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저는 사기꾼을 척 가려내는 재주가 있답니다

ㅡㆍㅡ 조회수 : 3,373
작성일 : 2025-11-11 18:47:03

97년에 다이애너 비가 사망했던 그 즈음에

이십대였던 우리 친구들 2명과 함께 기차를 타고 무박 여행을 갔답니다

부산에서 동해까지 해돋이를 보러 가는 기차였어요

그당시에 정동진에 해돋이 보러 가는 게 유행이었거든요

아무튼

밤기차를 타고 칙칙폭폭 가고 있었어요

서로 마주보며 앉아가는데 대구에서

40대 초반은 됨직한 아저씨가 탔답니다

처음에는 입을 다물고 있던 아저씨가

제 친구중 한명에게 눈길을 지긋이 마추더니

자기가 손금을 잘본다며 아가씨들 손금을 봐주겠다는 거예요

이십대 여자애들 고민이야 뻔하지 않아요?

남친과 불확실한 미래, 결혼 선택

이 아저씨가 제 친구들 손을 주물럭 거리면서

글쎄 새벽 내내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제가 아무리 눈치를 줘도 친구들도 

아저씨 말에 폭 빠져서는 제 주의도 듣는둥 만둥

같이 앉아 있는게 너무 불편해져서

저는 기차 연결칸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몇 시간이나 있었답니다

차장 아저씨가 젊은 처자가 기차 연결칸에 계속 서 있으니까 혹시나 제가 험한 일이라도 저지를까봐 와서 말도 거셨구요

제가 차장 아저씨에게

이 야간 여행이 저 낯선 변태놈때문에

완전히 망했다고 속상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제 친구들이 똑똑한 줄 알았는데

저런 사기꾼에게 왜 속아넘어가는 지

이해를 못했어요  그때는

 

대학 다닐때도

복학생 선배들이 조별 과제에

참여는 안하고 나중에 이름만 올리는 걸

당연시 할때도 저는 그거 안참았거든요

동기들이 뒤에서만 험담하는 거

제가 앞에서 바로 말해서

저만 찍혔는데

괜찮았어요

그런 선배들 따위는 없느니만 못하다고

판단했고

선배들 덕 안보고도 잘 살아졌어요

 

몇년 전에 모임에서 사업을 크게하는 동생을

알게되었는데

술이나 밥을 정말 잘 사는 거예요

근데 저는 이상하게시리 그 동생이 사는 술과 밥이 

안편했어요

그래서 딱 한번 얻어먹고는

그 다음부터는 제가 더 크게 사고

또 사주고 했어요

몇달 뒤에 그 동생에게서 전화가 온거예요

자기 회사 아이템이 이번에 대박이 났는데

저에게도 투자를 할 기회를 준다고요

3천만원을 우선 투자하면

2배로 반년뒤에 받는다는 거예요

그 동생이 자기 공장을 견학도 시켜주고

거기 직원들이 사장님 사장님 하는 것도 다 봤어요

공장도 자동화가 싹 된

큰 공장이었구요

 

저는 전화로

아이고 동생!! 좋은 기회줘서 고마운데

이번에 내가 집을 사버렸네

대출에 뭐에 정신이 없다

이렇게 말하고는 그 동생 조용히 차단했어요

제가 그 전화 끊자마자

옆에 있던 남편을 보고

여보 이 인간 웃기는데?

그렇게 좋은 투자처라면

가족에게 기회를 줘야지

생판 남인 나한테 왜 이래?

이거 사짜야

저는 정말 다 저처럼 판단하리라고 당연히

믿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이 터졌는데

그 모임에 제 지인들중 3분의 1은 

그 동생에게 돈을 투자했고

지금 거의 8년째인데 재판 진행중이에요

돈은 못받는다고 봐야한데요

사기 사건은 그렇더군요

 

이런 예 말고도

저는 이상하게 사기꾼들 잘 가려내는 

레이다가 탑재된 거 같아요

이야기 듣다보면

그 말도 안되는 헛점이 보이는데

제가 그걸 너무 빨리 알아차려요

사람들에게 말해주면

저보고 예민하고 까칠하다고 그러는데

지나고나면 

제가 사기꾼이라고 판단한 인물들은

진짜 사기꾼인 경우 대부분이었음

 

직장 다니던 삼십대때에도

신입 여자가 자기가 부모에게서 30억 유산을 현금으로 상속받았는데 회사는 놀기 지겨워서 다닌다고 하는 말에

흠... 미친 자로군 속으로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다 그 여자 말을

믿어서 깜짝 놀랬어요

그 여자  8평 원룸에서

룸메이트랑 같이 산다고 하는데도요...

