짜 알려줘도 금방 잊어버리죠.
처음에는 진료날에 진료결과 어땠냐는 전화라도 몇 번 오지만, 그 다음 부터는
그것도 소흘해집니다. 진료가 있는 날인지 모르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20년 정도 회사 다니고 앞으로 남은 인생 어떻게 할까 고민중에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재택근무를 해보니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고 지내는게 좋더군요.
그래서 정년이 아직 10년 정도 남았지만, 계산해보니 1인 가구이고
그동안 모은 걸로 생활이 가능하다 싶어 은퇴했습니다.
그 다음은 말 안 해도 아시겠지요. 부모님 간병시간이 더 길어졌지요.
어쩌면 비혼 기혼 여부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다른 자매 자식들도 이제 대학생이고 다 컸습니다.
남편도 은퇴나이구요.
마음 약한 자식이 제일 많이 하게 되어있을지도요.
부모님은 결혼 안 한 비혼자식이 아무도 편하시죠.
급하면 제일 먼저 전화가 옵니다. 장녀가 아니더라두요.
'다른 형제자매에게 아쉬운 소리 하느니...그냥 내가 하자... '
그런데 그게 쌓이고 쌓이면 부모님 간병보다 본인이 더 먼저 지칩니다.
부모님은 두 분이시고, 간병은 장기전이니까요
제가 이 글을 적은 건 신세한탄을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혹시 비혼이면서(비혼이 아닌 기혼분도)
지금 홀로간병을 해야하는 처지이신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절대 혼자 짐을 떠안지 마세요.
나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도 그 앙금은 남습니다.
나를 먼저 케어해야 부모님도 케어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