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관계로부터의 자유.

조회수 : 1,602
작성일 : 2025-11-28 10:38:10

50이 넘어가니 약속이 없다는게 두려움보다는 자유로움입니다. 처음에는 만들어 놓은 관계들이 사라지는게 두려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좋은데요

 

오늘은 감기 기운이 있어 하루를 늦게 시작합니다. 보통은 아침에 8시쯤 일어나, 안마의자에 누어 음악 들으며 따뜻한 차 한잔 마십니다. 요즘은 80-90년대 가요가 귀에 감기네요. 정작 80-90년대 중고등 시절에는 스킵하던 다섯손가락도 좋고, 조덕배도 좋습니다. 

 

30분 쯤 누워 안마의자로 근육 풀고, 커피 내려서 거실이나, 데크에 앉아 주식 확인 좀 하고, 뉴스 좀 봅니다. 그리고 소소한 취미로 잔뜩 주문한 중고 서적을 뒤적 뒤적 합니다. 오늘은 렌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11시 정도에 운동을 가야하는데 오늘은 몸이 안좋아 건너뛸듯 합니다. 최근에는 1년 정도 수영하다가, 1년 정도 복싱하다가, 올해는 피트니스를 합니다. 관계들이 사라질 무렵, 요리에 빠져 점심은 항상 제가 만들어서 아내와 와인 한 잔씩 하곤 했는데, 요즘은 다시 먹고 사는 일을 좀 해야해서 많이 소홀하네요. 오늘 점심은 강아지를 무릎에 앉혀놓고 책 보고 있는 유일한 술 친구인 아내에게 불린 홍합을 넣은 미역국으로 부탁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아내와 커피를 나누어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대학생인 아이들 이야기로 시작해서, 우리 대학 때 이야기로 빠졌다가, 돌아 돌아 나옵니다. 둘이 30년 가까이 했던 수다를 또 떨어도 재밌습니다. 식후 나르한 오후, 햇살이 좋건, 비가 오건, 쇼파에 누워 사르르 잠깐 졸다가 일어나 샤워하고 동네로 잠깐 일을 좀 보러 나갑니다. 

 

저녁입니다. 7시쯤 아내를 동네에서 만나 저녁을 먹으면서 반주합니다. 어제는 숯불에 와규 한 점씩 구워가며 참이슬 한 잔씩 했습니다. 이러면 우리의 하루는 오늘도 다 갑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나의 시간을 관계를 위해 썼으니, 이제 남은 모든 시간들은 '나와 가족을 지키는 것'에 쓸 듯 합니다.  82는 아내 아이디입니다. 이렇게 가끔 아내 아이디로 글 씁니다. 전업 주부인 아내가 제 잡글을 좋아해서요. 좋은 하루들 되세요. 

IP : 112.166.xxx.7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마의자
    '25.11.28 10:40 AM (220.78.xxx.213)

    뭐 쓰세요?
    사셨나요 렌트인가요?
    얼마전 퇴직한 남편이 안마의자타령을 하네요

  • 2.
    '25.11.28 10:42 AM (112.166.xxx.70)

    ㅎㅎ 네 저렴한 걸로 샀습니다. 자고 일어나서 불편한 대근육만 풀어주는 용도라서~

  • 3. ㅌㅂㅇ
    '25.11.28 12:51 PM (182.215.xxx.32)

    대화가 잘 통하는 부부 참 좋네요

  • 4. 너무
    '25.11.28 1:46 PM (211.234.xxx.53)

    보기 좋네요
    대한민국 남편중에 원글님처럼 아내와 합이 맞아
    다정하며 재밌게 지내는 부부가 몇이나 될까요?

  • 5. ㅌㅂㅇ
    '25.11.28 2:01 PM (182.215.xxx.32)

    20% 미만일 듯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7083 무인점포에서 5천원물건 훔친 아이가 자살했어요 102 ... 2025/11/28 20,953
1777082 82선배님들 예비고3 과탐선택 조언 부탁드립니다. 4 ... 2025/11/28 273
1777081 김장용 생강이 얼었어요 ㅜㅜ 5 nn 2025/11/28 1,008
1777080 맛없는 김치 많은데 구제방법 있을까요 9 ..... 2025/11/28 932
1777079 크라운 계속 불편한데 교합 몇번 정도 맞추세요? 5 ?? 2025/11/28 413
1777078 펌)장경태 고소한 사람 26 ㄹㅇㅋㅋ 2025/11/28 4,301
1777077 숨이 턱턱막히는 과외 구인 10 ..... 2025/11/28 3,210
1777076 박은정 “12월3일 추경호 영장 기각하면 사법부 죽은 것” 11 ㅇㅇ 2025/11/28 2,049
1777075 4,50대 여성, 가벼운(2만원 전후) 선물 뭐가 좋을까요? 22 송년회 2025/11/28 2,053
1777074 청주 여자 살인사건보니 .. 7 청주 여자 .. 2025/11/28 4,358
1777073 로마 항공권 11 2025/11/28 1,243
1777072 이혼숙려 그 여자보니 4 어이상실 2025/11/28 3,142
1777071 작년 김장하고 남은 양념이 있는데 이걸로 김치만들면 묵은김치맛이.. 1 . 2025/11/28 1,015
1777070 돈 송금= 돈 붙이다(×) 부치다(0) 6 또하나 2025/11/28 467
1777069 영원한 것은 없네요. 옷도 맞는다고 계속 입을 순 없어요 10 없다 2025/11/28 3,019
1777068 "코스피 1년 내 5000 간다, 6000도 가능&qu.. 12 ㅇㅇ 2025/11/28 2,801
1777067 백종원과 음식점 노사장님 대화 5 aa 2025/11/28 2,224
1777066 5년 3.4% 특판이라는데 13 예금 2025/11/28 3,507
1777065 냉동실에 있는거 싹다버렸어요. 16 ... 2025/11/28 5,504
1777064 대학병원이 아닌 중형급 종합병원같은경우엔 입원은 언제까지 할수있.. 3 궁금 2025/11/28 852
1777063 강남 안살아본 사람들이 다 비싸다 말하던데 32 2025/11/28 3,725
1777062 10년 만에 포장이사했는데 10 어휴 2025/11/28 1,872
1777061 쿠우쿠우 어때요? 16 세이 2025/11/28 2,503
1777060 산화마그네슘. 글리시네이트 마그네슘 6 ... 2025/11/28 715
1777059 힙지로 5 000 2025/11/28 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