 

사람들은 믿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애요

이 말도 안되는 소리를 믿는다고?

아무도 안믿을거야 하는데도

속는 사람들이 많은 건 말이예요

고로

82쿡 유저분들은

상식적인 사고만 하시면

사기꾼에게 속을 일은 없으실듯

 

저 참!!

지인이 보이스 피싱 당해서

돈 넘겨주기 직전에

제가 구해준 적도 있습니다

자꾸 전화받는다고 자리 뜨는데

화장실 가다가 딱 한문장을

제 지인이 말하는 거 듣고

느낌이 싸 해서 전화 뺐어서 상황 종료!!

 

 

 

IP : 122.43.xxx.148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5.11.11 6:50 PM (175.121.xxx.86)

    그러시군요

  • 2. ㅊㅊ
    '25.11.11 6:50 PM (106.101.xxx.66)

    의심이 많아서 그래요
    저도 그래요
    이렇게 좋은 걸 날 준다고? 대체 왜?
    이게 기본 탑재돼 있어요

  • 3. ㅡㅡ
    '25.11.11 7:01 PM (112.154.xxx.177)

    저도 좀 그런데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유없이 받는 것도 싫다, 마인드여서 그런 것 같아요

  • 4. ......
    '25.11.11 7:19 PM (182.213.xxx.183)

    남을 안믿어요.
    안믿으면 사기도 안당합니다.

  • 5.
    '25.11.11 7:20 PM (118.235.xxx.22)

    욕심도 없고 요행을 바라지 않아서 그래요

  • 6. 허세가
    '25.11.11 7:21 PM (106.101.xxx.88)

    먹히는 사회라그래요
    딸친구중에 굉장히 잘산다고 하는 아이가
    민생지원금2차를 받았다며 나한테 이상하다고
    말하며 명품백에 골프치러다니고 어쩌구...
    지원금을 받았음 빚으로 사는거지 에효
    했더만 그제서야 어머 엄마 몰랐네 이러더라구요
    제주변에 잘사는 사람들치고 나 잘살아 이렇게 입고다니는
    사람 별로 없거든요....

  • 7. ...
    '25.11.11 7:24 PM (115.22.xxx.169)

    모르는 40대아저씨가 손금봐준다고 손내밀어주는 20대여자는...그친구들이 이상한거맞음;

  • 8. ..
    '25.11.11 7:25 PM (211.109.xxx.240)

    MBTI 어떻게 되는 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

  • 9. 욕심이
    '25.11.11 7:34 PM (180.65.xxx.211)

    분수를 알고 욕심이 없어서 잘 피하시는듯. 현명한거죠.

  • 10. 조심
    '25.11.11 7:43 PM (211.234.xxx.162)

    님 같은 지인 있는데
    진짜 철저하고 깔끔한 성격
    그런데 같은 분야라 좀 잘 아는
    그 남편분이 진짜 실력없는 허당인데
    그렇게 모든 면에서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하면서
    자기 남편 그런 거 그거 하나만 모르더라고요...

  • 11. ㅌㅂㅇ
    '25.11.11 8:22 PM (182.215.xxx.32)

    예리한 통찰을 가진 사람인 거죠

  • 12. ㅇㅇ
    '25.11.11 8:45 PM (110.13.xxx.204)

    저도 평생 사기 당해본적 없는데
    생각해보니 딱히 욕심이나 기대가 없어서 인것 같아요
    나만 특별히 좋은 투자처가 생긴다거나
    저평가된 부동산을 알게된다거나
    너무 좋은 사람을 알게 된다거나
    여튼 뭔가 나만 특별히 좋은 기회가 온다는걸 바라지도
    믿지도 않아서 그런 사기성 대박에 아무 관심이 없어요
    예민 통찰력 이런거 전혀 없고 사기꾼 말에 맞장구도 잘치는데
    결정적으로 수익을 볼 생각이 없어서
    사기꾼도 꼬시다 지쳐서 포기한달까

  • 13. ...
    '25.11.11 8:49 PM (112.159.xxx.236)

    Enfj?

