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곧 이사 예정이라, 이사 날짜와 방향 등을 스님께 여쭤보라고 엄마가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분은 스님이시기도 하지만 신점 비슷한 것도 보시는 분 같았습니다.
저희가 원래 이사수가 없는 시기라 가능한 좋은 날짜를 잡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집 방향은 괜찮고 큰 문제는 없다고 하셨어요.
잘못 가면 사람이 죽어나가는 집에 갈 수도 있다며 겁을 주는 말도 하시더라고요.
저는 결혼 후에는 이런 걸 크게 믿지 않는 편이지만, 엄마가 걱정돼 그러시는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통화 중 스님께서 갑자기 제 성격이 너무 예민하다고,
사람들을 대하는 데도 많이 불편할 거라고 하시며 성격을 좀 죽이고 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결혼 후에는 딱히 그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잘 지내고 있는데 말이죠.
그리고 딸아이에 대해서도,
무속인이 될 팔자가 있다느니,
제가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대학교수가 될 수도 있고 무속인이 될 수도 있다느니…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하셨습니다.
아이가 원진귀문이 있기는 한데 그것땜에 그런 말씀을 하신 건지..
성격이 세다고 하는데, 인성이 강하긴 합니다.
제가 엄마라서 특별히 말해주는 거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이 사주도 택일해서 제왕절개로 낳았는데,
이런 식의 말을 들은 건 처음입니다.
저도 사주를 많이 봤지만,
성격이 조금 까칠할 수는 있어도 생활력 강하고 남편과도 큰 문제 없이 잘 살아왔습니다.
다만 결혼 전에는 집안 환경이 좋지 않아 예민해질 수밖에 없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언니를 유독 편애했고, 아빠는 폭력적인 분이셨습니다.
아빠가 술을 드시고 오신 날이면 저는 불안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고, 공부도 어려웠어요.
새벽까지 중얼거리시면 저는 잠을 뒤척였고,
조용히 해달라고 하면 제 방까지 와서 문을 차거나 때리기도 했습니다.
수능 전날에도 아빠에게 뺨을 맞고 머리채를 잡혔지만,
그래도 대학에 합격했고 결혼해서 아이 둘 낳고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아빠의 폭력보다도,
엄마가 저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언니와 함께 저를 따돌렸던 게 더 힘들었습니다.
이런 제 과거를 알고 있는데도 스님이 제 성격을 문제 삼는 걸 보면,
엄마가 제 이야기를 스님께 불편하게 전하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남매 중 저만 엄마께 용돈 10만 원이라도 꾸준히 보내고,
생신이나 명절에도 성의껏 챙기고 있습니다.
저도 아이 둘 키우느라 여유가 많지 않아서 큰 금액을 드리지는 못하지만요.
엄마와 통화하면 하소연을 하시거나 가끔은 저를 공격하는 말도 하셔서 자주 연락드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저를 냉정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스님 말씀이 너무 과한 것 같아 마음이 복잡하네요.
정말 엄마가 스님께 제 이야기를 부정적으로 많이 하시는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