  • 14. ㅇㅇ
    '25.11.11 8:59 PM (221.156.xxx.230)

    욕심이 없고 공짜 안바라고 정직하게 사셔서 그래요
    현명한분이죠

    저도 인생 살아보니 사기 당하는 사람들은 욕심과 욕망 때문이더군요
    물론
    사기 치는 놈들이 나쁜거고 사기수법이 교묘해서이지만
    애초에 돈욕심이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유혹에 혹하는거죠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불로소득은 내인생에 없다고
    생각하면 큰돈은 놓칠지언정
    적어도 사기는 안당할거 같아요

  • 15. 그정도
    '25.11.11 9:17 PM (118.235.xxx.201)

    는 웬만큼 다 알지 않나요?^^

    처음은 당연히 변태일거고 ,
    원래 쓸데없이 돈 잘 쓰는 건 내편으로 만들기위한 밑밥이죠.
    심지어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2-3년 공들이는 경우도 있어요.
    욕심도 그렇지만 일단 사안에 대해 지식부족 잘 몰라도 넘어가요.
    그 일( 투자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평소 나에게 베풀거나 20년 30년 동창이라면 의심않고 바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
    그래서 투자제안오면 많이 알아보고 의심많이 해야 하고..
    저도 평소 의심이 많은데 시모가 의심많다고 뭐라 하더만요.ㅡㅡ

  • 16. ..
    '25.11.12 12:42 AM (211.112.xxx.78)

    새겨둘게요. 글 감사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2271 33엠투 너무하지 않나요 5 관리비항목 2025/11/11 1,485
1772270 일본 야후 댓글 난리났대요 7 .. 2025/11/11 5,863
1772269 롱코트 몇년입으세요? 8 시작 2025/11/11 2,073
1772268 이젠 무슨무슨 데이는 없어지려나봐요 4 부자되다 2025/11/11 2,741
1772267 더덕 무침과 더덕 고추장 구이,어떤 게 나으세요? 6 갑자기 생긴.. 2025/11/11 605
1772266 요즘 피곤하지 않으세요? 6 왜이러냐 2025/11/11 1,625
1772265 "딸깍" 하자 '윤 탄핵 반대' 글 줄줄이…매.. 10 ㅇㅇ 2025/11/11 1,375
1772264 밥솥이 갑자기 밥이 질게 돼요 7 쿠쿠 2025/11/11 880
1772263 이경우 신혼특공되나요? 4 .. 2025/11/11 788
1772262 싸울때마다 이혼하자는 소리 자주하는남편 27 . . . 2025/11/11 3,233
1772261 오늘 유로EUR가 1696원 3 유로 2025/11/11 1,467
1772260 9억 집, 7억 대출 8 ___ 2025/11/11 3,793
1772259 하이빅스비 설치후 6 알려주세요 .. 2025/11/11 1,674
1772258 강훈식" 고속도로 휴게소 도로공사 퇴직자 전관예우&qu.. 8 그냥 2025/11/11 3,130
1772257 셤 망쳐놓구 먼저 울면.. 2 중삼 2025/11/11 1,300
1772256 주위에 돈 주고 퍼스트 타는 사람 있어요? 8 2025/11/11 2,390
1772255 한국에서 잘 되는 아이, 미국에서도 잘 됩니다 11 ㅇㅇ 2025/11/11 2,071
1772254 배캠에 내 문자 나온 김에 ㅎㅎ 3 ㅎㅎ 2025/11/11 1,240
1772253 미장 늦었을까요? 12 .. 2025/11/11 2,675
1772252 피겨 이해인선수 8 ??? 2025/11/11 2,650
1772251 지방에서 살면서 부동산 차익실현 하나도 못하신 분 10 모른다짜증 2025/11/11 1,686
1772250 담석증 수술 없이 4 ,,, 2025/11/11 986
1772249 은행인증 프로그램 또 말썽이네요 2 3333 2025/11/11 592
1772248 솔로 중에 젤 행복해보이는 송은이 김숙 8 .. 2025/11/11 2,704
1772247 아이없는 전업 지인 부럽네요 23 새삼 2025/11/11 5,937